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승’ 페퍼저축은행과 ‘창단 최다 연패’ IBK, 엇갈린 희비[스파이크노트]

여자프로배구 / 화성/강예진 / 2021-11-09 21: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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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의 창단 첫 승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1라운드 전패와 창단 최다 6연패로 고개 숙였다.

페퍼저축은행은 9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IBK기업은행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21, 25-21, 22-25, 25-23)로 창단 첫승을 일궈냈다. IBK기업은행은 창단 6연패와 라운드 전패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6연패의 수렁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연패, 다른 분위기. 양 팀 모두 5연패로 첫 승이 필요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후 경기력을 올리는 과정에서 승리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계속되는 연패로 분위기는 침체되어 있었다.

경기 전 양 팀 감독 인터뷰도 사뭇 달랐다.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아직 1라운드다. 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기인지 모르겠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우리는 부담 없이 쫓는 입장이고, 국가대표 3명 보유한 상대가 오히려 더 긴장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은 부담이 가득했다. 서 감독은 “상대는 경기력이 올라오는 상태고,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마음이 무겁다. 많은 의미가 담긴 경기다. 선수들도 안다.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털어놨다. 

 

엘리자벳, 주포 역할 톡톡


단두대 매치다웠다. 1, 2세트 중반까지는 박빙이었다. 1세트 초반 페퍼저축은행은 이현의 서브를 필두로 기세를 잡았지만 IBK기업은행이 곧바로 추격,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는 중반에서 결정났다. 1세트 16-16에서 세터 이현은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 점유율을 높였다. 엘리자벳은 올라오는 볼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 연속 득점을 뽑아냈다. 수비 후 반격에서 볼은 자연스레 엘리자벳 쪽을 향했다. 엘리자벳은 1세트에 양 팀 최다 12점(공격 성공률 57.14%)를 기록했다.

2세트도 흐름은 비슷했다. IBK기업은행은 라셈을 제외, 김희진을 아포짓으로 돌리고 최정민을 투입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결정력에서 페퍼저축은행이 앞섰다. 17-17에서 상대의 연속 서브 범실에 힘입어 리드를 가져왔다.

엘리자벳의 블로킹은 중요한 순간 터졌다. 세트 후반, 네트 가까이로 붙은 볼을 가로막았다. 엘리자벳은 2세트에만 블로킹 3개를 잡아냈다. 공격에서 1세트보다 주춤한 모습이었지만 블로킹에서 만회한 셈이다.

4세트 공격력은 폭발했다. 13점으로 맹폭하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성공률은 51.51%로 순도 높았다.


이한비, 이적 후 최다 득점 경신
윙스파이커 이한비가 엘리자벳 뒤를 든든히 지켰다. 2015-2016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이한비는 특별 지명으로 페퍼저축은행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웜업존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던 흥국생명 시절과 달리 페퍼저축은행에서는 창단 첫 주장으로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지난 1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7점을 올렸던 이한비는, 이날 이적 후 최다 13점을 경신하며 웃었다.


갈 길 바쁜데, 범실까지
IBK기업은행은 승리가 꼭 필요했다. 하지만 초반 집중력과 달리 달아나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범실은 치명적이었다. 2세트 17-17에서 3연속 서브 범실로 추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두 점차 다시 따라갔지만 조송화의 서브 범실로 2세트를 내줬다.

4세트 5점차 앞선 상황, 연속 공격 범실로 점수를 쉽게 헌납했다. 그사이 페퍼저축은행은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점수는 어느덧 19-17에서는 세터 김하경이 원핸드로 올린 패스 범실이 나왔다. 세터와 공격수 간의 호흡이 어긋났다.

예상치 못한 부상까지 나왔다. 김희진이 네트 아래로 떨어지는 볼 수비에 나서다가 세터 김하경의 발을 밟았다. 발목과 무릎이 함께 꺾이면서 들것에 실려 나갔다. 그사이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의 화력에 힘입어 22-21 역전에 성공, 서브 득점까지 더해지면서 세트를 챙기면서 창단 첫 승을 일궈냈다.

사진_화성/박상혁 기자



[부상]

4세트 18-16에서 네트에 붙은 수비하다가 세터 김하경의 발을 밟고 쓰러졌다. 발목이 꺾이면서 무릎도 같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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