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치의 50%도 못 미쳤다"…'신인왕 0순위' 한태준의 반성, 왜?
- 남자프로배구 / 장충/송현일 기자 / 2025-03-01 18:50:25
"반성할 게 많았다."
우리카드 세터 한태준은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인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팀의 세트 점수 3대1 승리를 이끈 뒤 이같이 말했다.
우리카드는 이날 1세트를 상대에 먼저 빼앗겼지만, 이어 나선 2~4세트를 잇달아 잡아내는 뒷심을 보였다. 안방 팬들의 응원 속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낚은 것이다.
하지만 한태준은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한바탕 고해성사로 승리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1세트다. 특히 초반에 기선을 잡아야 경기가 쉽게 풀린다. 빠르게 대처해서 다행이지 상대에게 계속 끌려갔다면 오늘의 승리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우리카드는 1세트 한때 0-8까지 끌려갔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은 이에 "바보 같은 실수가 많았다"는 자조 섞인 비판을 꺼내기까지 했다. 한태준은 "1세트를 놓친 게 두고 두고 아쉽다. 점수를 어느 정도 복구했을 때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반성해야 할 경기력"이라고 전했다.
다만 우리카드는 이날 알리 하그파라스트(24점·공격 성공률 53%)와 송명근(23점·85%)의 쌍포 화력만큼은 대단했다. 한태준도 "솔직히 다른 날보다는 오늘 내 토스 구질이 괜찮았던 것 같다.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형들이 리시브를 확실하게 받쳐 준 덕분이다. 그래서 공격수들도 더 편하게 때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기존의 신인상을 이번 시즌부터 영플레이어상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시상한다. 1년 차 선수만 받을 수 있었던 수상자 범위도 3년 차 선수까지로 확대했다. 남자부에선 초대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으로 프로 3년 차 한태준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기사를 자주 챙겨 보고 있다. 관심 가져 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영플레이어상이 중요한 게 아니다. 6라운드에 더 많이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게 우선이다. 우리는 아직 봄배구 희망을 놓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고 팬들에게 떳떳하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이번 시즌 목표치의 50%도 못 미쳤다. 이번 시즌 팀에서 유독 부상자가 많이 나오면서 흔들린 것 같다. 세터로서 공격수에게 맞춰 줘야 하는데 계속 손발을 맞춰야 하는 공격수가 바뀌면서 나도 혼란스러웠다.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왜 못 맞췄지 싶다.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뜻일 거다. 그땐 참 스트레스도 많고 마음이 복잡했다"고 털어놓았다.
남은 경기에서 스스로 체면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한태준은 "마지막 라운드다. 남은 4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고 시즌을 마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_송현일 기자
사진_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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