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화 공백은 컸다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2-30 21: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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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화성/이정원 기자] 조송화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 하루였다.

IBK기업은행은 3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17-25, 25-23, 9-25, 19-25)으로 패했다. 3연승에 실패한 IBK기업은행은 2위 GS칼텍스를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이날 주전 세터 조송화가 고열 증세로 인해 결장했다. 30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가 격리를 해야 된다.

조송화는 IBK기업은행의 주전 세터다. 그가 없는 IBK기업은행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조송화가 오고 나서 팀도 순항을 하고 있고, 미들블로커 김수지의 활용법도 늘어났다. 조송화는 올 시즌 15경기(59세트)에 출전해 평균 11개의 세트를 기록하며 세트 부문 3위에 올라 있었다.

그런 조송화가 없다. 백업 세터로 시즌을 임했던 김하경이 출격을 준비했다. 김하경은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4경기(5세트) 출전에 그쳤다.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봤다고 하더라도 훈련과 실전은 다르다.

하지만 김우재 감독은 김하경을 믿었다. 경기 전 김우재 감독은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 이것도 하경이에게는 기회다.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도 꾸준히 연습을 했다. 안 맞춘 건 아니다. 잘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우재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김하경은 부담감이 많아 보였다. 팀 공격수들과 호흡이 전혀 맞지 않았다. 공격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다 보니 범실은 늘어나고, 득점은 나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에만 8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라자레바는 단 2점, 15%에 그쳤다.

GS칼텍스는 IBK기업은행이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 차곡차곡 틈을 벌려가며 리드를 이어갔다. 러츠가 상대 코트 빈 곳을 잘 공략하며 득점을 쌓아갔다. 세터 안혜진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 김하경-라자레바와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2세트에는 1세트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며 팀이 리드하자 김하경도 어느 정도 부담감을 털어낸 듯 보였다. 김주향을 적극 활용하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자신감이 있었다. 라자레바와는 호흡이 맞지 않았지만 국내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 '할 수 있다'는 힘을 얻은 김하경은 23-23에서 김주향의 연속 공격 득점을 이끌어냈다.

2세트 초반 빠졌던 라자레바가 다시 코트를 밟았다. 김하경은 라자레바를 활용하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라자레바의 연이은 공격이 러츠에게 막혔다. 결국 김우재 감독은 다시 라자레바를 빼고 육서영을 넣었다. 김하경과 라자레바의 호흡이 전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김하경이 날지 못하자 팀 내 세 번째 세터 이진을 넣었다. 

 


이진도 IBK기업은행을 구해내지 못했다. 연이은 패스 미스로 공격수들을 살리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결국 3세트에 10점을 넘기지 못했다.

4세트에 이진이 계속 코트를 밟았다. 그러나 조송화가 계속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패스의 힘이 없었고, 선수들과 호흡도 전혀 맞지 않았다. 안혜진이 러츠-강소휘-이소영을 잘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부분과 확연히 비교가 됐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4세트도 내주며 3연승에 실패했다. 라자레바는 2점에 그쳤다. 에이스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다.

경기 후 김우재 감독은 "같이 맞춘 시간이 적다보니 조금 그랬다. 주전 세터가 없다 보니 선수들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다 보니 당황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차상현 감독도 "세터 자리가 얼마나 큰지 느낀 경기였다. 우리 팀에 운이 따랐다. 상대가 주전 세터가 없다 보니 많이 흔들렸다. 쉽게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뼈저리게 느꼈다. 조송화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분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조송화가 다음 경기에 돌아와 팀을 승리로 이끌지 기대를 모은다. IBK기업은행은 2021년 1월 2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를 치른다.


사진_화성/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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