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최대어’ 이지윤 안은 한국도로공사, “앉아서 땡잡았다”[드래프트]
- 여자프로배구 / 메이필드호텔/김예진 기자 / 2025-09-05 16:35:30
“‘앉아서 땡잡았다’고 생각했죠.”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에겐 그야말로 행운과도 같은 하루였다.
5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진행된 2025-2026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는 20%의 확률을 뚫고 1순위를 거머쥐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곧바로 예상을 깨지 않고 중앙여고 미들블로커 이지윤을 지명했다.
이지윤은 일찌감치 ‘제2의 양효진’으로 불리며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평가받던 선수다. 중앙여고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중앙을 지키며 주전급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 8월에는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월반해 21세 이하 대표팀의 일원으로 U-21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인터뷰실을 찾은 김종민 감독은 “1번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하얀 공이 올라왔다. ‘앉아서 땡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김 감독은 “이지윤은 공격의 다양성이나 파워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 블로킹에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나머지는 이미 충분히 프로 선수들과 경쟁해도 상관없을 정도”라며 “이지윤은 즉시전력감이라고 볼 수 있다”는 평을 남겼다.
이미 한국도로공사는 배유나와 김세빈이라는 탄탄한 주전 미들 블로커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지윤이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의 이유다. 그러나 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배)유나와 (김)세빈이가 잘하고 있지만 두 선수가 36경기를 전부 뛰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이)지윤이는 꼭 필요한 자원이었다.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평가.
이어 인터뷰실을 찾은 이지윤은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게 된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크게 자신은 없었는데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라는 팀에 갈 수 있어 영광이고 앞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롤모델로 배유나와 김세빈을 꼽은 이지윤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만났던 김세빈에 대해 “4년간 네 번 정도 만났는데 언니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올해 같은 팀에 들어간 만큼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였던 만큼 영플레이어상에도 당연히 욕심이 있다. 이지윤은 “영플레이어상은 노릴 수 있으면 노려야 한다”면서도 “우선은 팀에 너무 잘하는 언니들이 있고 저보다 훨씬 오래 배구를 한 언니들이 있는 만큼 들어가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지윤은 이제 한국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는다. 중앙여고 이지윤이 아닌 한국도로공사 이지윤은 이번 시즌이 끝날 무렵 어떤 선수로 거듭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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