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난 대한항공 감독 "V-리그 정말 오고 싶었던 곳" 엄지척
- 남자프로배구 / 류한준 기자 / 2025-05-06 19:32:06
사령탑 선임 후 첫 공식 일정이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 이어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조종간을 잡은 브라질 출신 헤난 달 조토 감독(사진)이 6일(한국시간)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 2025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리는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햔지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헤난 감독은 이날 행사에 앞서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브라질대표팀과 계약이 끝나면서 V-리그는 정말 오고 싶은 리그 중에 하나였다"며 "대한항공 구단에서 오퍼가 왔을 때 기뻤다. 계약(과정)은 금방 끝났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게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조건에는 ‘쌍 엄지’를 들어보이며 만족해했다.
그는 세계적인 명장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현역 선수 시절 최강 브라질대표팀에서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지도자 생활에서도 브라질리그 명문 구단인 시메드, 우니술과 이탈리아리그 시슬리 트레비소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는 브라질 남자대표팀을 이끌며 2019년 월드컵 우승,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 등 상과를 냈다.
화려한 코치 커리어를 보유했지만 V-리그 도전에 큰 기대를 내비쳤다. 헤난 감독은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 파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 이사나예 라미레스 한국남자배구대표팀 감독 등과도 친분이 있다. 헤난 감독은 V-리그에 오는 과정에서 라미레스 감독과 블랑 감독에게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랑 감독과는 같은 시기에 선수 생활을 했다. 지도자까지 성장 과정이 거의 같다. 대화도 많이 했다. 파에스 감독과도 함께 일을 했다"며 "(아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이 집 같이 느껴진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게 걸쳐 배구 리그는 많지만 강한 리그는 얼마 없다. V-리그는 아직 강한 리그라 볼 수 없지만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큰 리그라고 생각한다"며 "V-리그에는 기본기와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아직 모든 선수들을 보지 못했지만 대한항공에도 실력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베테랑 세터 듀오인 한선수와 유광우에 대해 '키 큰 세터와 키 작은 세터'로 표현하면서 "스타일이 서로 다르지만, 경험이 많고 퀄리티가 좋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고 언급했다. 또한 공격력과 함께 리시브가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과 정한용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도 높이 평가했다.
헤난 감독은 자신의 배구 스타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만의 컬러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는 "당장 이번 시즌 내가 추구하는 배구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선수들의 특징이나 강점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내가 이런 스타일이니까 따라오라는 배구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한 훈련을 통한 팀 재건 의지는 확고하다. 대한항공은 2023-24시즌까지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했지만 2024-25시즌은 달랐다. 현대캐피탈에 밀려 무관에 그쳤다. 헤난 감독은 "우선 훈련을 많이 시킬 것"이라며 "(선수들에겐)훈련이 고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훈련)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24 신인 드래프트서 1순위로 지명한 장신 세터 김관우에 대해서도 "많은 훈련을 통해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테랑이 많은 대한항공 선수단 세대교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팀에 경험이 많은 선수와 젊은 선수들이 균형있게 있다"며 "V-리그는 일정이 길고 타이트하다. 베테랑 선수들만으로 시즌을 끌고 갈 수 없다. 베테랑들의 경기력을 살려가면서 성장하는 선수들의 격차를 줄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을 다시 챔피언에 복귀시키고 싶은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러려면 '절친'이라고 소개한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을 넘어야 한다.
헤난 감독은 "블랑 감독에게는 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승부욕이라면 모든 감독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승부욕은 훈련에서 나온다. 훈련을 통해 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첫 업무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는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뛴 카일 러셀(미국)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는 "러셀은 서브, 블로킹 등에서 아주 잘하고 있고, 코트에서 많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많이 성장한 선수"라며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진한 부분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이라고 본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는 처음이니까 잘 보고 배우려는 자세로 왔다"고 얘기했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국제배구연맹(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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