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13년 만에 챔프전 다시 나선다…고희진 감독 "흥국생명과 명승부 펼치고파"

여자프로배구 / 수원/송현일 기자 / 2025-03-29 17: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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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과 명승부를 한 번 제대로 펼치고 싶습니다."

정관장은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최종 3차전 원정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3-1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3선승제) 진출에 성공했다.

정관장이 챔프전에 오른 건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1~2012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정관장은 이제 '라스트 댄스'를 예고한 김연경의 흥국생명과 왕좌를 놓고 다툰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오늘 원정 경기인데도 정관장 팬들 응원 덕분에 13년 만에 올라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이 비시즌 때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절제된 생활을 잘 견뎠기 때문에 13년 만에 챔프전에 오르게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내가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오늘 선수들을 보고 감동 받았다. 다들 몸이 정상이 아닌데도 간절하게 움직이고 공 하나 하나에 투혼을 불사르는 걸 보며 울컥했다. 아직 한국 여자 배구가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고 감독은 이날 경기 중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2세트 주전 리베로 노란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자 곧바로 제2 리베로 최효서를 코트에 올렸는데, 최효서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을 리베로로 급하게 투입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박혜민은 이날 자신의 유니폼 위에 리베로 조끼를 덧입은 채 남은 경기 시간을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박혜민은 이날 기대 이상 활약으로 어려움이 닥친 정관장에 새 활력소가 돼 줬다. 고 감독도 "박혜민은 항상 우리 팀에서 엔돌핀 같은 선수다.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다. 분위기 전환도 필요했고 리시브 감각이 있기 때문에 (리베로로) 지명했다. 무엇보다 (박)혜민이가 너무 잘해 줘서 이길 수 있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과 경기 리듬을 봤다. (최)효서에겐 미안하지만 과호흡까지 올라온 상태였다.얼굴을 봤을 때 돌아오기 쉽지 않다고 봤다. 감독은 결정을 해야 한다. 효서를 위한 팀이 아니다. 효서가 못했다기보다도 (경기에 나서기) 어려워 보였다. 판단을 내려야 했다"고 최효서 대신 박혜민을 기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시아쿼터 에이스 메가왓티 퍼티위도 이날 양 팀 최다 26점을 폭발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고 감독은 "메가는 대단한 선수다. 부담감 많은 경기였지만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 줬다. 메가를 만난 건 큰 행운"이라고 웃었다.

13년 만에 나서는 챔프전이다. 하지만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묻어난다.

고 감독은 이번 챔프전이 "어려운 경기고 쉽지 않을 승부가 될 거다. 하지만 선수들이 흘린 땀을 믿고 멋지게 붙어 봤으면 좋겠다"며 "13년 만에 오른 만큼 흥국생명과 명승부를 펼치고 싶다. 경기장을 찾아 줄 정관장 팬들에게도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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