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배 나가야죠!" 월드 베스트 OH 이우진, 부지런히 다음을 준비한다
- 국제대회 / 인천공항/김희수 / 2023-08-16 19:34:04
19세 이하 선수 중 세계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가 되는 순간, 이우진은 기쁨보다 놀라움이 앞섰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불릴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한국 남자 19세이하유스대표팀(이하 남자 U19 대표팀)이 14일 17시 경 인천공항제1터미널을 통해 한국에 돌아왔다. 8월 2일부터 1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둔 만큼, 선수단이 들어오는 순간 그들을 향한 환영과 박수갈채가 입국장을 수놓았다. 대한배구협회와 한국중고배구연맹이 준비한 대형 현수막도 선수들을 반겼다.
약 2주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선수들은 자신들을 향한 환대에 조금은 쑥스러워하면서도 기쁨과 뿌듯함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대한배구협회가 준비한 최신형 태블릿PC를 선물 받을 때는 모든 선수들이 탄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우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장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상대 코트를 폭격하는 그였지만 환영 인사와 선물을 받을 때, 또 가족들과 반갑게 재회할 때 그는 그저 해맑고 순수한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기분 좋은 행사가 마무리된 뒤, 이우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3위라는 성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기쁘다”며 짧은 소감을 먼저 전한 이우진은 “선생님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친구들에게도 축하한다는 연락이 많이 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우진에게 최근의 며칠은 믿을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다. 1993년 이스탄불 유스선수권 이후 30년 만에 동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데다, 개인적으로는 대회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우진은 “아르헨티나에 있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한국에 오고 나니까 우리가 역사를 썼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베스트7 이야기를 꺼낼 때는 이우진의 얼굴이 쑥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그는 “개인상을 받을 줄은 전혀 몰랐다. 시상식 때도 아무런 준비를 안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름이 불려서 놀랐다”고 시상식 당시를 돌아봤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더스파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우진은 “주로 오버핸드로 리시브를 많이 받는 편인데, 훈련하는 동안 언더핸드로 받으면서 범실이 잦아졌다”며 오버핸드 리시브가 금지된 새 규정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김장빈 감독 역시 “이우진이 그동안 오버핸드로 주로 리시브를 받아왔다”며 약간의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우진은 “바뀐 규정은 생각보다 큰 문제는 아니었다. 다행히 그냥 하던 대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큰 어려움은 없었음을 밝혔다.
“대회 초반에는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잘 됐는데,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좀 어려웠던 것이 아쉽다”고 자신의 활약을 총평한 이우진은 새로운 황금 세대의 탄생을 예상하는 배구 팬들의 기대에 대해 “부담으로 다가오기보다는 기분 좋게 느껴진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씩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우진은 “곧 인제에서 제34회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가 열린다. 하루 정도만 쉬고 바로 팀으로 돌아가서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는 향후 계획을 들려줬다. 19세 이하 선수 중 세계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났지만, 그는 여전히 부지런하고 열정적이었다.
사진_인천공항/김희수 기자, 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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