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역시 김연경은 진정한 배구 고수다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3-24 20: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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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줄 아는 김연경은 타짜였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2, 25-14, 25-18)으로 승리하며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2018-2019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챔프전에 올랐다.

이날 승리에는 단연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매 세트 팀의 공격과 수비는 물론이고 동료들의 사기까지 끌어올리는 리더의 모습까지 보여줬다. 김연경은 이날 양 팀 최다 23점, 공격 성공률 59.45%를 기록했다. 정말 김연경이 대단한 선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흥국생명은 2차전 1, 2세트에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1세트에는 6점에 머물렀다. 이는 정규리그 포함 역대 여자부 한 세트 최소 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이었다. 3, 4세트 어느 정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경기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패배보다 더 안타까운 순간이 있었다. 지난 2차전 4세트 15-18, 김연경은 김희진의 공격을 블로킹하던 도중 오른손 엄지손가락 통증을 느꼈다. 트레이너가 들어와 그녀의 손가락을 치료했으나 이는 임시방편이었다.

김연경은 경기 종료 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검진 결과 뼈나 인대 쪽에 큰 이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통증은 남아 있었다. 3차전에 나선 김연경의 오른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아파도 의지와 투혼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다는 김연경의 강함을 볼 수 있었다.

경기 전 박미희 감독도 "김연경이 통증을 안고 있다. 그래도 선발로 나선다. 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2세트 패배 후 3세트를 치르는 흥국생명은 부담감이 클 수 있었다. 통증에도 경기를 뛰려는 의지가 있고, 경기와 더불어 시리즈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타짜' 김연경이 있기에 손쉬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김연경은 1세트부터 맹위를 떨쳤다. 동료들이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그 덕분에 김연경도 편안하고 손쉽게 공격을 풀어갈 수 있었다. 브루나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2차전과는 달리 김다솔의 불안정의 패스도 득점으로 완성하는 해결사 기질을 보여줬다. 23-12에서는 박상미의 이단 연결을 득점으로 성공했다. 김연경은 1세트 8점에 공격 성공률 87.5%를 기록했다.

2세트에도 김연경은 빛났다. 초반 득점은 물론이고 동생들을 이끄는 리더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다. 김연경 덕분에 팽팽한 승부를 이어간 흥국생명이다. 10-10에서는 세트 분위기를 가져오는 공격 득점도 올렸다. 14-11에서도 김미연의 이단 연결을 득점으로 올리는 뛰어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정말 완벽했다. 2세트까지 김연경의 기록은 14점, 공격 성공률 54.16%였다.

이후에도 김연경은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흔히들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고, 바꿀 수 있는 선수를 '타짜'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 그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김연경이었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득점을 올리니 IBK기업은행은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3세트 11-10에서도 절친 김수지 쪽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고, 득점을 올렸다.

김연경의 활약과 더불어 흥국생명 선수들도 힘을 냈다. 브루나도 공격과 더불어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선보였고 이주아와 김채연의 중앙 라인은 상대 베테랑 중앙 라인과 맞붙어도 밀리지 않았다. 김미연은 18-13에서 행운의 득점을 올렸다.

자신의 득점과 함께 경기가 끝나자 김연경은 팀원들과 함께 챔프전 진출 기쁨을 누렸다. 이미 챔프전 세 번의 우승을 경험한 김연경이지만 이번에는 그 전과 느끼는 감정이 남달랐을 터. 그래서인지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26일부터 GS칼텍스와 5판 3선승제 챔프전을 가진다. 흥국생명은 '타짜' 김연경과 함께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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