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은 시작일 뿐이었다’ KB손해보험, 대한항공까지 꺾고 시즌 첫 연승 [스파이크노트]
- 남자프로배구 / 인천/김희수 / 2023-12-10 16:26:07
KB손해보험의 시즌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대한항공까지 꺾고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KB손해보험이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3-25, 31-29, 25-22, 25-22)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43점을 터뜨리며 중심을 잡는 가운데 홍상혁이 14점을 보태며 비예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범실 관리에서도 18-33으로 더 효율적인 모습을 보인 KB손해보험은 시즌 3승째를 수확함과 동시에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반면 대한항공은 3연패에 빠졌다. 임동혁이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인 42점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특히 정한용은 8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컨디션이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3세트 20점대 이후 범실을 쏟아내며 좋지 않은 경기력이 나오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4세트에 대거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1세트 대한항공 25 : 23 KB손해보험 – 불붙은 아포짓들의 치열한 승부
[주요 기록]
대한항공 임동혁: 11점, 공격 성공률 68.75%
KB손해보험 비예나: 블로킹 1개 포함 10점, 공격 성공률 69.23%
세트 초반,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6-5에서 대한항공은 정한용의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황승빈의 아쉬운 패스로 다시 찾아온 기회를 김규민이 살린 반면, KB손해보험은 홍상혁의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비예나의 연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점수 차가 3점 차로 벌어졌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10점대 초반에 맹추격을 이어갔다. 11-13에서 정민수가 정한용의 노 블록 파이프를 디그로 건져 올렸고, 홍상혁이 반격 득점으로 연결했다. 여기에 김규민의 속공을 가로막는 김홍정의 블로킹까지 이어지며 점수는 13-13 동점이 됐다.
대한항공은 18-17에서 정한용이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19-18에서는 임동혁이 중앙에서 간신히 올라온 공을 영리하게 쳐내며 20점에 선착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를 앞세워 계속 대한항공의 뒤를 바짝 쫓았다. 특히 21-23에서 맞춘 퀵오픈 호흡은 거의 속공에 가까웠을 정도로 속도가 빨랐다. 그러나 세트 후반까지도 임동혁의 득점력을 떨어뜨리지는 못했고, 23-24에서도 임동혁의 공격을 막지 못하며 KB손해보험은 1세트를 대한항공에 내줬다.
2세트 대한항공 29 : 31 KB손해보험 – 치열한 듀스 승부의 끝은 허무했다
[주요 기록]
대한항공 임동혁: 서브 득점 1개 포함 12점, 공격 성공률 73.33%, 29-30에서 노 블록 상대 득점 실패
범실: 대한항공 10개 – KB손해보험 6개
2세트 역시 1세트 못지않게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출발은 임동혁과 곽승석의 활약이 이어진 대한항공이 좋았지만, KB손해보험이 6-7에서 황승빈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접전이 이어지던 중 대한항공 쪽에서 집중력이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10-10에서 전위에 교체 투입된 정지석이 비예나의 공격을 깔끔한 타이밍의 블록으로 가로막으며 포효했지만, 세리머니를 하는 사이 비예나의 머리를 맞은 공이 다시 대한항공의 코트에 떨어졌다. 행운의 득점을 올린 비예나는 이후에도 팀 공격을 이끌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대한항공이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점수 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고, 세트 중후반까지 리드를 뺏고 뺏기는 접전은 계속됐다. 19-19에서 20점에 간신히 먼저 도착한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임동혁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넓은 시야로 KB손해보험의 1번 자리 구석을 공략했다. 임동혁은 20-20에서도 쓰리 블록을 상대로 재치 있는 페인트 득점을 올리며 활약을 이어갔다. 결국 20점대 이후 또 한 번 임동혁과 비예나의 정면승부가 펼쳐졌고, 두 선수 모두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2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길게 이어진 듀스 승부는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29-29에서 정한용의 공격 범실이 나왔고, 임동혁이 노 블록 찬스를 놓친 뒤 이어진 혼란스러운 랠리에서 홍상혁의 연타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되며 KB손해보험이 승리를 거뒀다.
3세트 대한항공 22 : 25 KB손해보험 – 범실로 무너진 대한항공
[주요 기록]
범실: 대한항공 8개 – KB손해보험 4개
대한항공: 20점 이후 범실 4개
2세트를 내준 대한항공은 정한용의 연속 득점과 비예나의 공격 범실로 3-0으로 앞서가며 산뜻하게 3세트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정한용과 조재영의 서브 범실이 이어지는 사이 KB손해보험이 비예나를 앞세워 추격하며 대한항공의 리드는 금세 사라졌고, 6-6에서 한국민이 김규민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오히려 KB손해보험이 앞서기 시작했다. 7-8에서도 김규민의 속공이 한국민에게 견제 당한 뒤 비예나의 반격으로 연결되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김규민을 빼고 김민재를 투입했다.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9-10에서 조재영과 정한용이 연속으로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15-13에서는 임동혁이 서브 득점을 터뜨린 뒤 가슴을 두드리며 존재감을 뿜어내기도 했다. 분위기는 대한항공 쪽으로 넘어갔지만 KB손해보험은 포기하지 않았다. 홍상혁이 공격에서 분전하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았고, 17-19에서 비예나의 오픈 공격과 정한용의 공격 범실이 연달아 나오며 동점까지 이르렀다. 당황한 대한항공은 20점대 이후 범실을 쏟아내며 어려움을 겪었고, 어부지리로 세트포인트까지 도달한 KB손해보험은 24-22에서 비예나가 마무리 득점을 올리며 2세트에 이어 3세트도 따냈다.
4세트 대한항공 22 : 25 KB손해보험 – 통하지 않은 변화
[주요 기록]
대한항공 이준‧유광우‧진지위, KB손해보험 권태욱: 선발 출전
4세트에는 양 팀 모두 달라진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KB손해보험은 홍상혁 대신 권태욱이 선발로 나섰고, 대한항공은 이준‧유광우‧진지위까지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권태욱은 후위 세 자리를 성공적으로 소화한 뒤 다시 홍상혁과 자리를 바꿨다. 4세트는 중반까지 양 팀 감독이 각각 한 번씩 비디오 판독으로 점수를 되찾는 등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대한항공이 김민재의 득점과 함께 16-15로 간신히 먼저 도달했다.
임동혁과 비예나의 명승부 역시 4세트에도 계속됐다. 임동혁은 16-15에서 백어택을 터뜨리며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인 39점째를 올렸고, 비예나는 16-17에서 이준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환호했다. 두 선수 중 팀의 20점 선착을 이끈 선수는 비예나였다. 19-18에서 대한항공이 쓰리 블록을 세웠지만 오른쪽에 생긴 약간의 빈 공간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그러나 임동혁도 계속해서 득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추격을 이끌었고, 21-22에서 김민재가 비예나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4세트의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최후의 접전에서 승자가 된 팀은 KB손해보험이었다. 24-22에서 정지석의 공격을 한국민이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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