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 MB, 다시 OP’ 정신없지만 준수했던 새내기 에디의 하루
-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10-15 17:26:32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 서는 것은 처음이었다. 3세트까지는 매 세트 자리도 옮겨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디는 나쁘지 않은 첫 경기를 치렀다.
지난 5월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화재에 합류한 자르갈척트 엥흐에르덴(등록명 에디)의 강점 중 하나는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198cm의 다부진 피지컬을 갖춘 에디는 대학 때까지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을 오가며 다재다능함을 뽐내왔다. 그리고 에디는 자신의 V-리그 데뷔전인 15일 우리카드와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부터 자신의 강점을 발휘했다.
1세트에 아포짓으로 선발 출전한 에디는 블로킹 1득점 포함 6점(공격 성공률 62.5%, 범실 0개)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17-25의 큰 점수 차로 패하자, 김상우 감독은 변화를 시도했다. 에디의 자리를 미들블로커로 옮기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아포짓에 위치시켰다.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에는 신장호를 투입했다.
그러나 에디의 경기 내용은 중앙으로 위치를 옮긴 뒤엔 아쉬움이 남았다. 중앙에서의 속공 스윙은 확실히 오른쪽에서의 풀스윙에 비해 어색함이 느껴졌고, 힘도 잘 실리지 않았다. 미들블로커의 덕목인 블록 리딩 능력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 결국 에디는 2세트에 공격·블로킹 득점을 전혀 올리지 못했고, 팀 역시 19-25로 패했다.
특히 날카로운 서브와 넘치는 파이팅, 팀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긍정적이었다. 유효 블록 역시 3개로 팀 내 최다를 기록했다. 전위로 짧게 떨어지는 서브에 대한 리시브 대처 능력도 준수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던 김상우 감독 역시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서브도 좋았고 괜찮은 데뷔전을 치렀다”며 에디에게는 합격점을 줬다.
V-리그에서의 첫 경기였기에 긴장감은 분명 컸을 것이다. 게다가 데뷔전부터 정신없이 포지션을 오가야 했기에 어려움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에디는 이를 극복하고 나쁘지 않은 데뷔전을 치렀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던 삼성화재지만, 그의 무난한 데뷔는 분명 수확이었다.
사진_장충/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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