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우호와 손잡은 우리카드, 그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감추려면 스피드가 필요하다

남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5-05-11 19: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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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우호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우리카드의 과제도 덩달아 명확해졌다.

우리카드가 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엘리트 그랜드 호텔에서 치러진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4순위 지명권을 브라질 아포짓 하파엘 아라우호에게 행사했다. 브라질 출신 감독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과 브라질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함께 하게 됐다.

파에스 감독은 “행운이었다. 원하는 선수를 뽑았다. 아라우호는 아시아에서 많은 경험이 있다. 세터 한태준과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고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고, 선발된 아라우호 역시 “기쁘다. 우리카드에 뽑히기도 해서 좋다. 선수, 팬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 높은 타점을 이용한 공격, 블로킹이 제 강점이다. 키가 크고 점프도 자신이 있다. 다른 스킬에서도 강점이 있다. 블랑-아폰소 감독님과 같이 생활해 본 경험이 있다. 경험과 연륜이 많은 감독님들이시다. 세계적으로 빅네임 감독님들이기도 하다. 그 분들을 상대로 경기하게 될 거라 흥분되고 기대가 된다”고 선발된 소감을 기쁘게 전했다.

트라이아웃 내내 많은 팀들의 레이더망에 있었던 아라우호는 장단점이 명확한 선수다. 전체적으로 템포가 빠른 팀에서 스피디한 공격을 참여하는 데에는 강점이 있다. 스피드 배구에 자신의 피지컬을 적절히 녹일 줄 아는 선수다. 대신 느린 하이 볼 플레이에는 딱히 강점이 없다. 아무렇게나 띄워놓고 한 방을 노리는 배구에는 적합하지 않다.

실제로 아라우호가 일본 SV.리그에서 뛰었을 때 그의 소속팀이었던 도쿄 그레이트베어스는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빠른 배구를 구사했다. 리베로가 어택 라인에서 B속공을 밀 정도로 속도와 변칙성을 무기로 상위권 팀들과 맞서는 팀이었다. 그 속에서 아라우호도 발을 맞췄다. 실제로 2년 전 대한항공이 그레이트베어스의 훈련장과 경기장을 방문해 훈련과 연습경기를 진행했을 때도, 아라우호는 빠른 플레이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하이 볼 플레이에서는 약점을 보였다.  


이로 미뤄봤을 때 다가오는 시즌 우리카드의 팀 과제 역시 명확해졌다. 91년생으로 베테랑에 속하는 아라우호를 우리카드의 템포에 억지로 적응시키기보다는, 전체적인 팀의 템포를 끌어올려서 아라우호의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가려주는 것이 중요해졌다.

다행히 우리카드에는 템포를 끌어올렸을 때 아라우호말고도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수가 또 있다. 바로 알리 하그파라스트와 이상현이다. 알리의 파이프와 퀵오픈 스피드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또한 이상현과 한태준의 속공 호흡은 합이 제대로 맞아들어갈 때 상대 블로커가 대응도 하기 전에 모든 과정이 마무리될 정도로 스피드가 핵심이다. 템포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라우호만을 위한 팀의 일방적 희생은 아니게 될 이유다.

그러나 분명 템포를 올리는 것은 리스크도 따른다. 팀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고, 잔실수도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얼마나 빨리, 또 확실히 줄일 수 있느냐가 다가오는 시즌 우리카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아라우호와 함께하는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보다 얼마나 빨라질 수 있을까. 파에스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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