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전문가들이 뽑은 2024년 V-리그 라이징 스타는?

매거진 / 이보미 / 2024-01-03 16: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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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젊은 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2023-24시즌 V-리그다. 1999년생 ‘99즈’라 불린 임동혁, 임성진, 박경민에 이어 김지한까지 주전 멤버가 됐고, ‘00즈’에 이어 2004년생 한태준도 주전 세터로 낙점받고 꾸준히 코트 위에 오르고 있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로 선발된 선수들 중 눈길을 끄는 선수들도 있다. V-리그 현장에서 뛰고 있는 <더스파이크> 기자를 비롯해 SBS스포츠 윤성호 아나운서, KBSN스포츠 이호근 아나운서, MK스포츠 이정원 기자, 스포츠서울 강예진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SBS스포츠 윤성호 아나운서의 PICK! 한태준-최정민

<우리카드 한태준>
2022년 1R 4순위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 2년 차 세터 한태준. 수성고 2학년 재학 시절부터 3학년까지 각종 고교대회 우승을 휩쓸면서 세터로서의 높은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곧 이기는 방법을 아는 세터인 한태준은 180cm의 세터로서는 작은 키지만, 가볍게 툭툭 미는 패스가 장점이다. 신영철 감독과 함께하는 두 번째 시즌부터 꽃봉오리를 서서히 펼치는 중. 신영철 감독이 훈련 때 속공 및 백패스와 같은 특정 부분을 지도하면, 일반적인 선수들보다 습득능력이 빠른 편이다.

프로 데뷔 첫 시즌에는 강력한 서브와 서브 세터로서의 활약을 보여줬다면, 이번 2023-24 V리그는 자신의 프로 두 번째 시즌. 한태준은 1R 5연승, 2R 3연승 포함 팀의 4승 2패 흐름을 이끌며 우리카드의 주전 세터이자 프로 무대와 팀에 온전히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카드는 팀 구성이 매우 크게 바뀐 팀이기에 그 누구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의 선두를 예상하지 못했다. 당대 최고의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과 당돌한 2년 차 세터 한태준이 없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터. 프로 2년차 답지 않게 경기를 과감하게 풀어가는 능력 또한 더욱 더 한태준 세터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물론 라이트 백어택 패스와 백C 패스의 길이가 짧게 나오는 경향이 있지만, 향후 패스 구질이 더 정교해진다면, 아직 19살의 어린 나이를 감안 했을 때, 지금보다 앞으로의 한태준 선수의 찬란한 미래를 더 기대케한다.

수일여중-한봄고 출신. 2020년 1R 3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무대를 출발했다. 180cm로 MB로서는 작지만, 좋은 탄력에서 나오는 경쾌한 공격이 강점인 선수다. 지난 2022-23시즌엔 속공 8위(성공률 37.8%), 블로킹 9위(세트당 0.54개, 총 67개)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 시즌 대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단연 블로킹 능력. 20경기를 뛰면서 블로킹 부문 압도적인 1위(세트당 0.872개, 총 68개)를 달리며 기존의 ‘블로퀸’ 현대건설의 양효진보다 격차를 크게 벌리고 독보적인 블로킹 존재감을 나타내며, 새로운 ‘블로퀸’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 대비 붙박이 MB로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의 상승과 리딩 능력이 좋아진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11월 19일 페퍼저축은행과의 2R 광주 원정 경기 때 팀은 승리했지만, 자신의 범실에 대해 크게 자책하며 울분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 최정민. 그 이후부터 더욱 각성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승부욕과 배구에 대한 욕심이 남다른 선수다. 앞으로 최정민 선수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KBSN스포츠 이호근 아나운서의 PICK! 이윤수-이윤신

<삼성화재 이윤수>
삼성화재 명가 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슈퍼 루키. 2023-2024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197cm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한 공격력이 최고의 장점. 대학 시절 경기를 보면 수비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팀의 낮은 측면 높이를 보강해줄 수 있는 선수다. 물론 아직 보여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입단 전 당한 발목 부상으로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기대감을 경기력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삼성화재의 6년 만의 봄배구는 물론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2023년 11월 17일. 자신의 생일에 선물처럼 데뷔전을 가졌다. 토스 스피드가 빠르고 컨트롤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 신인이지만 팀 사정상 출전 기회도 꾸준히 받고 있다. 차상현 감독도 지금보다는 몇 년 후의 발전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터는 시간이 필요한 포지션. 당장 경기를 이끌겠다는 욕심보다는 기본과 적응에 집중해 백업 세터의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한다면 충분히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보인다.




<더스파이크> 이보미 기자의 PICK! 한태준-최정민

<우리카드 한태준>
2023-24시즌 V-리그 3라운드 중반까지 세트 1위에는 한태준의 이름이 있다. 무려 2004년생 세터다. 한태준은 수성고를 거쳐 2022-23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 지명을 받았다. 우리카드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세터 황승빈을 트레이드 하면서 한태준이 1번 세터가 됐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모습은 보인다. 경기 운영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경기가 있었다. 그래도 한태준 카드는 성공적이다. ‘명세터’ 출신인 신영철 감독이 “그 나이 때 나보다 태준이가 더 잘한다”고 칭찬할 정도다. 비시즌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높은 라이트 공격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지만, 신 감독과 마테이 콕과 함께 종종 티타임을 갖고 많은 얘기를 나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중앙 공격을 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잇세이 오타케는 물론 박진우, 이상현, 박준혁 등 반격 상황에서도 속공을 쓸 정도로 자신감이 올랐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도 있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받았던 우리카드는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김호철 감독이 뽑은 ‘가장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가 바로 최정민이었다. 최정민은 20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아포짓으로 깜짝 교체 출전해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전향했고, 어엿한 블로킹 1위 미들블로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80cm로 상대적으로 신장은 낮지만 리딩 능력이 좋다. 단독 블로킹 득점도 꽤 많았다. 베테랑 미들블로커인 현대건설 양효진도 최정민에 대해 “손 모양이 예쁘게 잘 들어간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태국 국가대표 출신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는 중앙을 적극 활용하는 선수다. 어느 위치에서든 중앙 공격을 펼친다. 반격하는 상황에서도 최정민의 공격을 믿고 올려주고 있다. 덕분에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부담도 덜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GS칼텍스전에서는 자신의 V-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인 18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정민이 미들블로커로 서서히 꽃을 피우고 있다.

