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고 행복하게 사는 거, 그게 꿈이에요 김선호의 라이프스타일
- 매거진 / 박혜성 / 2022-12-20 00:00:25
2020-2021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김선호.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프로 데뷔 시즌부터 28경기 102세트에 출전해 185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입단 동기 박경민과 경쟁한 끝에 신인왕도 차지했다. V-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한 김선호의 활약이 궁금하다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된다. 다양한 활약과 성적, 프로필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른다.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더스파이크>가 기획한 <라이프스타일>에서 배구선수 김선호가 아닌 사람 김선호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선호의 패션과 일상
인터뷰 전 김선호에게 “사진 촬영이 있으니 사복을 입고 나와달라”고 부탁했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김선호는 배구선수답게 큰 키와 긴 팔과 다리를 갖고 있었다. 깔끔한 사복을 입고 있으니 운동선수보다는 모델 느낌이 물씬 풍겼다.
오늘의 룩 설명해주세요.
평소에 즐겨 입는 깔끔한 스타일입니다. 여자친구가 추천해준 룩이에요(웃음). 상의는 스톤아일랜드 화이트 맨투맨이고, 바지는 어디 제품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청바지입니다.
오늘은 배구 이야기를 뺀 인터뷰를 진행해보려 합니다. 이런 인터뷰 해본 적 있나요.
아니요. 처음입니다. 인터뷰할 때마다 항상 배구에 관한 이야기만 했거든요. 조금 어색하지만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나 컬러, 스타일은.
예전에는 밝은색 옷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최근에 네이비 계열을 입어본 적이 있는데 나쁘지 않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최근에는 어두운 색상의 옷들도 많이 입습니다. 선호하는 브랜드는 딱히 없는 것 같고 지나가다 예뻐 보이는 옷이 있으면 사는 편입니다.
평소 쉴 때는 주로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신인 때는 컴퓨터 게임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요새는 점점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밖에 누워서 드라마를 보는 편이에요. 혼자 있는 시간을 빼면 쉬는 시간 대부분을 (박)경민이와 보내는 편이에요. 카페도 같이 가고, 잠깐 살 게 있을 때 같이 나가요.
운동을 제외한 취미는.
캠핑이랑 골프를 좋아해요. 캠핑은 올해 4월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힐링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 매력에 빠졌어요. 혼자 가본 적은 없고 보통 여자친구랑 많이 다녀요. 같이 가면 외롭지도 않고, 일도 나눠서 할 수 있어요(웃음). 골프도 비슷한 시기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우리 집 가족들이 모두 골프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같이 시작하게 됐죠. 하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 책이 있다면.
드라마는 KBS에서 했던 ‘진검승부’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최근에 재밌게 봤어요. 웃기고 재밌는 드라마에요. 영화는 ‘범죄도시’요. ‘범죄도시1’, ‘범죄도시2’ 다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범죄도시3’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은 잘 안 읽어서 추천해드릴 수가 없네요(웃음).
김선호가 좋아하는 것들
우리는 항상 힘들 때마다 어디로 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만큼 여행은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안식처이자 꿈이고 평생 가지고 갈 추억이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 조차 망설여지는 때가 있었다. 다행히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과거의 일상으로 되돌아왔다. 과연 김선호가 추천하는 여행지는 어디고 거기에는 어떤 추억이 있었을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음식을 가리는 편은 아니에요. 다 좋아하는데 하나를 고르자면 고기? 고기 중에 소고기요.
평소 요리도 즐겨 하는지.
집에 있을 때는 요리도 많이 해요. 요리는 하면 할수록 재밌고 뿌듯한 것 같아요.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된장찌개는 자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본 여행지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은.
괌이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이었던 대학생 때 갔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호텔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경치도 좋았고, 바다에서 스노클링도 했어요. 진짜 재밌었던 기억밖에 없네요.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는.
좋아하는 가수는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아, 최근에 유튜브를 통해서 ‘르세라핌’의 채원이라는 분을 봤는데, 귀엽더라고요(웃음). 노래는 최근에 알게 된 Benson boone의 ‘Ghost town’이라는 노래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한강에서 버스킹한 영상을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거든요. 최근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노래입니다.
노래방 가는 것도 좋아하나요.
자주 가지는 않아요. 술 마시면 친구들이랑 가끔 가는 정도? 혼자서나 맨정신에는 잘 안 가요. 만약 간다면 장범준님 노래를 많이 부르는 편이에요. 음역대가 그렇게 높지는 않아서 잘 맞거든요.
