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U19 대표팀 3위의 숨은 조력자, 아르헨티나 재아배구협회 이강진 회장
- 국제대회 / 김하림 기자 / 2023-08-15 21:00:39
이강진 회장의 응원과 도움으로 아르헨티나에서 남자 U19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한국 남자 19세이하유스대표팀(이하 남자 U19 대표팀)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아르헨티나 산후안에서 진행된 2023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1993년 당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전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 전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이뤄낸 3위를 30년 만에 재현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유망주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까지 뒤에서 조력자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산후안까지 1,080km의 거리를 이동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아르헨티나 재아배구협회 이강진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회장은 1977년, 한국에서 아르헨티나로 넘어가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현지에서 열리는 대표팀 대회는 항상 빠지지 않고 찾아가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이강진 회장은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활약한 1982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를 비롯해 흥국생명 이주아, 현대건설 정지윤 등 현재 성인 대표팀이 뛰었던 2017년 세계유스여자배구선수권대회 때 직접 가서 응원했다”고 배구와 인연을 전했다.
그리고 올해 남자 U19 대표팀을 통해 배구와 세 번째 인연을 만들었다. 경기장 안팎으로 대표팀을 도왔다. 경기장에선 응원단장을 자처해 관중들의 응원을 끌어냈고, 한식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아르헨티나에서 갈비탕을 공수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회장의 응원은 16강 때 큰 힘이 됐다. 상대는 홈 이점을 받는 아르헨티나였다. 실제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아르헨티나를 향한 응원은 상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진 회장은 태극기와 응원 도구를 들고 선수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냈다. 그리고 응원의 힘은 승리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이란과 4강 경기에선 다른 경기와 다르게 관중석에 태극기가 많아졌다. 한국어로 선수 이름이 적힌 종이들을 관중들이 들고 있었고, 한 구역을 가득 메꾸는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다.
모두 이강진 회장이 준비한 것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에 U20 월드컵 응원을 하기 위해 준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집에서 산후안까지 올 때 같이 들고 왔다. 선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딸한테 부탁해 만들어서 관중들에게 나눠줬다”라고 설명했다.
남자 U19 대표팀이 아르헨티나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담았다. 이 회장은 “매 경기를 봤지만, 16강 아르헨티나 경기와 8강 이탈리아 경기는 못 잊을 것 같다. 한국인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민자로 있으면서 애국심이 드는 기회가 별로 없다. 같은 한국인으로 정말 뿌듯했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이강진 회장의 응원은 멀리 아르헨티나에서 꾸준히 이어진다. 어린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미래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잘해서 성인 대표팀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면 좋겠다. 부상 조심하면 좋겠다. 아르헨티나 교민들의 인심은 20년 뒤에도 절대 변하지 않을 거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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