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잘해서 만든 1위” 고마움 전한 김대경 감독대행 [벤치명암]
- 여자프로배구 / 인천/안도연 / 2023-02-15 21:32:37
“내가 어떤 역할을 해서 1위가 아니라 선수들이 잘해서 된 거고, 나는 그냥 부상 없이,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게 힘내서 하도록 했다.”
흥국생명이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 25-18, 25-19)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1위 자리에 올랐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 이주아가 19점, 16점, 10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선발 출장한 김다은이 6점을 올리며 도왔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두가 바뀌게 됐다. 김대경 감독대행의 얼굴엔 미소가 퍼졌다. 그는 “경기 전부터 많은 부담이 있던 건 사실이다. 티 안 내려고 노력했다. 후반기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아픈 부위가 나타난다. 그렇지만 참고 협력해서 이길 수 있었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1위로 올라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김다은이 선발로 나섰다. 김미연이 먼저 출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부상으로 인해 김다은이 나왔다. 김미연의 상태는 어떨까. 김 대행은 “지난 경기 중에 통증을 느꼈었다. 끝나고 확인을 했는데 큰 부상은 아니고,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이 있다. 관리하면서 회복하는 걸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출전 가능한 시기를 묻자 “남은 기간 지켜보고 상황을 보면서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선발로 출장한 김다은은 수장이 봤을 땐 어땠을까. 그는 “시즌 초에도 그렇고 훈련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리시브에서 부담을 가지긴 한다. 이를 이겨낸다면 좋은 선수가 될 거고,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완승을 거뒀지만, 지난 경기를 돌아봤을 땐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난 11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다소 흥국생명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김 대행은 “지난 경기에서 만원 관중을 모셔두고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했다.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려 노력했다. 결국엔 선수들이 합심해서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감독의 빈 자리로 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코치 자리에 있던 김대경 감독대행에게 1위는 어떨까. 김 대행은 “내가 어떤 역할을 해서 1위가 아니라 선수들이 잘해서 된 거고, 나는 그냥 부상 없이,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게 힘내서 하도록 했다”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이제는 추격자의 입장이 아니다. 1위를 지켜야 한다. 수장은 “체력 관리와 부상 관리에 초점을 둬야 한다. 시즌 후반기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노출된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일단은 체력과 부상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힘줘 말했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니아 리드가 블로킹 1점으로 포함해 22점을 올리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국내 자원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박경현이 5점에 공격성공률 22.73%였고, 이한비는 3점을 올렸지만, 범실이 4개였다.
경기 후 만난 이경수 감독대행은 “이날 같은 경기는 유효 블로킹이 나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사이드 블로킹이나 중앙에서 바운드만 해줘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니아 리드의 점유율이 높지만, 국내 선수들의 도움이 모자랐다. 이 대행은 “지금 이한비의 어깨에 통증이 있다. 중간 라운드 때만큼 스윙이 나오질 않고 있다. 힘들다. 박경현도 끌어서 때리다 보니 블로킹에 막힌다.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 리시브가 흔들리며 두 명의 블로킹이 왔다. 어려운 경기였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페퍼저축은행은 이 대행 부임 후 3승을 거두고, 팀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전 경기에는 선두였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남은 경기 어떤 모습으로 임할까.
“좋은 경기 하도록 해야 한다. 경기할 때 제발 부상선수 나오지 말라고 기도한다. 한 사람이 다치면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간절함이 담긴 답변을 내놨다.
또한 페퍼저축은행은 1승을 더 추가한다면 지난 시즌보다 많은 승을 거두게 된다. 이에 대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대건설전에서는 상대의 경기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후반부 들어가면 다른 팀들도 집중력이나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운이 좀 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를 보였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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