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은 김나희였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김미연이 가져갔다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2-25 19:13:46
[더스파이크=대전/이정원 기자] 김미연의 서브가 대단했던 하루였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2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KGC인삼공사와 경기에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였다.
바로 선발 OPP 자리에 미들블로커 김나희를 투입했다. 루시아는 현재 어깨 부상으로 장기 휴업 중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 자리에 김미연이 투입됐다. 경기 전에도 박미희 감독은 "루시아의 빈자리는 김미연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김나희를 먼저 내보냈다. 아직까지 김미연이 발바닥 부상으로 완전히 낫지 않아 무리시키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1세트, 김나희는 무득점에 그쳤다. 두 번의 공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그러다 세트 중반 김미연과 교체됐다. 김미연은 이재영과의 호흡에서 그나마 나은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장기인 서브에서 힘을 발휘하며 팀이 세트를 가져오는 데 힘을 보탰다.
김나희는 2세트에 다시 나왔다. 하지만 이동 공격 1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효과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다시 한번 김미연과 교체됐다. 김미연은 세트 막판 연속 서브에이스로 경기 분위기 전환에 힘을 더했다.
3세트부터는 김미연이 나왔다. 강력한 서브와 끈질긴 수비 강점인 김미연을 통해 승리를 노리겠다는 박미희 감독의 계산이다. 10-13으로 밀린 상황에서 김미연의 서브에이스가 나왔다. 추격에 물꼬를 트는 신호탄이었다. 김미연은 공격보다 서브와 블로킹 커버에서 힘을 줬다.
4세트 초반 2-3에서 기나긴 랠리가 진행될 때는 직접 공격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김연경의 이단 연결을 받아 공격 득점으로 연결했고, 곧바로 고민지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팀 리드에 기여했다. 이후에도 김미연의 서브 때는 상대가 부담스러워했다. 세게 오는 듯하면서도 뚝 떨어지는 그녀의 서브에 상대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김미연은 계속해서 코트를 지켰다. 그러다 5세트 막판 김나희와 교체됐다가 다시 들어와 코트를 지켰다. 김미연은 이날 9점, 서브에이스 4개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3-2 승리를 챙기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박미희 감독은 "스피드가 있고, 감아들어오다가 갑자기 쑥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건 받기가 힘들다. 근데 김미연 선수는 그런 구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대 선수들이 힘들어한다"라고 말했다.
김나희가 의외의 선발 출전을 하며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는듯했지만, 뚜껑을 까보니 김미연의 활약이 돋보였던 하루였다. 김미연은 이날 주관방송사 수훈 선수 인터뷰도 가지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사진_대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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