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한 절실합니다"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의 오프시즌 ①
- 남자프로배구 / 용인/류한준 기자 / 2025-06-16 17:10:19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는 이번 오프시즌이 남다르다.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코트로 나온 시간이 많지 않았다. 부상 탓도 있었지만 그 기간 동안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았던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과 엇박자가 나서였다.
오기노 감독은 이민규를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했다. 자신이 그린 팀 전력 구상에서 이민규가 잘맞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그런데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이 열린 3월 20일 이민규의 앞날에도 변화가 생긴 일이 일어났다.
당시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과 원정 경기로 시즌 최종전을 가졌다. 그런데 경기 종료 후 오기노 감독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두 시즌 만에 팀을 떠났고 OK저축은행은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했다.
◇키플레이어
LG화재(현 KB손해보험), 대한항공, 한국전력,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았고 V-리그 역대 남녀부 사령탑 중 최다승(296승 227패) 기록을 갖고 있는 신영철 감독이 OK저축은행으로 오게 됐다. 신 감독은 지난 3월 25일 팀의 4대 사령탑에 선임됐는데 다가올 2025-26시즌을 앞두고 '키플레이어'로 이민규 이름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민규에게도 새로운 변화다. 그는 경기대 재학 시절 1년 그리고 대표팀에서 2년 동안 각각 이경석, 김호철(현 여자부 IBK기업은행 감독) 감독과 함께 보낸 경험이 있다. 이 감독과 김 감독 그리고 신 감독은 공통점이 있다. 현역 선수 시절 포지션이 이민규와 같다. 특히 세 감독 모두 선수 시절 국내 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았다.
16일 선수단 전용체육관과 숙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 포곡에 자리한 대웅제약경영개발원에서 만난 이민규는 "정말 오랜만에 세터 출신 감독님과 함께 하게됐다"며 "딱히 세터 출신 감독님이라고 해서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 되려 내가 갈증이 있었다"고 웃었다.
신 감독은 이민규에게 많은 얘기를 한다. 이민규도 "아무래도 세터 출신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 오프시즌들어 매일 매일 전체 선수단 운동량을 측정하는데 내가 가장 많더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이민규는 "그래도 이런 상황이 즐겁다"며 "어쨌든 평가를 받는 입장이고 내 스스로도 받아들이고 있다. 쓴소리를 들어도 이런 부분 모두 내게 보내는 관심이고 격려"라고 말했다.
◇부상 이슈 이제는 그만
"지금은 정말 괜찮습니다." 이민규는 군 전역(사회복무요원 근무) 후 팀으로 돌아온 첫해인 2023-24시즌에는 무릎을 다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는 "당시엔 정말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재활을 거쳐 코트에 나올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24-25시즌에는 주전 세터로 낙점되지 못했다.
이민규는 "그래도 반대로 생각하면 너무 재활을 잘했고 체력 운동을 계속하다보니 지금 몸상태는 최상"이라며 "오기노 감독이 전력 외 통보를 한 부분이 되려 지금 보면 도움이 된 부분도 있다"고 얘기했다. 무릎 외에 어깨 부상도 있었지만 현재는 이상이 없다.
그는 "공격수였다면 어깨 부상이 걸림돌이 됐겠지만 (세터이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다. 괜찮다"며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다. 몸이 아프고 안 아프고를 떠나 이제는 정말 나를 증명해야하는 시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정규리그 36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것이다. 해당 경기를 모두 주전 멤버로 나설 순 없겠지만 결장 횟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민규는 "최근 몇년 동안 이렇게 편하게 부상 문제 없이 오프시즌을 보내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 적이 없었다. 부상에 대한 부담은 정말 많이 줄어들었다"고 자신했다.
팀 목표는 당연히 봄배구다. 이민규는 "그리고 팀 동료들과 함께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 정규리그를 잘 마치고 봄배구를 더 오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민규는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데뷔했고 프로 2년차와 3년차 챔피언결정전 연속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이민규는 "벌써 첫 우승이 10년 전 일이 됐는데 개인 세 번째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②편에 계속
글_용인/류한준 기자
사진_류한준·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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