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시동 거는 남녀부 하위권 팀들, 아직 시즌은 절반 넘게 남았다
- 여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4-12-23 15:20:07
도드람 2024-2025 V-리그의 3라운드가 한창이다. 총 6라운드로 치러지는 정규리그 일정이 아직 절반도 채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남은 절반 이상의 시즌 동안 순위는 언제든 요동칠 수 있기에, 아직은 무엇도 장담할 수 없는 시기다.
그래서 3라운드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하위권 팀들에도 눈길이 간다. 남자부 OK저축은행과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그들이다. OK저축은행의 경우 3라운드 4경기에서 2승 2패로 승점 7점을 수확하며 1~2라운드 12경기에서 얻은 승점(8점)에 근접하는 승점을 벌었다. 남은 두 경기의 결과에 따라 최대 5위까지도 도약할 수 있게 됐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3라운드 들어 2승 2패를 거두며 앞선 두 라운드에서 거둔 승수를 일찌감치 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챙겼다. 잔여 경기에서 승점 6점을 챙기면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결과에 따라 5위로 올라설 수 있다.
두 팀의 반등 비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각자의 팀 컬러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배구를 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오기노 매직’이 힘을 발휘했을 때처럼 정교한 플로터 서브에 이은 견고한 블로킹으로 승부를 봤다. 특히 박창성-박원빈 미들블로커 듀오의 플로터 서브는 모든 팀의 리시버들을 효과적으로 괴롭히고 있다. 여기에 부용찬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수비까지 더해진 OK저축은행은 이제 지더라도 쉽게 지지는 않는 팀이 됐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언제나 최대 강점이었던 리시브를 다시 리그 1위까지 끌어올리면서 1-2라운드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돌아온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의 활약도 큰 힘이 되고 있다. GS칼텍스를 제외한 어느 팀도 이기지 못하던 한국도로공사는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마침내 첫 비GS전 승리를 거두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다만 두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OK저축은행은 크리스티안 발쟈크(등록명 크리스)의 공격력을 더 확실하게 살려갈 필요가 있다. 크리스는 서브와 블로킹에서는 완전히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공격에서는 아직 확실히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낮고 빠른 플레이를 선호하는 크리스의 입맛을 박태성과 이민규가 잘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의 공격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니콜로바는 V-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점형 오른손잡이 아포짓이 아닌 테크니션형 왼손잡이 아포짓이다. 볼이 조금 짧거나 낮아도 처리할 수 있는 대신 뒤로 빠지거나 너무 높이 뜨는 볼은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니콜로바의 장단점을 김다은과 이윤정이 잘 인지하고 플레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직 반환점조차 돌지 않았다. 하위권에 처져 있는 팀들에게도 언제든 봄배구에 나설 수 있는 기회는 있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치열하게 노력한다면 기적은 일어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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