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이란의 높은 벽에 고전했을까 [男U19]

국제대회 / 김하림 기자 / 2023-08-11 16: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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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공격력을 보여준 로테이션을 한 번에 돌리지 못했다. 단조로운 공격은 이란의 높은 벽을 넘길 수 없었다.

한국 남자 19세이하유스대표팀(이하 남자 U19 대표팀)은 11일 오전 9시(이하 한국 시간) 아르헨티나 산후안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대회 이란과 4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5-18, 21-25, 20-25, 16-25)로 패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오른 4강 경기에서 한국은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바라봤다. 결승을 앞둔 길목에서 만난 상대는 이란이었다. 6년 전에도 4강에서 이란을 만났고, 당시 셧아웃으로 패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같은 예선 조에 속해 첫 경기에서 한국은 높이에서 열세를 보이며 셧아웃으로 졌다. 설욕을 다짐하며 이란과 준결승에서 네트를 마주 봤다. 한국은 베스트 라인업으로 코트를 밟았다.

 

세터 김관우(천안고2, 195cm), 아웃사이드 히터에 이우진(경북체고3, 196cm)-윤서진(수성고3, 195cm), 미들블로커 정송윤(순천제일고3, 194cm)-장은석(속초고2, 202cm), 아포짓 윤경(남성고2, 192cm), 리베로 강승일(대한항공, 172cm)이 나섰다.

로테이션은 아래 사진처럼 돌아갔다. 예선 첫 경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채 경기를 소화했다. 

 


1세트, 한국이 높이에서 앞섰다. 블로킹에서 4-2로 앞섰고 이란이 10개의 범실을 쏟아내는 동안 한국은 5개로 집중력에서도 웃었다. 문제는 2세트부터였다. 한국의 공격력이 가장 약해지는 로테이션 때 이란의 블로커 높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세터 김관우가 3번에 자리했을 때 한국은 왼쪽부터 윤서진-윤경-강승일-이우진 순으로 리시브 라인을 꾸렸다. 이때 이우진이 전위 레프트 공격을 하려면 리시브를 가담 이후 공격을 위해 움직이는 이동 거리가 길 수밖에 없었다.
 


전위 레프트 공격이 아닌 속공이나 라이트 백어택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예선에 만났을 때도 이 로테이션에 크게 고전했다. 예선에선 라이트 백어택 비중이 컸지만, 공이 코트 밖으로 나가거나 상대 블로커에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전위 OH 선수가 리시브에서 면제되어 시간차 공격을 하는 변칙 작전도 선보였다.

 

대회를 소화하면서 상대의 서브는 더욱 강해졌다.이미 경기를 치렀고, 상대가 충분히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기에 한국은 다른 경기 운영을 택했다. 

이우진이 시간차 공격을 위해 리시브에 면제됐을 때 강승일-윤서진으로 꾸려진 2인 리시브로 강서브를 버티긴 어려웠다.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는 경우가 잦아졌고, 결국 3인으로 변경이 불가피했다. 자연스레 시간차 비중이 낮아지고 레프트 전위 공격의 비중은 높아졌다.

2세트 5-5, 이 로테이션에서 이우진의 전위 공격이 이란의 블로커에 가로막히며 점수를 내줬다. 물론 리시브가 잘 됐을 땐 다른 활로로 점수를 올렸지만 대회 내내 공격 비중이 높았던 이우진을 향한 상대 블로커의 견제는 꾸준히 이어졌다.

3세트에도 동일한 로테이션에서 고전했다. 한국 로테이션에서 세터가 3번일 때 이우진에게 향하는 공격에 이란은 투블로커로 상대했다. 결국 연달아 가로막히며 6-7에서 6-9까지 벌어졌다. 이 자리에서 공격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자 세터-아포짓을 동시에 교체해 전위 공격수 세 명을 배치했다. 아포짓엔 레프트 공격이 가능한 이용재(수성고3, OH, 188cm)를 투입했지만 이란의 높은 벽에 또 가로막혔다.

점수는 6-14까지 벌어졌고, 어렵게 이용재가 한 점 만회하면서 어려웠던 로테이션을 돌렸다. 하지만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는 건 어려웠다. 3세트에 이란이 블로킹 7점을 올리며 높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불안한 분위기는 4세트까지 이어지면서 16-25, 큰 점수 차로 세트를 내주고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가장 취약했던 로테이션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연달아 상대에게 점수를 허용한 게 패착으로 다가왔다. 결국 예선에 이어 한국은 다시 한 번 이란의 높은 벽에 고전했다.

 

한국은 사상 첫 세계유스선수권 결승 진출엔 실패했지만, 30년 전 기록한 최고 기록인 3위에 도전한다. 3-4위 결정전은 프랑스에 패한 미국과 가진다. 경기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12일 오전 5시다.

 

 

 

사진_FIVB, Volleyball World 중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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