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에 이런 선수 있었나’ 단양에서 빛나기 시작한 나웅진, V-리그 데뷔전 기다린다[단양대회]

남자프로배구 / 단양/김예진 기자 / 2025-07-06 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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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의 새로운 별이 단양에서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나웅진은 6일 오후 단양군체육관(서관) 국민체육센터에서 치러진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 팀 4차전에서 KB손해보험의 리버스 스윕을 이끌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1세트와 2세트 영천시체육회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나웅진이 투입된 3세트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세트스코어 3-2(18-25, 18-25, 25-22, 25-20, 17-15)로 승리했다.

나웅진은 3세트 선발로 투입돼 곧바로 5득점을 올렸다. 특히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버들을 흔든 것은 물론 서브 에이스로 동점을 만들며 팀의 역전을 직접 일궈냈다. 이어진 4세트와 5세트에도 각각 5득점과 6득점을 올리며 쏠쏠히 제 역할을 해냈다.

이날뿐만 아니라 나웅진은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코트를 밟고 있다.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라도 제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그런 만큼 5일에 이어 이날까지 2연승을 거둔 결과가 달게 느껴진다.

경기 후 만난 나웅진은 “첫 두 세트를 내주면서 우리 코트의 분위기가 많이 죽어 있다고 느꼈다. 파이팅도 잘 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다운돼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들어가면 이길 수 있다, 미친놈처럼 해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그럴 기회가 주어졌다. 생각한 대로 열심히 뛰었더니 다른 선수들도 하나둘씩 살아나기 시작했고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나웅진이 들어오지 않았던 초반 두 세트를 7점 차로 상대에게 내줬다. 나웅진은 그 모습을 웜업존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밖에서 경기를 보는데 1세트에 (이)준영이가 장난식으로 ‘형, 들어가서 우리가 이겨보자’ 이런 말을 했다. 그래서 나도 ‘우리가 정말 해보자’라고 하고 함께 투입됐을 때부터 둘이 정말 많이 뛰어다녔다”는 것이 나웅진의 설명.

“오히려 나중엔 형들이 말렸다. 코치님들도 이제 그만 뛰라고 지친다고 하셨다. 그래도 내가 뛰어서 분위기가 살아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나웅진은 “사실 5세트에는 좀 지치긴 했다. 그래도 티가 나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열심히 뛰었다. 이 정도면 우리 팀 승리에는 내가 50% 정도 기여한 것 아닌가 싶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내가 들어온 뒤로 이긴 것 아닌가”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특히 나웅진은 KB손해보험의 김진만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꼭 언급되길 바란다고 당부한 뒤 입을 연 나웅진은 “김진만 코치님이 2차전까지 끝난 뒤 이번 대회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방으로 부르셨다. 그리고 녹화한 비디오들을 보여주시면서 수정할 방향성을 하나씩 짚어주셨다. 5일 경기부터 그것만 수정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자신감도 높아지고 배구도 더 잘 되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2024-25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한 나웅진은 아직 V-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나경복과 황경민을 필두로 윤서진과 배상진 등 여러 아웃사이드 히터가 포진해 있는 탓이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우리 팀의 아웃사이드 히터진이 워낙 탄탄하지 않나. 나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는 나웅진에게선 다음 시즌을 향한 의지 역시 엿볼 수 있었다.

이제 나웅진의 앞에는 V-리그의 전초전인 컵대회와 정규리그가 남아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나웅진의 목표는 무엇일까. 나웅진은 “지난 시즌에는 코트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코트에 들어가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데뷔전을 잘 치른다면 ‘화려한 데뷔전’이었다는 평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에 이런 선수가 있었나?”라는 놀라움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말한 나웅진. 팬들이 자신을 응원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고 싶다는 그의 자신감은 곧 새로운 별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돼 쏘아 올려졌다.

사진_단양/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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