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과 다르다, 질 것 같지 않다” 이상욱X김준우,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중무장했다
- 남자프로배구 / 대전/김희수 / 2023-11-05 16:38:50
“지난 시즌이랑은 느낌이 달라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 이상욱과 김준우가 달라진 삼성화재의 분위기와 경기력을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22-2023시즌 11승 25패(승점 36)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남자부에서 승점 40점을 넘어서지 못한 유일한 팀이었다. 선수들도, 팬들도 자연스럽게 승리보다는 패배에 익숙해졌고 대전 충무체육관의 분위기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차갑게 식어갔다.
그러나 이번 시즌 삼성화재가 심상치 않다.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8-26, 25-21, 25-22)으로 완파한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1라운드에 5승 1패(승점 14)를 기록했고, 승수와 승점이 같은 우리카드에 세트 득실에서 앞서며 1위로 라운드를 마감했다.
이날 이상욱과 김준우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상욱은 디그 성공률 100%(8/8)·리시브 효율 43.75%를 기록하며 팀의 후방을, 김준우는 4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8점(공격 성공률 80%)을 올리며 팀의 전방을 든든히 지켰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두 선수의 표정은 밝았다. 이상욱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쁘다. 우리 팀이 강팀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 좋다”는 소감을, 김준우는 “승리하면서 1라운드 1위까지 오를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들려줬다.
두 선수는 나란히 달라진 팀의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상욱은 “팀이 안 좋았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다 보니 플레이 하나하나에 간절함이 실리고 있고 다들 지고 싶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코트 위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김준우는 “지난 시즌에는 자신감이 없을 때가 많았다. 지금은 경기 시작 전에도, 경기 도중에 지고 있을 때도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자신 있게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자신감이 더 붙었음을 밝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상우 감독은 “이상욱이 지난 시즌까지는 경기력에 기복이 좀 있는 편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부주장을 맡으면서 더 열심히 준비를 했고,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이상욱의 달라진 마음가짐을 칭찬했다. 이상욱 역시 “지난 시즌에는 내 몫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팀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또 리베로로서 안정적으로 팀을 지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개인 기량도 함께 올라간 것 같다”며 이에 동의했다.
이상욱에게 부주장 선임이라는 변화의 계기가 있었다면, 김준우에게는 국가대표팀이라는 계기가 있었다. 김준우는 “국가대표팀에서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다 보니 나도 더 잘하고 싶었고, 팀에 복귀한 이후에도 더 잘하고 싶었다”며 대표팀에서 뛴 이후 발전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렇다보니 오히려 힘이 좀 들어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팀을 위해 더 자연스럽게 움직여보려고 하고 있다”며 과한 욕심이 독이 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이날 충무체육관의 홈팬들은 모처럼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삼성화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이상욱은 “원래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경기 시작 전부터 들려온 환호 소리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다가왔다. 팬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 경기장의 분위기 또한 지난 시즌과는 다른 느낌이다”라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준우 역시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을 보며 더 잘하는 모습,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팬들 덕분에 승리를 향한 의지를 더 단단히 다졌음을 전했다.
두 선수는 자신감으로 중무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다. 이상욱은 “리시브 라인에 아직 미흡한 부분이 조금 있어서 호흡을 더 맞춰봐야 한다. 수비에서도 조금 더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자신이 보완해야 할 부분을 밝혔고, 김준우 역시 “이번 라운드에 우리 팀의 중앙이 타 팀에 비해 그렇게 위력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 단단한 팀이 될 것이다”라며 냉철하게 자신의 아쉬웠던 부분을 돌아봤다.
질 것 같지 않다는 자신감부터 연승 중임에도 부족한 부분을 찾는 열정까지, 두 선수의 인터뷰에는 삼성화재가 왜 지금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과연 두 선수와 삼성화재가 다음 라운드에도 계속해서 이번 시즌 삼성화재의 캐치프레이즈인 ‘Show and Prove’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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