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과 투지 빛난 KB손해보험, OK금융그룹 꺾고 마침내 연패 탈출! [스파이크노트]
- 남자프로배구 / 의정부/김희수 / 2023-12-06 20:32:23
모든 선수들의 눈빛과 표정이 달랐다. 이 경기만큼은 기필코 이기겠다는 그 마음가짐이 KB손해보험의 연패 탈출을 위한 열쇠였다.
KB손해보험이 6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0(25-20, 25-23, 25-17)으로 꺾고 지긋지긋했던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선봉장은 단연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였다. 65.12%의 공격 성공률로 28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이날 비예나는 외롭지 않았다. 김홍정-홍상혁-한국민-리우 훙민이 도합 32점을 지원 사격하며 비예나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코트 위의 모든 선수들은 매 순간 투지를 불태우며 연패 탈출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고, 이는 셧아웃 승리라는 달콤한 결실로 이어졌다.
반면 OK금융그룹은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18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다른 쪽에서의 득점 지원이 지지부진했다. 블로킹에서도 2-9로 밀리며 중요한 순간마다 KB손해보험에 분위기를 내줬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계속 지적했던 1세트의 부진한 경기력은 이번 경기에서도 개선되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했던 KB손해보험을 상대로 1세트를 내준 것은 상대의 도화선에 불을 붙여주는 꼴이었고, 결국 OK금융그룹은 연패 탈출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1세트 KB손해보험 25 : 20 OK금융그룹 – 계속되는 OK금융그룹의 1세트 잔혹사
[주요 기록]
블로킹: KB손해보험 3개 – OK금융그룹 1개
KB손해보험 비예나: 8점, 공격 성공률 66.67%
초반 분위기는 OK금융그룹이 좋았다. 3-4에서 레오가 백어택 2개와 서브 득점으로 순식간에 역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비예나가 곧바로 응수했다. 5-6에서 강서브를 구사한 뒤 이어진 송희채의 공격을 디그했고, 쓰리 블록 상대로 백어택까지 터뜨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이후 두 팀은 세트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비예나와 레오가 각자 팀의 공격을 이끄는 가운데, 다른 쪽에서의 득점 루트를 먼저 뚫는 쪽이 승기를 잡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먼저 득점포를 가동한 선수는 홍상혁이었다. 15-15에서 리우 훙민의 플로터 서브가 신호진을 흔드는 가운데 다이렉트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전진선의 공격 범실까지 더해지며 KB손해보험은 세트 중후반 3점 차의 리드를 잡았다. KB손해보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레오의 파이프를 비예나가 온몸을 던져 받아냈고, 이후 이어진 송희채의 공격은 김홍정이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계속 OK금융그룹을 몰아붙였다. 22-18에서는 한국민까지 레오를 상대로 블로킹을 잡아내며 승기를 잡은 KB손해보험은 24-20에서 레오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KB손해보험 25 : 23 OK금융그룹 – 크레이지 비예나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비예나: 9점, 공격 성공률 81.82%
KB손해보험 김홍정: 블로킹 2개 포함 4점, 공격 성공률 100%
KB손해보험은 2세트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 중심에는 김홍정과 비예나가 있었다. 김홍정은 2-4에서 깔끔한 B속공과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비예나는 6-6에서 강력한 백어택에 안정적인 디그까지 선보이며 2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여기에 신호진의 백어택까지 한국민이 블로킹으로 차단하자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세터를 곽명우에서 이민규로 교체했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레오의 공격을 한국민의 유효 블로킹과 리우 훙민의 디그로 받아낸 뒤 비예나가 백어택으로 반격하며 계속 점수를 쌓아올렸다.
10점대 이후에는 리우 훙민도 상승세에 가담했다. 12-10에서 깔끔한 리시브에 이은 직선 공격을 성공시켰고, 신호진의 퀵오픈을 단독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계속 2~3점을 뒤지던 OK금융그룹도 반격에 나섰다. 14-17에서 레오의 시간차와 오픈 공격으로 간격을 좁혔다. 이후 18-19에서 레오의 서브 차례가 찾아왔고, 송희채의 퀵오픈과 비예나의 공격 범실, 레오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나오며 OK금융그룹이 21-19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레오의 서브 범실과 공격 범실도 연이어 나오며 2세트는 21-21에서 사실상 다시 시작됐다. 최후의 승자는 KB손해보험이었다. 23-23에서 김홍정이 송희채의 공격을 가로막은 뒤 비예나가 수비 후 백어택을 또 한 번 선보이며 신승을 거뒀다.
3세트 KB손해보험 25 : 17 OK금융그룹 – 홍상혁이 쏘아올린 축포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홍상혁: 24-17에서 서브 득점
오기노 감독은 이민규와 박승수, 박원빈을 3세트 선발로 기용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KB손해보험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비예나는 제대로 날을 잡았다는 듯 OK금융그룹을 매섭게 폭격했다. 3-1에서 연달아서 어려운 볼을 기술적으로 처리하며 팀에 4점 차 리드를 안겼다. 김홍정의 철벽도 여전히 단단했다. 9-4에서 박승수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한 뒤 코트를 신나게 활보했다.
세트 중반 들어 비예나를 향하는 황승빈의 토스가 조금씩 뒤로 빠졌지만, 비예나는 전혀 문제없다는 듯 허리를 꺾으며 계속 득점을 만들었다. 김홍정 역시 15-10에서 레오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활약을 이어갔고, 팬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OK금융그룹은 계속해서 KB손해보험의 기세에 눌린 모습을 보였다. 12-18에서 박승수가 평범한 2단 연결을 실수하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오기노 감독은 이 장면이 나온 뒤 바로 박승수를 빼고 김웅비를 투입했다. KB손해보험은 19-12에서 리우 훙민이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OK금융그룹을 벼랑 끝까지 몰아넣었고, 홍상혁이 24-17에서 서브 득점으로 경기를 끝내며 지긋지긋했던 연패를 끊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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