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보여준 것 같아 아쉬워요" 만족 모르는 정호영
- 여자프로배구 / 광주/이정원 / 2021-12-12 19:48:04
프로 3년차 정호영은 만족을 모른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아직 부족하다"라며 스스로에게 채찍을 던졌다.
KGC인삼공사 미들블로커 정호영은 12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서브, 블로킹 각 두 개 포함 14점을 올리며 팀의 3-0(25-21, 25-22, 25-13) 완승에 큰 힘을 보탰다. KGC인삼공사는 승점 30점 고지를 밟으며 3위로 올라섰다.
이날 정호영이 올린 14점은 데뷔 후 세운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또한 이날 팀에서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바로 정호영이다. 시즌 첫 선발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영택 감독도 "경험을 주고 싶었다. 좋은 선수다. 잘 할 수 있는 선수다. 경험이 필요하다. 잘 성장시키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정호영은 "스타팅으로 들어가 긴장을 많이 했다. 연습하던 대로 하려 했다"라며 "선발 출전 소식을 10일에 들었다. 감독님께서 별말씀은 안 하셨는데, '선발로 들어갔는데 못 하면 바로 송이 언니 넣을 거라'라고 하시더라. 교체 안 하게 잘 하라고 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정호영은 선발 출전 경기에서 14점을 올리며 중앙을 든든하게 지켰다. 옐레나와 함께 지키는 블로커 라인은 견고했다. 하지만 정호영은 자신의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잘 안 나와 속상하다. 인터뷰도 그렇고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100% 중에 30% 정도만 보여준 것 같다. 시원한 공격을 몇 번 하지 못했다. 내가 잘 해서 점수가 났다기보다는 상대방 미스로 더 많이 난 것 같다. 그나마 서브가 낳았다. 다행히 서브 미스가 없었다. 하나하나씩 다 뜯어고쳐야 할 것 같다. " 정호영의 말이다.
말을 이어간 정호영은 "수훈 선수 인터뷰도 그렇고, 언제나 이 순간만을 꿈꿔왔다. 그런데 인터뷰할 때 목소리가 잘 안 나와 속상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정호영은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불의의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윙스파이커에서 미들블로커로 전환 첫 시즌, 첫 경기에서 큰 부상을 입었다. 이영택 감독도, 정호영도 눈물을 머금었다.
착실하게 재활에 임하며 다시 코트 밟을 기다려온 정호영은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와 팀에 힘을 주고 있다. 정호영은 "재활하면서도 배구를 매일 챙겨 봤다.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이더라.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0부터 시작한다'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또한 뒤에서 언니들 하는 것도 많이 참고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정호영은 "내 입으로 '오늘은 100%였습니다'라고 말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 그러면 너무 예의가 없을 수 있으니 항상 99%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광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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