김선호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CC(캠퍼스 커플), 대학교 축제, 큰 강의실에서 수업 듣기와 같은 대학 생활의 로망을 가슴 속에 갖고 있다. 하지만 김선호는 배구 선수를 꿈꾸는 특별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자했을 것이다. 과연 김선호는 한양대 재학 시절 다른 보통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캠퍼스 라이프를 즐겼을까?
초중고 시절의 김선호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정말 운동밖에 몰랐죠. 초등학교 때까지는 배구부 감독님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셔서 배구와 공부에 비슷한 시간을 쏟았는데, 중학교 때부터는 정말 운동에만 몰두했어요. 친구들과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신나게 놀았죠. 이후부터는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많지 않았어요.
한양대 시절 캠퍼스 라이프는 어땠나요.
대학에 다닐 때는 다행히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이었어요. 그래서 대학 생활은 즐길 건 다 즐겼다고 생각해요. 이런 거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친구들끼리 술도 마시고 미팅도 나가고 그랬죠(웃음). 이런 것들이 다 그 시절에만 겪을 수 있었던 추억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돌아보면 대학 생활 정말 재밌었어요.
만약 배구를 안 했다면 무엇을 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워낙 뛰어노는 걸 좋아했어요. 배구를 시작하기 전에도 축구, 야구 같은 운동을 정말 좋아했죠. 그래서 배구를 안 했어도 결국 다른 운동을 했을 것 같아요.
배구 말고 좋아하는 다른 스포츠가 있다면.
배구 비시즌 때 야구는 시즌이 한창이라서 야구 보는 걸 좋아해요. 이번 시즌에는 야구 직관을 많이 못 갔지만요. 여자친구도 야구를 좋아해서 같이 자주 보러 다녔어요. (어느 팀 팬인가요.)두산 베어스 팬입니다. (두산 베어스에서 시구 기회를 준다면.)시켜주신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습니다(웃음).
형제는 어떻게 되는지.
누나 한 명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정말 자주 싸우기도 했고, 장난도 많이 쳤어요. 그런데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오히려 싸울 일도 없고, 사이가 정말 좋아졌어요. 정말로 누나와 사이가 좋다고 생각해요. 연락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누나가 경기 보러 오거나 내가 집에 가면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요.
인간 김선호의 꿈
김선호를 배구를 시작한 이후부터 줄곧 배구선수의 꿈을 꾸고 살아왔다. 2020-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순간 그의 첫 번째 꿈은 이루어졌다. 하지만 사람 김선호가 꾸는 꿈은 배구선수가 아니었다. 특별한 것이 아닌 남들과 다르지 않은 김선호의 꿈은 무엇일까.
평소 같은 팀을 제외하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는지.
다른 팀 선수 중에서는 (최)익제, (임)성진이랑 친해요. 여기에 지금은 배구를 하지 않는 친구들과 (박)경민이까지 함께 모이는 모임이 있어요. 프로에 온 이후로는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비시즌 때 같이 모여서 여행도 가고 합니다.
조금 유행이 지났지만, 연인 간의 깻잎, 패딩, 새우 논쟁이 있었잖아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깻잎 논쟁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상대가 박경민 선수라면요.)경민이요? 경민이면 상관없어요. 모르는 사람만 아니면 되죠. 새우 논쟁에 대해서는 굳이 새우까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패딩 논쟁은 정말 단호하게 안 됩니다. 패딩 입은 사람이 손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MBTI는. 자신과 잘 맞는 것 같은지.
ESFJ에요. 내가 생각하기에 I 같은데 E로 나오더라고요. 설명은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그에게 ESFJ의 특징을 검색해서 보여줬다.)오, 거의 맞네요. 거의가 아니라 그냥 다 맞는 거 같은데요(웃음). 이게 진짜 다 맞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
배구선수 김선호가 아닌 인간 김선호가 꾸는 꿈이 있다면.
결혼해서 아이 낳고 소소하고 행복하게 사는 거요.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 (아들과 딸 중 더 낳고 싶은 자식은.)고를 수 있다면 무조건 딸이요. 아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딸이 더 귀여울 것 같아요. 아들은 키울 때 정신없을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 할 사람 중 한 명에게 한마디 하자면.
가족들에게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경기 보러 와주시고 부족하지 않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가족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배구를 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오늘 어땠는지.
사실 인터뷰 전에는 맨날 배구 이야기만 하다가 다른 이야기를 하면 어색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인터뷰 시작하니까 대답하면서 나에 대해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어렵지 않고 편안한 인터뷰여서 좋았습니다.
글. 박혜성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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