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원점 '우려가 현실로' 흥국생명, 부담 덜어내기 관건 [CH4]
- 여자프로배구 / 류한준 기자 / 2025-04-06 17:42:09
2년 전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흥국생명이 대전에서 시리즈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정관장을 상대로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을 치렀다. 2, 3차전과 마찬가지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정관장이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로써 두팀은 2승 2패가 됐고 마지막 5차전까지 가게됐다. 흥국생명은 안방에서 치른 1, 2치전을 연달아 잡아내며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대전 원정에서 치른 3, 4차전을 모두 내줬다.
시리즈 흐름상 이제는 정관장이 기세가 더 올라간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2022-23시즌 챔피언결정전때와 같은 처지가 됐다.
흥국생명은 당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1, 2차전을 이기고 3~5차전을 내리 패해 V-리그 역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역스윕 패배를 당한 팀이 됐다.
흥국생명은 이번 4차전에서 끝낼 수 있는 기회와 여러 번 마주했다. 정관장에 1세트를 먼저 내준 뒤 2세트에서도 세트 중후반까지 12-18로 끌려갔다. 그러나 추격을 시작했고 듀스까지 끌고가 기어코 26-24로 따내 세트 균형을 맞췄다.
3세트 다시 한 번 듀스 접전을 펼쳤고 이번에는 34-36으로 내주면서 1-2로 끌려갔으나 4세트를 만회, 다시 한 번 세트 동률을 이뤘다. 5세트도 10-7까지 앞서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한층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관장은 끈질겼다. 메가(인도네시아)의 공격으로 한 점을 만회한 뒤 다음 랠리 상황에서 세터 염혜선의 서브 에이스로 추격에 불을 댕겼다. 정관장은 메가와 부키리치(세르비아)가 시도한 공격이 연달아 통해 11-10으로 역전했다. 기세가 오른 정관장은 14-11까지 치고나가며 승기를 굳혔다.
흥국생명 입장에선 너무나 아쉬운 결과다. 김연경이 32점, 투트쿠(튀르키예)가 30점, 정윤주와 피치(뉴질랜드)가 27점을 합작했으나 결국 메가(38점)와 부키리치(28점)에 밀린 셈이 됐다. 이날 정관장과 비교해 블로킹 득점도 15-9로 앞섰고 범실은 14-24로 적었다. 그러나 4차전 마지막에 웃은 쪽은 정관장이 됐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겐 부담 덜어내기가 정말 중요한 과제가 됐다. 아본단자 감독을 비롯해 김연경과 김수지 등 선수들 대부분이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당한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8일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이 김연경의 선수 은퇴를 앞두고 치르는 진정한 마지막 경기가 됐기 때문에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한편 김연경과 김수지는 이날 4차전을 통해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000득점(김연경) 달성과 최다 출전 기록(김수지, 52경기)을 경신했다. 김수지 앞서 김사니와 정대영이 51경기로 종전 최다 기록 보유자였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