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도우며” “내가 안 될 땐 재덕이가” 타이스와 임성진이 밝힌 한국전력의 반등 요인

남자프로배구 / 인천/김희수 / 2023-11-19 0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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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스와 임성진이 한국전력의 경기력이 올라온 비결로 서로를 돕는 시스템과 마음가짐을 밝혔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개막을 앞두고 한국전력은 많은 관계자들과 팬들로부터 대한항공의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그 중심에는 한국전력에서의 2년차를 맞는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지난 시즌 후반부부터 잠재력을 폭발시킨 임성진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대표팀 일정으로 인해 남자부 7개 구단 외인 중 팀에 가장 늦게 합류한 타이스는 하승우와의 호흡 불안에 시달렸고, 임성진은 공수 양면에서 지난 시즌 후반부의 리듬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두 선수는 기존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맹활약을 펼쳤다. 타이스는 65.79%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경기 최다인 29점을 퍼부었고, 임성진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계속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15점을 터뜨렸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5-22, 22-25, 14-25, 30-28)로 꺾고 시즌 3승째를 챙겼다.

경기 후 두 선수는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먼저 임성진은 “컨디션은 좋다. 크게 아픈 곳도 없다. 다만 이전까지는 선수들끼리 호흡이 좀 안 맞아서 경기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호흡을 다진 덕에 경기력이 괜찮아졌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임성진은 “배구는 서로 돕고 희생해야 하는 운동인데, 연패 기간에는 서로를 도우면서 어려움을 해결해가는 과정 같은 것들이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면서 서로 불만도 좀 쌓였고, 누군가가 잘해주기를 바라고만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서로가 먼저 서로를 도우려는 마음가짐으로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며 솔직한 이야기까지 덧붙였다. 


한편 타이스는 리시브 가담 비중이 늘어났음에도 오히려 더욱 경쾌한 공격 리듬을 이어가며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우리 팀이 리시브 포메이션에 변화를 좀 줬다. 지금의 포메이션으로는 서재덕의 공격력을 더 살릴 수 있다. 원래는 상대가 서재덕에게 서브를 때리고 나에게 블록을 집중시키는데, 지금은 블록이 분산되고 있다”며 시스템의 변화를 설명한 타이스는 “지금의 시스템은 내 리시브가 안 좋을 때는 서재덕이 리시브 가담 비중을 올릴 수 있는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 경기력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로를 생각하고 돕는 방식은 마음가짐을 다잡는 것과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경기 도중에 나누는 많은 대화들도 하나의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이날 2세트를 패한 뒤 타이스는 임성진을 불러 꽤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 내용을 묻자 타이스와 임성진은 나란히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긴 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후 타이스는 “아마 (임)성진이에게는 ‘점수가 나든 안 나든 자유롭게 플레이해라, 우리는 좋은 팀이니 압박감보다는 자신감을 가져라’와 같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임성진 역시 “하나 기억나는 내용은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이니 우리는 잃을 게 없다. 그러니 편하게 해보자’고 이야기해준 것이다”라며 되살린 기억 속의 타이스가 남긴 말을 소개했다.


지난 시즌에도 9연패라는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한국전력은 우리카드를 꺾고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은 뒤 본격적인 반등에 나선 바 있다. 연패를 끊고 연승을 거둔 지금도 지난 시즌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상황이다. 두 선수 역시 나란히 “그때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며 이번 경기의 승리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덧붙여 타이스는 “지금은 7개 팀의 전력이 다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리듬과 경기력을 유지하면 어느 경기든 잘 치를 수 있다는 걸 우리 모두가 인지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고, 임성진은 “연패 기간 때 경기력이 나오지 않으면서 허무하게 졌던 경기들이 많이 아쉽다. 앞으로도 승리만큼이나 우리의 경기력을 코트에서 보여주는 자체에도 집중하겠다”며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챙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4연패 후 2연승으로 다시 신바람을 내려는 한국전력이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타이스와 임성진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두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자신감과 결정력을 남은 경기들에서도 이어간다면 한국전력은 시즌 초에 받았던 기대에 충족하는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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