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탈출, IBK기업은행이 드디어 웃었다 [스파이크노트]
- 여자프로배구 / 광주/이정원 / 2021-11-16 21:29:34
IBK기업은행이 드디어 웃었다.
IBK기업은행은 16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1, 25-27, 19-25, 25-14, 15-9)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과 함께 리그 7연패에서 탈출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무려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김희진이 팀 내 최다 17점을 올렸고 김주향과 김수지도 각 15점을 기록했다. 표승주와 레베카 라셈(등록명 라셈)도 각각 13점, 11점으로 힘을 줬다. 서브(9-5), 블로킹(12-7), 범실 지표(26-31)에서 상대에 우위를 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바르가)가 41점으로 힘을 줬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는 없었다.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김희진 투입, 라셈 제외
1세트부터 엘리자벳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불안정한 리시브에도 높은 타점을 활용해 득점을 올렸다. 라셈의 공격 성공률이 저조하자 서남원 감독은 승부수를 꺼냈다. 라셈을 빼고 김희진을 꺼냈다. 아포짓 자리에 김희진을 넣었다.
15-16, 한 점 뒤진 상황에서 나온 김희진은 이후 4점에 공격 성공률 80%를 기록하며 팀 리드에 힘을 줬다. 여기에 김수지, 김주향까지 득점포에 가세했다. 이전 경기들과는 다르게 모든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하니 쉽게 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
2세트에도 IBK기업은행의 배구는 잘 통했다. 예리한 서브, 끈질긴 수비가 돋보였다. 고비 때마다 나온 김희진과 수지의 블로킹도 한몫했다. 2세트 중반까지는 좋았다.
2세트 서브, 3세트 엘리자벳!
하지만 페퍼저축은행도 만만치 않았다. IBK기업은행처럼 서브로 흔들었다. 17-21까지 밀렸으나 하혜진의 서브 타임이 시작됐다. 17-21에서 시작된 서브는 22-22가 되어서야 끝났다. 이 안에는 하혜진의 2회 서브에이스도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리시브 라인을 교체해가며 힘을 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페퍼저축은행의 공격 기회로 넘어갔고 엘리자벳이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2세트 IBK기업은행의 리시브 효율은 19%에 머물렀다.
3세트는 이한비가 엘리자벳을 도와줬다. 2세트 4점을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범실이 속출했다. 3세트에만 9개를 범했다. 공격도 안 되고, 수비도 안 됐다. 라셈을 넣어 변화를 꾀했지만 라셈마저 선수들에게 녹아들지 못했다. 엘리자벳의 블로킹과 함께 3세트가 끝나자 페퍼저축은행을 찾은 팬들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라셈 들어왔다
3세트까지 단 4점에 그치던 라셈이 다시 아포짓 선발로 나왔다. 어느 정도의 공격 득점을 해결해 줬다. 이단 공격도 상대 블로커를 활용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희진의 중앙 공격도 나왔다. 1세트 분위기를 되찾았다. 4세트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은 어이없는 범실이 나왔다. 4세트 경기력은 많은 전문가들이 IBK기업은행에 바랐던 경기력이었다. 이미 4세트 승부는 IBK기업은행으로 넘어간 상황. 양 팀은 5세트를 준비했다.
결국 범실에서 갈렸다
어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일까. 페퍼저축은행은 5세트에 많은 범실을 쏟아냈다. 5세트에만 8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엘리자벳이 득점에서 힘을 줬지만 혼자만으론 부족했다. 결국 쏟아지는 범실 속을 막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은 김수지와 서브에이스와 함께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형실 감독이 부탁했는데
승리에도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웃지 못했을 것이다. 경기 전 김형실 감독은 이현의 고른 분배를 원했다. 엘리자벳이 혼자 많은 공격을 차지하는 게 아쉬운 모양이었다. 지난 현대건설전에서도 홀로 41점을 올렸다. 흔들릴 때마다 엘리자벳만 쳐다보는 이현의 패스에 만족감을 보이지 못한 김형실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현은 김형실 감독의 바람을 들어주지 못했다. 엘리자벳은 1세트에도 홀로 9점을 올렸다. 이한비가 공격 점유율을 31% 가져갔지만 단 3점에 그쳤다. 엘리자벳의 몫을 덜어주지 못했다. 2세트, 엘리자벳의 공격 점유율은 52%까지 올라갔다. 이후에도 줄지 않았고 엘리자벳은 양 팀 최다인 점을 올렸다.
물론 외인에게 많은 공이 올라갈 수 있다. V-리그 특성상 외인이 많은 공격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똑같은 패턴이 이어진다면, 단순한 배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승리에도 엘리자벳 의존증은 이현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사진_광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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