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MB 나현수의 낙관론, “MB와 OP를 같이 하면 기회가 더 많아지잖아요”
- 여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5-02-05 16:11:08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을 같이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잖아요.”
현대건설의 184cm 미들블로커 나현수가 두 시즌 만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나현수는 4일 오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IBK기업은행 원정 경기에서 미들블로커로 선발 출전해 8점을 기록했다. 서브 2개, 블로킹 1개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허리 통증으로 인해 자리를 비운 가운데 나현수가 선발로 출격했고, 팀은 3-1 승리를 거머쥐며 5라운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미들블로커 라인에는 나현수와 이다현이 투입됐다. 이에 현대건설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 공격 비중을 늘리며 상대를 괴롭혔다.
2023년 3월 16일 이후 오랜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나현수다. 강성형 감독은 어떻게 봤을까. 강 감독은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잔볼이나 서브, 블로킹 등 오랜만에 들어갔지만 본인 역할 잘해줬다. (양)효진이가 몇 경기 쉴지 모르겠지만 역할을 잘 해줬으면 한다”고 평을 내렸다.
이날 나현수는 라이트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상대 블로킹을 따돌렸다. 왼쪽 정지윤, 중앙 후위에 모마가 위치한 가운데 나현수가 상대 허를 찌른 셈이다. 이에 강 감독은 “속공도 좋지만 라이트에서 잘 때린다. 상대 낮은 블로킹이면 하고, 또 모마가 파이프를 좋아하기 때문에 양쪽으로 찢어놓고 연습을 했다. 매번 했던 플레이다. 잘 통했던 것 같다. 또 현수가 국가대표 아포짓이 아닌가”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현수는 작년 성인 대표팀 아포짓 포지션으로 발탁된 바 있다. 소속팀에서는 모마 교체 자원으로 출전하거나 혹은 미들블로커로 뛰고 있는 상황이다. 나현수는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그는 “미들블로커로는 오랜만에 뛰는 것이라 전날밤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도 기본적인 것만 하자고 생각했고, 언니들이 도와줘서 편하게 했던 것 같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라이트 공격을 더 많이 해서 그 공격이 좀 더 편했던 것 같다. 큰 공격을 많이 때리다보니 속공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은데 보완해서 나오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왼손잡이 미들블로커는 흔하지 않다. 이에 나현수는 “아포짓 말고 미들블로커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오히려 (김)다인 언니가 더 적극적으로 왼손잡이니깐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많이 해줘서 어려운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언니들의 조언도 힘이 됐다. 나현수는 “효진 언니는 잘 하고 오라고 다독여줬다. 반대로 나로서는 아무래도 블로킹이 다르니깐 뚫릴 것 같으니 언니들한테 뒤에 수비를 좀 더 잘 준비해달라고 얘기를 했다. 또 왼손잡이라 각이 더 나올 수 있으니 스텝 같은 것을 속여서 각을 더 많이 낼 수 있게 임팩트를 주는 법 등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두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현수는 “두 포지션에 같이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기회, 연습 기회도 더 많아진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만약데 대표팀에 가게 된다면 아포짓으로 가고 싶다. 공격, 블로킹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단독 수훈 선수 인터뷰도 처음이었던 나현수.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잃고 싶지 않다. 나현수는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한 번씩 오는 기회 때 보여주자고 생각하면서 늘 준비하고 있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나현수는 어느덧 7시즌째 치르고 있는 선수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에 입단했고, 2022년 현대건설로 이적했다. 꾸준히 교체 투입돼 코트에 나서고 있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지는 못하고 있다. 1999년생 나현수는 간절한 마음을 안고 코트 위에 오른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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