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더해가는 이탈리안 슈퍼리가, 그 중심에 있는 베로나와 에이스 케이타를 만나다①

국제대회 / 김희수 / 2025-02-06 0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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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 이탈리안 슈퍼리가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3월 3일에 종료되는 라운드 로빈 방식의 정규리그가 후반부를 향해가면서 순위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있는 팀이 바로 라나 베로나다. 선수단의 이름값이 아주 화려하지는 않은 베로나지만 뛰어난 응집력과 선수들의 전술 수행 능력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 베로나의 에이스는 V-리그 팬들을 매료시켰던 ‘말리 독수리’ 노우모리 케이타다. <더스파이크>는 베로나가 어떤 배구를 하고 있는지, 또 그 속에서 케이타의 역할과 존재감은 어느 정도인지를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13시간을 날아 배구 강국 이탈리아로 향했다.


PO 티켓 노리며 구슬땀 흘리는 베로나, 초대형 악재 발생


<더스파이크>가 라나 베로나의 훈련을 참관하기 위해 훈련장 겸 경기장인 베로나 AGSM 포럼을 찾은 날은 1월 2일 저녁이었다. 경기장에서는 선수단의 오후 훈련 후반부가 진행 중이었다. 팀의 1-2번 세터인 콘스탄틴 아바에프와 루카 스피리토를 중심으로 계속 팀원들을 섞어가며 진행하는 6:6 미니 게임이 훈련의 핵심 컨텐츠였다. 독특한 것은 미니 게임이 진행되는 도중에 다양한 세부 파트 훈련이 병행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미니 게임이 한 세트 진행된 뒤 코트 체인지가 이뤄지기 전 페인트 수비나 서브 머신을 활용한 리시브 훈련이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약속된 플레이를 하지 못했을 경우, 팬케이크 수비 동작을 일종의 벌칙처럼 모두가 수행하는 독특한 장면도 나왔다.

그렇게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던 중, 베로나의 구단 관계자가 <더스파이크>를 반갑게 맞았다. 다만 밝은 표정에도 불구하고 관계자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있었다. 바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도노반 자보로녹의 부상 이탈이었다. 자보로녹은 가스 세일즈 블루에너지 피아첸자와의 컵대회 준결승에서 공격 후 착지 도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코트를 빠져나갔다. 관계자에게 전해들은 그의 부상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된 것. 관계자는 “자보로녹은 수술을 받았다. 7~8개월 정도의 이탈이 예상된다. 이번 시즌에는 당연히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현지 피지컬 트레이너는 최대 10개월까지도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팀의 핵심 리시버인 자보로녹의 이탈은 베로나로서는 그야말로 초대형 악재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자보로녹의 대체자로 나설 선수는 2002년생의 젊은 아웃사이드 히터 사니다. 그는 203cm의 좋은 신장을 갖춘 유망주다. 관계자는 “사니는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중책을 맡게 된 사니를 신뢰했다.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가는 와중에도 라도스틴 스토이체프 감독은 사니에게 수비 상황에서 뒷걸음질을 치지 말고 뒤로 돌아서 앞으로 뛰어가라는 내용을 열심히 지도하고 있었다.



베로나의 스타를 넘어 슈퍼리가의 스타로 거듭나는 케이타!
오후 훈련이 종료된 뒤, 반가운 얼굴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바로 V-리그를 호령했던 ‘말리 독수리’ 노우모리 케이타였다. <더스파이크>를 기억한다며 미소를 지은 케이타는 이번 시즌 들어 자신의 기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며 리그를 폭격하는 중이다. 케이타는 “내 생각에 이번 시즌 활약의 비결은 안정적인 멘탈의 유지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원들 모두가 강인한 멘탈과 피지컬을 유지하기 위해 늘 목적을 상기시키고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상황에 따라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을 오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팀의 시스템에 맞게 두 가지 모두를 잘 해내기 위해 노력 중이고,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 중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고, 나는 그것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우리에겐 모든 게임이 다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씩씩한 대답을 들려준 케이타였다.


케이타의 다양한 툴 중 이탈리아에서 가장 발전 폭이 큰 툴은 바로 서브다. 엔드라인보다 한참 안쪽으로 서브 토스를 한 뒤 빠른 스텝으로 몸을 밀어 넣으며 체중을 실어 강서브를 때린다. 한국에서는 이 과정에서 꽤 많은 범실이 동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파워는 끌어올리면서 범실은 줄이는 데 성공했다. 리그 최고를 다투는 서버로 거듭난 것. 케이타는 “비결은 오직 자신감뿐이다(웃음). 동료들과 코치들은 모두 나의 서브를 믿고 있다. 내 서브로 경기의 흐름을 바꾼 순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긴 자신감을 가지고, 또 동료들이 나에게 주는 믿음을 가지고 서브를 때릴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배구에 임하는 자세가 더욱 단단하고 진지해진 케이타지만, 한국에서 한껏 발산했던 그의 장난기와 유쾌함은 여전했다. 훈련 과정에서도 쉼없이 농담을 던지고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E’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케이타는 “여전히 배구를 하는 게 즐겁다. ‘Just a feeling’이다(웃음). 자연스럽게 이런 텐션이 나온다. 그냥 그런 모습이 나다”라며 밝게 웃었다. 그는 그러면서 “이탈리안 슈퍼리가가 세계 최고의 리그인 것은 팩트다. 대신 V-리그에는 여기에 없는 엔터테인먼트적 즐거움이 있었다. 가끔은 한국에서 하던 세리머니를 여기서 하면 몇몇 팀은 그걸 굉장히 기분 나빠하기도 한다”며 한국에 대한 그리움도 슬쩍 드러냈다.

(케이타의 한국-이탈리아를 오가는 더 다양한 이야기는 2부에 계속됩니다!)


사진_더스파이크DB(김희수 기자), 라나 베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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