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토로한 김종민 감독 “세터들의 생각이 많았고, 그걸 극복하지 못했다” [벤치명암]
- 여자프로배구 / 화성/김희수 / 2023-11-11 18:16:56
결과 이상으로 과정에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김종민 감독의 표정에도 그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도로공사가 11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0-3(20-25, 14-25, 15-25) 완패를 당했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배유나-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 모두 공격 성공률 30%를 밑돌았을 정도로 빈공에 시달린 것이 문제였다. 이윤정과 박은지는 번갈아가며 코트를 밟았지만 누구도 안정감을 보이지는 못했고, 랠리 상황에서의 집중력까지 흔들리며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좋지 않은 내용의 경기를 치르고 말았다.
패장 김종민 감독은 “전체적으로 세터들의 생각이 너무 많았다.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면 되는데 자꾸 더 빠르게 플레이하려고 했다. 또 여러 가지 옵션을 써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정리가 잘 되지 않은 채로 엉뚱한 타이밍에 패스를 올렸다. 그게 끝까지 해결되지 않았고, 분위기가 처지면서 팀 전체가 그걸 극복하지 못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의 플레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볼을 반대로 올린다고 보시면 된다”고 운을 뗀 김종민 감독은 “부키리치에게는 볼 끝을 더 세워줘야 하는데 높이가 낮았고, 반대로 타나차에게는 볼이 빠르게 가야 하는데 높게 갔다. 이 외에 다른 패턴 플레이를 쓰려면 공격수들과의 콤비네이션이 잘 맞는 상황에서 써야 하는데 자꾸 단독으로 플레이를 가져가는 부분도 아쉬웠다”는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종민 감독은 “몸 풀 때부터 선수들의 표정에 자신이 없어보였고, 움직임도 좀 컨디션이 떨어져 보였다. 경기 시작 전에 이야기는 했는데 잘 안 풀린 것 같다. 다음 경기까지 잘 추스르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이었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가 경기 최다인 20점을 터뜨렸고, OH 듀오 황민경-표승주는 21점을, MB 듀오 최정민-임혜림은 9점을 더했다.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는 적재적소에 좋은 패스를 뿌리며 깔끔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김호철 감독은 “우리가 구상했던 대로 서브가 잘 들어갔다. 리시브를 흔들어서 중앙을 봉쇄하고, 양 사이드 공격을 유도해서 블록과 수비로 견제하는 데 성공했다”며 경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블록과 수비 위치 선정에 있어 특별히 지시한 사항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고 밝힌 김호철 감독은 “어차피 서로가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다 알고 있는 그 해야 할 일들을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얼마나 집중력 있게 해주냐가 관건이었다. 해야 할 것들을 잘 기억하고 실행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게 선수들의 컨디션에 달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집중력을 잘 유지했음을 언급했다.
1라운드 초반에 비해 눈에 띄게 깔끔해진 폰푼의 경기 운영에 대해서도 김호철 감독은 “우리는 한 쪽으로 볼이 몰리면 안 되고 다양한 옵션을 활용해야 하는 팀이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세터와 공격수 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건데,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계속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만족감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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