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코트서 활약한 김해란의 마지막 인사, “팬들의 함성 잊지 않겠다”

여자프로배구 / 인천/이보미 / 2025-02-09 18: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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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의 여왕’ 김해란이 배구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해란은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페퍼저축은행의 5라운드 경기 이후 은퇴식을 가졌다.

V-리그 출범 이전인 2002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해 22년간 선수로서 활약했다. 그러던 2014년 KGC인삼공사(현 정관장)로 이적했고, 2017년부터는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2019-20시즌 뒤에는 출산을 위해 1년 간 자리를 비웠지만, 2021년 다시 코트로 복귀했다. 2023-24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동안 김해란은 리베로로서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다. 2007-08, 2008-09, 2011-12시즌 수비상을 거머쥐었다. 2009년 12월 25일에는 역대 1호 수비 5000개를 달성한 뒤 2015년 11월 29일 수비 1만 개까지 채웠다.

역대 통산 리시브 부문에서는 5059개로 2위를, 디그에서도 11059개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시브와 디그를 합산한 수비에서도 1만 6118개로 2위에 랭크돼있다.

국가대표 리베로로도 활약한 김해란이다.



이날 김해란 은퇴식은 팬들과 함께 했다. 팬들의 ‘김해란’ 연호와 함께 김해란이 등장했다. ‘월드 리베로’ 김해란 헌정 영상에 이어 김연경과 김수지가 각각 유니폼 액자, 배구단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액자를 전달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꽃다발을 건넸고, 구단주의 감사패 전달도 이어졌다.

김해란의 남편 조성원 씨와 아들 조하율 군도 자리를 빛냈다. 조성원 씨는 “멋진 자리를 만들어주신 흥국생명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다. 빛을 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치열하게 최선을 다한 모습을 지켜봐왔다. 존경스럽고 존중한다. 선수로서는 끝났지만 제2의 인생, 배구인의 삶을 지지하면서 베풀면서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눈물을 꾹 참은 김해란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오랜만에 코트에 서서 팬분들을 보니 떨린다. 설레는 마음으로 오긴 했다. 은퇴식이라고 해서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영상을 보니깐 눈물이 나더라. 울면 말을 못할 것 같아서 꾹꾹 참았다”면서 “배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힘든 날도 있고, 그만 두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팬들, 가족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 은퇴는 하지만 배구를 놓지 않을 것이다. 제2의 인생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후배들이 잘 해줘서 기쁘게 은퇴식을 하는 것 같다. 끝까지 우승할 수 있게끔 응원 많이 할 것이다. 챔프전에도 꼭 올테니깐 끝까지 힘냈으면 좋겠다. 코트에서 열심히 뛸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함성과 응원 덕분이다. 잊지 않겠다”고 말하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끝으로 김해란은 선수들과 함께 팬들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코트를 떠났다. 인생 제 2막을 열고 다시 돌아올 김해란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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