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일 만에 돌아온 투트쿠, 세터 이고은의 행복한 고민
- 여자프로배구 / 인천/이보미 / 2025-02-09 17:31:36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가 54일 만에 코트로 복귀했다. 동시에 세터 이고은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투트쿠는 9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선발 출전해 공격으로만 16점 활약을 펼쳤다. 공격 성공률은 51.61%였고, 범실은 1개에 불과했다. 후위에서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맹활약했다. 투트쿠에 이어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 김연경, 정윤주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팀은 3-0 승리를 거두며 7연승 파죽지세를 보였다.
승점 3점을 챙긴 흥국생명은 22승5패(승점 64)로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2위 현대건설(17승9패, 승점 53)과 승점 차는 11점이 됐다.
1999년생의 191cm 아포짓 투트쿠는 2024년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올랐다. 당시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 지명을 받은 바 있다.
투트쿠는 블로킹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높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아포짓으로서 제 몫도 톡톡히 했다. 흥국생명의 개막 14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빠른 발은 아니지만 다양한 공격 코스로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따돌렸다.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눈물을 흘렸다. 무릎 통증을 안고 있던 투트쿠는 결국 지난해 12월 17일 정관장전에서 교체 아웃됐고, 왼무릎 힘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함에 따라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폴란드 출신의 아포짓 마르타 마테이코를 데려왔다.
이 과정에서 투트쿠는 치료와 재활과 동시에 선수단 일정에 맞춰 동행하기도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외국인 및 아시아쿼터 선수 관리규칙 제12조 일시교체 및 시즌대체선수에 따르면 ‘기존 선수의 부상이 4주 이상 2개월 이내일 시 일시교체 선수’ 영입이 가능하고, ‘진단서 발행일로부터 2개월 이내로 진단서의 기간이 종료될시 구단은 일시교체 선수 또는 기존 선수 중 선택하여 출전이 가능하며 1회의 외국인 및 아시아쿼터 선수 교체’로 본다.
선택해야 할 마감 시한이 3월 초로 알려져있었지만 흥국생명은 일찌감치 투트쿠를 택했다.
경기 전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투트쿠의 컨디션이 좋다. 리스크를 걸고 하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복귀를 할 수 있게 도와준 메디컬 파트 스태프한테도 감사하다”며 “배구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리그 자체가 훈련할 시간이 없다보니 경기로 경기 감각과 리듬을 찾았으면 했다. 그래서 경기로 시작을 하지 않으면 그 리듬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빠르게 투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면 포스트시즌은 3월 23일부터 시작된다. 완전체가 된 흥국생명은 실전 경기에서 함께 호흡하며 팀 완성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투트쿠 합류와 동시에 세터 이고은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투트쿠가 자리를 비운 사이 피치를 앞세워 중앙 활용도를 높였던 이고은이다. 다소 주춤했던 정윤주도 최근 제 기량을 발휘 중이다. 이고은은 투트쿠까지 득점원들을 고루 활용했다. 아본단자 감독도 “이고은이 팀을 바꿨다”고 말할 정도로 이고은의 이번 시즌 활약은 눈에 띈다.
투트쿠도 ‘강력한 한 방’을 장착한 채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흥국생명도 1위 팀의 위엄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_KOVO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