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서정일 단장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스포츠단이 되길”[더스파이크x점프볼]
- 매거진 / 이보미 / 2022-09-03 19:00:35
KGC인삼공사는 지난 5월 서정일 스포츠단 단장을 새롭게 선임했다. KGC브랜드 실장과 윤리경영실장 및 인재개발원장을 거쳤던 서정일 단장은 KGC인삼공사의 프로농구, 프로배구, 탁구, 배드민턴 등 4개의 스포츠 종목의 통합 단장을 맡았다. 팬에게 사랑받고, 선수에게 신뢰받는 명문구단으로의 도약을 외쳤다.
KGC인삼공사 스포츠단의 운영 방향은 확실하다. 인류의 건강을 지향하는 모기업의 철학을 반영해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정일 단장은 올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배구팀 고희진 감독, 농구팀 김상식 감독 체제와 함께 닻을 올렸다. 팀원들간의 신뢰, 결과보다는 과정 속의 치열함, 팬들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스포츠단’이 되고자 한다.
Q. 스포츠단 단장 선임 후 약 3개월이 흘렀습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는지요?
먼저 스포츠 환경에 이해가 필요했고, 경험을 쌓기 위해 관계자 간담회 등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선수단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려고 하고 있고요. 궁극적으로 스포츠단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종사하는 모든 스태프, 선수, 팬, 연고지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모회사가 구단을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하고요. 모회사와 프런트는 서포터 입장이죠. 이 포지션을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요.
Q. 외부에서 바라본 스포츠단은 어땠나요?
스포츠단에 합류하기 전에는 막연한 인식을 갖고 있었죠. 모회사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사회공헌활동으로 보여지기도 했고요. 또 사회에서 스포츠만큼 공정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스포츠는 그 자체로 의미가 확고합니다. 특히 아마추어 종목은 엘리트 양성을 위한 시스템을 지원하는데, 모회사가 투자한 비용에 대해 아웃풋은 적을 수 있지만, 지원을 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죠. 스포츠단에 들어와서는 사람을 자산으로 해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특히 팬들의 ‘힐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최근 순천에서 열린 프로배구 컵대회도 다녀오셨는데요.
우리 팀 경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들 경기도 보고 왔는데요. 중계 화면 밖의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경기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나뉘게 되죠. 현장에서는 선수들이 어떻게 패배를 받아들이고, 승자는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가 동시에 보이잖아요. 경기에 패하면 서로 말도 없어지는데, 이겼을 때보다 졌을 때 서로 격려하면서 마무리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 같다는생각을 했습니다. 확실히 현장감도 있고요. 그 땀과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팬들이 어떻게 선수들에게 몰입하는지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여자배구를 한 번만 직관해도 빠지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저도 빠지게 됐습니다. 우리 팀은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1승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즐기자’고 했습니다.
Q. 배구팀의 새 사령탑인 고희진 감독 그리고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감독님은 굉장히 섬세한 분이에요. 디테일의 중요함을 알고 계신 분이고요. 코칭스태프와 수평적 협업이 자연스러워서 좋았고요. 선수들과 작은 문제까지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면 선수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선수들이 안정감을 갖는 데 도움을 주고 있고요. 배구도 스타 플레이어보다는 팀플레이가 중요하잖아요. 팀 전체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믿고 있고요. 감독님도 이를 잘 발현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확실히 배구팀은 이소영, 박혜민 선수 이적 이후 젊은 팬들의 유입이 급격히 늘어난 모습입니다. 팬과의 즐거운 동행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지요?
대전에서의 팬덤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젊은 팬의 유입이 3배 정도 늘었다고 들었는데요. 흔히 말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밤에도 연습장에 불을 켜놓고 고독하게 훈련에 열중하곤 합니다. 이 선수들의 좌절감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들이 스토리가 돼 팬들과 소통하고자 하고요. 이처럼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를 팬들과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시에 팬들이 선호하는 굿즈, 출정식과 같은 팬들과의 다양한 스킨십도 준비 중이고요. 경기장에 와서 경기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 가족들과 즐기는 장소가 됐으면 합니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활발해져야겠죠.
Q. 최근 배구팀은 과감한 FA 영입 등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 좋은 성적을 향한 의지도 점점 강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우리 팀이 2016-2017시즌 이후 봄 배구를 못 나갔죠. 또 지금까지 V-리그 챔피언은 세 차례 했었죠. 2011-2012시즌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고희진 감독 체제에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전력 평준화로 혼전 양상을 보일 것 같습니다. 우리 팀에는 부상 선수들도 많아서 전력 손실이 분명히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의지가 있고, 할 수 있다는 자신도 있어요. 그 자신감의 근원은 개인이 아닌 팀워크에서 찾을 수 있고요. 팀플레이를 강화해서 그 분위기를 끌고 간다면 충분히 플레이오프에도 갈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과정 자체에도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후회하지 않는 시즌이 될 것이고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팀 내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 꽃을 피울 수 있는 팀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포터로서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Q. 농구팀도 김상식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알렸습니다.
김상식 감독님은 좋은 성품을 가진 분이에요. 우리 팀에서 보여주고 싶은 농구도 확고하죠. 빠른 농구 그리고 계속 움직이면서 공격하는 모션 오펜스를 강조하고 있어요. 좋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구, 배구 두 감독님 모두 첫 시즌을 맞이해 부담감이 큰 상황입니다.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치열함을 강조했어요. 결과로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과정 자체를 평가받겠다는 거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거친다면 결과는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농구팀 역시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클 듯합니다.
계속 성적을 냈던 팀이기에 부담스럽죠. 우승 주역들도 존재하고요. 탄탄한 식스맨도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도 검증된 선수들이잖아요. 퍼포먼스가 기대되는 선수들이죠. 아시아쿼터제로 렌즈 아반도 선수도 영입했어요. 우승을 목표로 하는 전력입니다. 그럼에도 앞에서 말했듯이 과정을 잘 거친다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하고요. 부담감을 더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어요.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를 팬, 선수들과 공유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Q. 프로농구, 프로배구 뿐만 아니라 탁구, 배드민턴까지 4개 스포츠 종목을 운영 중입니다. 종목마다 운영 방향 및 방안도 다를 듯합니다.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 종목의 차이는 있습니다. 프로의 경우 재무적으로 지속성이 유지되고 확보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구단 자체적으로는 재무적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요. 프로 종목 활성화를 위해서도 이는 필요합니다. 아마추어 종목은 투자 개념보다는 사회책임 활동의 일부분으로 운영됩니다. 여기서도 선수 발굴, 육성이 뒷받침돼야 하고요. 아울러 프로, 아마 통틀어 스타 선수들의 선한 영향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데요. 회사가 가진 철학처럼 인류의 건강을 위해 기후 위기, 에너지 문제 등을 모두가 인식할 수 있게끔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합니다.
Q. KGC인삼공사 스포츠단을 떠올렸을 때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가 있나요?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스포츠단으로 인식이 됐으면 합니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뜻은 승패와 관계없이 끈기를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고요. ‘건강함’ 속에는 모회사가 추구하는 지구의 생태계 균형 등을 염두에 둔 메시지를 전하는 스포츠단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습니다.
글. 정지욱, 이보미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