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제 삶의 1/3을 차지하는 존재입니다!” 우리카드 유스클럽 심현지 선수의 이야기

아마배구 / 장충/김희수 / 2023-12-27 1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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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당찬 포부부터 코트에서 배운 삶의 지혜까지, 심현지 선수가 우리카드 유스클럽에서 배우고 얻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카드가 27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유스클럽 친선전을 개최했다. 장충‧서대문‧상암까지 총 세 곳의 거점에서 클럽 활동을 하고 있는 205명의 선수들 중 47명의 선수가 이날 친선전에 참여했고, 여자부와 남자부 선수들이 각각 한 경기씩을 치르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상암 유스클럽과 장충 유스클럽의 여자부 경기가 끝난 뒤, 상암 소속으로 여중부 경기에 참여한 심현지(성암여중 3학년) 선수를 <더스파이크>가 만났다. 심현지는 “항상 TV 또는 관중석에 앉아서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지는 V-리그 경기를 봤었다. 그 곳에서 내가 경기를 해보니 감회가 새롭다. 사실 여기서 꼭 서브를 때려보고 싶었다. 경기가 좀 빨리 끝나서 아쉬울 정도로, 나에게는 너무 행복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라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심현지에게 어떻게 배구를 시작하게 됐는지를 먼저 물었다. 그는 “학교에서 아마추어 대회에 나갈 사람을 구하기에 조금 고민했었다. 그런데 볼을 몇 개 받아보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팀에 합류했다. 막상 팀에 들어가서는 주전이 되기까지의 과정 동안 그만 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같이 시작했던 친구랑 나 중에 한 명만 대회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뒤에는 악바리로 했던 기억도 난다. 그게 지난해 5~6월 이야기”라며 도전 정신과 승부욕으로 배구를 접했음을 전했다. 우리카드 유스클럽 합류 계기에 대해서는 “친구 원경이와 예담이가 먼저 해본다고 해서 고민하다가 들어가게 됐다. 8월 쯤 합류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심현지는 배구계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왼손잡이 아포짓이다. 실제로 연습과 경기 과정에서 심현지의 왼손 공격과 서브는 제법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왼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심현지는 “내가 왼손잡이라서 코치님들 눈에 더 띈 부분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왼손잡이의 메리트보다는 본래의 배구 실력으로 평가받아서 아포짓 자리에 서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의젓함이 묻어나는 멘트를 남겼다. 좋아하는 선수로는 “포지션과 쓰는 손이 같아서 더 좋아한다”며 황연주를 꼽기도 했다. 


심현지의 어른스러운 면모는 왼손잡이 이야기를 할 때만 드러난 것은 아니었다. 상암 유스클럽의 주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심현지는 “선수들이 다들 개성도 강하고, 단일 학교 팀이 아니다보니 출신도 다양하다. 그런 선수들을 통솔해서 화합하게 만드는 것이 주장인 내 역할이다”라며 주장으로서 하는 일을 소개했다. 또 한 번 의젓함과 다부짐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심현지의 실력은 유스클럽 레벨 기준으로 충분히 훌륭한 수준이다. 그러나 구력과 나이를 고려했을 때 엘리트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계속 배구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운동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고, 학업에 대한 부담도 있다. 그래서 계속 배구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솔직한 현재의 심정을 밝힌 심현지는 “하지만 클럽에서 배구 실력뿐만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는 법 같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도 많이 배웠고 성장했다고 느낀다. 더 도전해보고 싶다”며 더 오랫동안 배구를 해보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심현지에게 배구란 자신의 삶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물었다. 그는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을 믿으면서 살아간다. 지금 그 세 번 중의 하나가 배구라고 느끼고 있다. 배구는 내 인생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존재”라며 배구에 대한 커다란 애정을 멋지게 표현했다.

꼭 엘리트 선수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만 배구가 소중한 존재인 것은 아니다. 늦게 시작했어도, 프로가 꿈이 아니어도 배구는 충분히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배구가 1/3을 차지한다고 이야기하는 심현지의 이야기에서 그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무궁무진한 16살의 소녀지만, 어떤 길을 걸어가든 그의 곁에 배구가 지금처럼 항상 행복을 주는 존재로 남아있길 바라본다.

사진_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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