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박미희 감독 "위기 극복 힘이 생겼다" [벤치명암]
- 여자프로배구 / 광주/이정원 / 2021-12-25 18:52:41
"어렵게 경기를 풀어간 것은 아쉽지만, 위기 극복 힘이 생긴 것은 플러스 요인이다."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25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6, 25-22, 23-25, 26-24)로 이겼다.
시즌 첫 3연승과 함께 승점 18점(6승 12패)를 기록하며 5위로 3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양 팀 최다인 36점을 올렸고, 김채연도 데뷔 최다 득점 11점으로 힘을 줬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매 경기가 쉽지 않다. 오늘 경기는 오늘 경기고 이제 바로 연전이다. 거기에 올인하고 집중하고 다음 경기 준비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1, 2세트는 분위기가 좋았으나 3세트부터 분위기가 페퍼저축은행으로 넘어갔다. 그때를 돌아본 박미희 감독은 "3세트까지 해야 된다는 생각이 선수들에게 있었다. 또한 교체 선수에 대한 정리가 안 되어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잘 마무리 안 됐던 부분을 봐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4세트 막판 김채연이 블로킹 한방이 컸다. 김채연이 4세트 21-22에서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의 공격을 막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11점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컨디션이 괜찮다. 시야도 넓어졌다. 채연이는 화려하지 않지만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3세트 아쉬움이 크지만 4세트 기울어져 있는 경기를 잡았다. 어렵게 풀어 간 것은 아쉽긴 하지만, 그 상황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힘이 실리지 않았나 싶다.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시즌 반환점을 돈 흥국생명이다. 이전보다 경기 수가 늘어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거는 사실이다. 선수들의 외출, 외박도 올 시즌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박미희 감독은 "남들이 봤을 때는 '여섯 경기 가지고 그러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 거리도 길고 경기 스케줄이 정말 타이트하다. 그나마 우리 선수들이 지금은 처음보다 안정을 찾고 있다. 다행인 것 같다"라며 "내일 오전에 쉬고 오후부터 훈련할 예정이다. 선수들이 지쳤지만 오늘 경기 이겨 다행인 것 같다. 다음 경기도 페퍼저축은행인데 그때는 홈 코트여서 에너지를 받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한편, 4세트 24-23까지 앞서다 연이은 범실로 세트를 내준 페퍼저축은행. 12연패 늪에 빠졌다. 엘리자벳이 4세트 9점을 올리는 등 27점으로 맹활약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형실 감독은 "선수들은 언제나 괜찮다고 한다. 그런데 제가 지쳤다. 그 정도면 잘 할 건데 박경현이 아직도 서브 트라우마를 못 벗어난다. 근성을 가져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미스가 많이 나왔다. 그래도 잘 했다. 엘리자벳도 좋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1월 중순 데뷔할 것으로 보였던 '1순위' 박사랑이 1, 2세트 코트 위에 나섰다. 이는 김형실 감독이 준비한 일종의 깜짝 쇼였다. 또한 백업 세터 구솔이 허리 통증을 호소해 이날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현의 숨도 트일 수 있게 배려했다.
"구솔이 어제(24일) 허리를 잠깐 삐끗했다. 계속 뛰려고 할 마음은 없다. 숨쉬기 한 번 해주고 싶었다. 사랑이가 웜업존에서 땀 흘리고 열심히 준비를 한다. '한 번 들어가 볼래'라고 했는데 한 번 들어가 보겠다'라고 하더라. 코트에서 하던 가락이 있으니 다음에는 더 집어넣어 볼까 한다. 차츰차츰 빈도수가 높아질 것이다. 사랑이로 연습을 더 해봐야 한다. 아직 구솔 부상 정도를 모르겠다. 진료를 한 번 해보고 사랑이의 투입 시간을 늘릴지 말지 고민해 보겠다." 김형실 감독의 말이다.
말을 이어간 김형실 감독은 "사랑이가 배짱이 있다. 또한 또래 선수답지 않게 경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은서가 이날도 흔들리는 박경현을 대신해 들어가 18점을 올렸다. 이는 박은서의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김형실 감독은 "박은서가 계속해서 경현이 자리를 뺏으려 한다"라고 웃은 뒤 "경현이가 선배니 후배를 보며 오기 발동을 했으면 했다. 자기 스스로 변화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모든 선수가 36경기를 풀로 소화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반고비 넘었다. 후반기에는 범실을 더 줄여야 한다. 세련되지 못한 모습이 조금 더 다듬어져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_광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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