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폭은 단 여덟 명, 부메랑도 고려해야 한다…난관 봉착한 정관장의 셈법은?
- 여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5-02-25 16:13:14
너무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관장이다.
정관장이 시즌 막바지에 난관에 봉착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발목 인대 파열 부상으로 전력에서 최소 4주 이탈한다. 예상보다는 부상 수위가 아주 심각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오프가 다가온 상황에서 분명 대형 악재다.
구단 관계자는 “우선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다만 현재 트라이아웃 풀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지원자는 대단히 한정적이고, 그들 중 상당수는 이미 타 리그를 소화 중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시간이 좀 필요하다. 이제 막 물색을 시작한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초청받은 선수 38명 중 아웃사이드 히터로 주 포지션을 제출한 선수는 단 8명뿐이다. 티아라 시저(미국), 아나스타샤 구에라(이탈리아), 나탈리아 리예브스카(폴란드), 모니카 크라스테바(불가리아), 시다 악타스(튀르키예), 엘레나 사모일렌코(러시아), 로렌 마티아스(미국), 샤론 쳅춤바(케냐)가 그들이다.
이들 중 트라이아웃 현장과 그 이후의 평가가 가장 좋았던 선수는 아나스타샤 구에라다. 그러나 구에라의 경우 현재 뉠뤼페르 벨레디예스포르 소속으로 튀르키예 리그 일정을 소화 중이고 당장 3일 후인 28일에도 경기가 잡혀 있다. 튀르키예 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의 영입 절차는 특히나 까다롭다고 알려진 만큼, 구에라를 영입하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와 시간을 필요로 할 전망이다.
다른 선수들 쪽으로 눈을 돌려볼 수도 있겠지만, 타 구단 관계자는 <더스파이크>와의 통화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참가자들 중 확실히 기억에 남는 선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부키리치의 빈자리를 확실히 메워줄 카드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해당 관계자는 “물론 타 리그도 일정이 막바지기 때문에 임대료를 주고 빼오는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영입이 가능한 선수들은 있을 것이다. 다만 비자 발급 등의 절차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 계약을 성사시켜도 1~2주의 시간이 필요할 텐데, 부키리치를 4주 안에 복귀 시키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미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정관장이 정규리그 한 두 경기를 메우기 위해서 굳이 이렇게 움직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쩌면 부키리치가 봄배구에서도 뛸 수 없을 가능성을 상정하고 움직이는 게 아닐까 싶다”는 설명과 분석도 내놨다.
다만 부키리치의 회복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영입을 더 확실하게 성사시키기 위해 일시대체가 아닌 완전 교체를 하는 방향으로 가기에는 돌아올 부메랑이 두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관장이 부키리치를 완전 교체할 경우 다음 시즌 부키리치에 대한 재계약 우선권을 행사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해당 관계자 역시 “정관장이 이 부분을 생각한다면 머리가 더 복잡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선택의 폭은 너무나 좁다. 그 안에서도 가능성이 확실한 카드는 없다. 강하게 밀어붙이기엔 돌아올 부메랑도 두렵다. 정관장이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가게 될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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