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빈-신승훈, 둘 다 팀에 마이너스였다” 후인정 감독의 강도 높은 비판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의정부/김희수 / 2023-11-24 21:16:55
결국 연패의 숫자가 두 자릿수에 들어서고 말았다. 후인정 감독의 고민은 끝없이 깊어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이 24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0-3(21-25, 27-29, 23-25)으로 완패했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는 61.9%의 공격 성공률로 30점을 쏟아 부었지만, 비예나를 제외한 누구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범실 관리에서도 25-16으로 한국전력보다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인 KB손해보험은 결국 10연패의 늪에 빠졌다.
굳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후인정 감독은 “이번 경기는 아쉬운 경기가 아니라 너무 못한 경기다. 솔직히 선수들에게 실망했다. 능력이 안 돼서 경기를 지는 건 훈련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실력이 충분한 선수들이 이런 경기를 한다는 건 감독으로서는 답답하다”며 실망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황승빈은 1세트부터 2세트 중반까지, 신승훈은 2세트 중반부터 3세트까지 코트를 밟았다. 그러나 후 감독은 두 세터 모두에게 쓴소리를 했다. “감독을 3년 동안 하면서 선수들에게 크게 싫은 소리를 잘 안했다”고 입을 뗀 후 감독은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실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고,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패스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강도 높게 세터들을 질책했다.
후 감독은 현재 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담감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선수들의 마음 속에는 공이 자신에게 오면 ‘범실하면 어떡하지’ 하는 부담감이 클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자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고 있고, 몸도 경직되고 있다”며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반면 한국전력은 4연승을 질주했다. 하승우의 유려한 경기 운영과 빠른 패스 스피드가 돋보였다. 하승우의 지휘 아래 공격수들도 좋은 컨디션으로 KB손해보험의 코트를 폭격했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임성진-서재덕이 39점을 합작했고, 신영석은 100%의 공격 성공률로 블로킹 2개 포함 11점을 올렸다.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의 리시브와 연결 안정성 역시 돋보였다.
승장 권영민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는 않아보였다. 그럼에도 범실 관리를 잘한 것이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하승우의 물오른 경기력에 대해서는 “공격수들의 성공률이 높아지니까 어디에 줄 때도 자신감 있게 올려주고 있는 것이 크다. 또 최근에 연승을 이어가면서 자신감도 붙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감독은 “물론 공격수들의 성공률이 높아진 데에는 하승우의 경기력이 좋아진 공도 크다.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고 있다”며 하승우와 공격수들 간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짚었다.
한국전력의 다음 상대는 선두 우리카드를 격침시킨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잘하고 있는 팀이지만, 우리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권 감독은 “누구를 막고 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것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만 잘 할 수 있다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전력만의 플레이를 또 한 번 강조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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