<더스파이크> 김희수 기자의 PICK! 이재현-박은서

<삼성화재 이재현>
이제 막 V-리그에 데뷔한 신인이지만, 이재현이 가진 최대의 무기가 담대함이라는 걸 보여준 장면들이 벌써 두 개나 기억에 남는다. KB손해보험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나서 날카롭게 휘는 서브를 구사한 장면과 3라운드 현대캐피탈전 3세트 23-24에서 과감한 오픈 공격으로 듀스를 이끌었던 장면이 그것들이다. 준수한 원포인트 서버 정도로만 마무리해도 충분히 성공적일 뻔했던 데뷔 시즌에, 이호건의 부상으로 인해 세터로서의 기량도 펼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그는 그 기회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담대함을 지녔다.

<페퍼저축은행 박은서>
여자부 국내 선수들 중 가장 강력하고 날카로운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다. 여기에 좋은 점프력과 호쾌한 스파이크까지 갖췄다. 차세대 공격수로 손색이 없는 재능이다. 물론 약점이 없는 선수는 아니다. 177cm로 신장이 그리 크지 않고, 고질적인 발목 부상도 안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의 기본 소양인 리시브에서도 아직 안정감이 부족하다. 그러나 2003년생이라는 나이와 특유의 차분함은 박은서가 자신의 약점을 조금씩 보완해가면서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는 지금,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는다면 더 많은 팬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 선수다.

<더스파이크> 김하림 기자의 PICK! 이재현-김세빈

<삼성화재 이재현>
이번 시즌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이재현은 남자부 신인 중에 가장 먼저 데뷔전을 치렀다.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세터로 기회도 찾아왔다. 이호건이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노재욱의 백업 세터 역할을 수행했다. 3라운드 현대캐피탈 경기에 교체로 나섰고, 3세트에는 스타팅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며 경기를 조율했다. 이후 한국전력 경기에서도 세터로 코트를 밟았다.

과감한 경기 운영이 강점이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세터로 나선 경기에 저 정도 할 수 있는 신인 세터가 있을까하고 생각한다. 배짱도 있고 자신감에 힘도 있다. 또 열심히 하는 선수인 만큼 경험만 쌓으면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고 칭찬했다.

최근 몇 시즌과 다르게 상위권에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삼성화재다. 신인 세터의 성장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국도로공사 김세빈>
1순위로 프로에 온 이유가 있었다. 이번 시즌 남녀부 신인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가고 있는 선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꾸준히 유망주로 평가 받았고,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배구천재’라고 불리는 배유나의 플레이를 보면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꾸준히 선발로 나서다 3라운드에 이르러 최가은과 교체되면서 출전하고 있지만 신인인 만큼 수장도 지금까지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신인치고 아주 잘하고 있다. 아직 블로킹 리딩 능력이나 높이에서 신인 티가 나지만,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욕심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MK스포츠 이정원 기자의 PICK! 한태준-최정민

<우리카드 한태준>
만 19세에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올 시즌 주전 세터로 올라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팀을 봄배구만 이끌어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팀을 당당하게 1위로 올려놨다. 본인 역시 선배들을 제치고 세트 성공률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선수.

올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IBK기업은행의 약점은 중앙이었다. 그러나 티가 나지 않는다. 김수지가 떠나고, 김희진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180cm 미들블로커가 기량을 만개했다. 190cm이 넘는 미들블로커 두 명(양효진, 정호영)을 제치고 당당하게 블로킹 1위.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계속 주전으로 나오다 보니 안정감이 생겼다. 열심히 하는 선수다. 미들블로커로서 신장이 작아 아쉬운 감이 있지만, 센스나 빠른 몸놀림 그리고 점프력이 좋다. 잘 커버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스포츠서울 강예진 기자의 PICK! 한태준-최정민

<우리카드 한태준>
2년차 신인으로 주전을 꿰찼다. 물론 직전 시즌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이 떠나면서 자연스레 자리가 넘어온 것도 있겠지만, 실력으로 보여주면서 신영철 감독을 웃게 하고 있다. 특히 어린 나이답지 않은 과감한 세트 플레이는 물론, 블로킹과 디그에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세터로서 갖춰야 할 흔들리지 않는 멘탈 역시 장점 중 하나다. 우리카드가 고공비행 할 수 있는 절반 가까이의 몫을 차지하고 있다.

올 시즌 여자부 블로킹 1위다. 고교 시절에는 좌우와 중앙을 오가는 공격자원이었지만, 프로 입단 후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았다. 180cm의 미들블로커로서 작은 신장임에도 높이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 특히 상대 공격을 리딩하는 점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블로퀸' 양효진이 칭찬한 이유가 있다.

글_편집부
사진_KOVO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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