“어느 순간 나의 꿈에 닿아있지 않을까” 염혜선의 손에서 정관장 매직이 펼쳐진다

여자프로배구 / 대전/이예원 기자 / 2024-12-05 06: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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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의 코트 위 야전사령관인 염혜선이 자신의 꿈과 함께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3-0(25-22, 25-13, 25-22)으로 승리했다.

정관장은 강한 서브와 확실한 공격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많은 서브 득점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 신은지로 이어지는 강한 서브와 길이 조절의 염혜선 서브가 한국도로공사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서브로 찬스볼을 만든 후 부키리치와 메가가 공격으로 해결해주며 확실한 득점 루트를 만들었다.

부키리치는 1세트에만 11점을 올리며 팽팽하던 경기 초반 흐름을 완벽히 정관장의 것으로 만들었다. 부키리치가 2세트에 살짝 주춤하자 세터 염혜선은 메가를 활용했다. 메가는 2세트 7점, 공격 성공률 70%를 올리며 말 그래도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결국 세터 염혜선의 경기 운영이 팀 승리로 이끌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가 공격에서 풀리지 않자 부키리치와 메가의 점유율을 올렸다. 이는 셧아웃 승리와 함께 승점 3점 획득이라는 선물까지 찾아왔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염혜선은 “오늘 경기를 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매 경기 승리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이 승리의 기운을 계속해서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추후 경기에 대한 굳은 승리 의지를 전했다.

지난 11월 27일 염혜선은 개인 통산 15,000세트를 달성했다. 이는 V-리그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다. 현재 여자부 세트 성공 1위는 15,401개를 기록하고 은퇴한 한국도로공사 이효희 코치다. 이후 많은 레전드 세터들이 이루지 못한 15,000세트 기록을 염혜선이 만들어냈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범접할 수 없는 대기록을 만들었다.

V-리그 남자부를 보아도 대한항공 한선수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한선수는 아무도 이루지 못한 20,000세트 금자탑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공격수는 득점의 선봉장으로, 리베로는 후위 수비의 끈끈함으로 자신을 뽐낸다. 세터는 이들과 비교해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는 포지션이다. 누구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빛나는 선수가 세터다.

염혜선은 최근 돌파한 자신의 개인 통산 15,000세트에 대해 “나는 세트 성공을 더 많이 하고 싶다. 오랫동안 경기 뛰면서 20,000세트를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라며 자신의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이어 “한선수 오빠가 20,000세트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꿈꿔왔던 순간을 오빠가 현실로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신기하다”며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 같다.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의 꿈에 닿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맑은 눈빛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염혜선은 “아직 내가 은퇴 생각이 없다(웃음)”라며 옆에 있던 부키리치에게 “부키 잘해줘!”라는 장난스러운 말과 함께 부키리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염혜선은 최근 KOVO에서 실시하고 있는 20주년 기념 BEST7 세터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레전드 언니들이랑 같이 있는데 내 이름이 함께 걸려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며 쑥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정관장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상위권을 바짝 추격했다. 주춤했던 경기력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며 더 높은 곳을 향하려고 한다. 주장이자 야전 사령관인 염혜선의 손 끝에서 봄배구 매직이 다시 한 번 일어날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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