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서 주장으로…허수봉, 7년 만의 트로피 "팬들 응원에 소름 돋았죠"

남자프로배구 / 장충/송현일 기자 / 2025-02-24 17: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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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막내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허수봉이 이번엔 주장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현대캐피탈의 2024~2025시즌 정규리그 1위를 이끈 그는 "주장을 맡으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한 발이라도 더 뛰려 노력했다. 훈련이나 경기 때 더 열심히 임하다 보니 경기력도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펼친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점수 3대1로 꺾고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건 2017~2018시즌 이후 7년 만이다.

현대캐피탈이 7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를 되찾은 데는 허수봉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허수봉은 이번 시즌 처음 주장 완장을 차고 지금까지 501득점(4위), 공격 성공률 54.50%(3위), 서브 세트당 0.389(1위)를 기록했다. 토종 에이스로서 외국인 선수 부럽지 않은 활약을 보인 것이다.

허수봉이 정규리그 1위를 맛본 건 두 번째다. 현대캐피탈이 앞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7~2018시즌 막내로 기쁨을 함께했다. 그는 이 시즌 프로 2년 차에 불과한 풋내기였지만 12경기 22세트 54득점(공격 성공률 48.96%)으로 잠재력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나 비룡(飛龍)이 됐다. 소속팀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허수봉이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배구명가 현대캐피탈의 주장이 된 건 우연이 아니다.

허수봉은 이날(22일) 경기를 마친 뒤 "막내 때는 형들이 경기 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한 번씩 코트에 올라 득점하는 것도 마냥 기분 좋았다"며 "지금은 경기의 흐름이라든지 내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플레이 하고 있다. 많은 동료의 도움으로 이렇게 빨리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에는 허수봉 이외에도 최민호나 문성민 등 프랜차이즈 스타가 많다. 허수봉은 이들의 도움으로 주장이라는 중책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주장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최)민호 형과 (문)성민이 형이 옆에서 많이 도와줘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부담감이 던 대신 책임감은 더했다. 허수봉은 "주장을 맡으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한 발이라도 더 뛰려 노력했다. 훈련이나 경기 때 더 열심히 임하다 보니 경기력도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허수봉이 정규리그 MVP와 베스트 7을 모두 휩쓸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허수봉은 "항상 말하지만 개인상 욕심은 없다.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해서 우승한 거다. 다만 1위를 한 만큼 정규리그 MVP가 우리 팀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허수봉은 그러면서 "MVP는 나보다는 레오가 받아야 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현대캐피탈의 시선은 이제 통산 5번째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로 향한다. 현대캐피탈은 앞서 지난해 10월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11년 만에 컵대회 우승컵을 탈환한 바 있다. 허수봉은 컵대회와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우승해 팬들에게 창단 첫 트레블(코보컵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허수봉은 "오늘(22일) 경기 하면서 현대캐피탈 팬 응원이 (홈팀인) 우리카드 팬 응원보다 훨씬 커 소름이 돋았다. 그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많이 받았다"며 "우리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못 한 지 너무 오래돼 팬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시즌엔 꼭 우승해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_송현일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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