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빛난 그 이름, '핑크폭격기' 이재영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1-31 18:30:46
[더스파이크=수원/이정원 기자] 이재영은 패배에도 빛났다.
흥국생명은 3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23, 22-25, 25-19, 23-25, 1)으로 패하며 6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래도 흥국생명은 승점 1점 추가에 성공하며 GS칼텍스와 승점 차를 12점으로 벌렸다.
패배에도 이재영은 이재영이었다. 이재영은 이날 31점, 공격 성공률 42%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은 양 팀 최다 득점이었다.
이재영은 이날 경기 전 4라운드 MVP 시상식을 가졌다. 이재영은 4라운드 기간 득점 3위, 서브에서 1위를 기록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 13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41득점을 달성하며 개인 한경기 최다 득점을 경신하는 등 활약했다. 이재영은 기자단 투표 31표 중 총 18표(러츠 10표, 임명옥 2표, 켈시 1표)를 획득했다.
MVP의 기운이 있었던 걸까. 이재영은 1세트부터 맹폭을 퍼부었다. 현대건설도 이재영의 공격에 맥을 못 췄다. 전위, 후위 위치는 상관없었다. 공만 올라오면 언제든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김연경(5점, 공격 성공률 30%)이 공격에서 다소 지지부진했지만, 흥국생명은 이재영의 활약 덕에 1세트를 가져왔다. 이재영은 1세트에 8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2세트에도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깔끔했다. 특히 9-9에서는 상대 루소 공격을 몸을 날려 잡아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14-16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깔끔한 공격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 추격에 앞장섰다. 하지만 팀은 세트를 가져오지 못하며 이재영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이후 세트에서도 팀 득점을 주도한 이는 이재영이었다. 이다영에서 김다솔로 세터가 바뀌었음에도 흔들림 없이 공격을 풀어갔다. 상대 블로커 라인을 계속해서 뚫어내는 괴력을 발산했다. 21-14에서는 고예림을 흔드는 서브에이스까지 성공시켰다. 이재영이 3세트까지 올린 점수는 22점. 양 팀 통틀어 단연 최고 득점이었다.
이재영에게 체력 부침은 없었다. 세터가 바뀌어도, 공이 어디에 올라와도 어김없이 해결해 줬다. 또한 폭넓은 수비 반경을 선보이며 살리기 어려운 공도 모두 살려냈다.
마지막 파이널 세트에도 이재영의 진가는 여전했다. 5세트 초반 팀 득점을 책임졌다. 팀이 밀리던 7-10부터는 공격과 서브에서 연이은 득점을 올리며 추격 행진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팀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를 보며 왜 사람들이 이재영을 보고 열광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해주는 이재영의 별명은 '핑크폭격기'. 오늘 별명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이재영이다. 다만 승운이 안 따랐을 뿐이다.
사진_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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