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우승 도운 명품 조연…'베테랑의 품격' 빛났다 [CH3]
- 남자프로배구 / 계양/송현일 기자 / 2025-04-05 19:12:53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와 허수봉만 있는 게 아니었다. 현대캐피탈의 창단 첫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베테랑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끝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챔프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앞서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와 챔프전 통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2006시즌이 마지막으로, 이날은 19년 만의 통합우승이었다.
여기에 지난 컵대회 우승을 더해 트레블을 완성한 현대캐피탈은 챔프전 5연패를 노리던 대한항공을 꺾고 새 왕조를 향한 포석을 마쳤다.
레오와 허수봉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이 두 명이 쌍포를 이루면서,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역대 최단 기간 정규리그 1위 확정 기록을 갈아치는 등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철퇴를 휘둘렀다.
레오는 이미 챔프전 MVP가 확정됐고, 정규리그 MVP로는 허수봉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레오와 허수봉만으로 이룬 대업은 아니다. 특히 문성민, 최민호, 전광인 등 선대 주장들이 코트 안팎에서 후배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게 컸다. 이 덕분에 이번 시즌 처음 주장을 맡은 '초보 캡틴' 허수봉도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주장을 맡았던 선배들이) 팀 분위기가 안 좋을 때 선수들을 잡는 역할도 대신 해주고, 선배들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결단 내리라고 밀어줘 큰 불편함 없이 주장을 맡을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현대캐피탈 프랜차이즈 스타인 문성민이 팀의 정신적 지주가 돼줬다면, 그보다는 젊은 최민호와 전광인은 여전한 기량으로 허수봉과 레오를 든든히 받쳤다.
특히 최민호(11점·공격 성공률 69%)와 전광인(7점·80%)은 이날 나란히 선발로 나서 고비다마 중요한 점수를 책임졌다.
이뿐 아니라 최근 문성민의 은퇴 선언도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트레블을 이루는 데 있어 큰 동기 부여가 됐다. "(문)성민이 형의 떠나는 길을 꼭 트레블로 배웅하고 싶다"던 허수봉의 약속이 지켜진 것이다.
허수봉은 "내가 어렸을 때 성민이 형이 팀을 두 번이나 우승시켰다. 나는 비록 한 번이지만 트레블로 보답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그리고 성민이 형의 많은 가르침 덕에 나도 이렇게 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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