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자진사퇴…여오현 대행 체제로

여자프로배구 / 화성/류한준 기자 / 2025-11-22 18: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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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김호철 IBK기업은행이 팀을 떠난다. 현재 V-리그 사령탑 중 1955년생으로 최 연장자인 김 감독이 코트와 작별한다.

김 감독은 22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현대건설과 2라운드 홈 경기를 마친 뒤 사임의사를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졌다. 이로써 7연패 부진에 빠졌다.

계약 기간이 이번 시즌 종료까지인 김 감독이 물러나는 배경에는 성적 부진 탓이 크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9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2025-26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23-24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이 이번 시즌 1라운드 초반 어깨 부상으로 인해 결국 계약해지에 합의하면서 팀을 떠나는 일이 있었다. 여기에 주전 세터 김하경도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전력에서 빠졌다.

아시아쿼터(AQ) 선수로 영입한 킨켈라(호주)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이런 가운데 국내 선수들 중 에이스 노릇을 해야하는 육서영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이렇다보니 연패는 길어졌고 이날 기준 1승 8패(승점5)가 되면서 순위도 최하위(7위)에 자리하게 됐다.

김 감독과 구단 입장에선 결단을 내린 셈이다. 김 감독은 지난 2021-22시즌 중이던 2021년 12월 8일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팀은 서남원 감독(현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이 사임한 뒤 김사니 코치가 대행을 맡는 과정에서 팀내 갈등이 바깥으로 드러나는 등 어수선했다.

 

 

구단은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당시 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전격 선임했다.

그는 이전까지 V-리그 그리고 자신이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했던 이탈리아리그에서도 여자팀을 맡은 적이 없었다. 김 감독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IBK기업은행을 이끌고 봄배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 감독은 V-리그 남자부 사령탑으로는 뚜렷한 성과를 냈다.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2005-06, 2006-07시즌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드림식스(현 우리카드)에선 당시 젊은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이끌어냈지만 여자부에선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김 감독은 현대건설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 자리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IBK기업은행 팬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뒤를 이어 여오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 IBK기업은행의 다음 경기 상대는 흥국생명이다. 오는 26일 홈 경기로 치러진다. 여 코치의 감독대행으로서 첫 경기가 된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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