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도 잃고 주눅도 들었죠” 프로 3년차 세터 이윤정의 성장통

여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3-12-19 14: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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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의 주전 세터 이윤정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윤정은 2015년 수원전산여고(현 한봄고)를 졸업한 뒤 실업팀인 수원시청에 입단했고, 2021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2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제 V-리그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데뷔 첫 시즌에는 이고은(페퍼저축은행)과 함께 했지만, 지난 시즌부터 주전 세터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22-23시즌과는 달리 선수 구성 변화도 크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이 구성됐다. 특히 ‘한 방’을 해결해줘야 공격수들은 1999년생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 2000년생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다. 부키리치는 첫 프로 리그 무대에 오른 아포짓이고, 태국 여자배구대표팀에서 아포짓으로 나섰던 타나차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리시브까지 가담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도로공사는 공격과 높이 강화를 위해 전새얀, 고의정을 교체 투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예림도 코트 위에 올라 수비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과 문정원의 수비는 여전히 안정적이다. 연결과 마무리가 고민이다.

시즌 전에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팀 컬러 변화에 ‘원 팀’의 힘을 강조한 바 있다.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보다는 팀 플레이를 펼쳐야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만큼 이윤정을 향한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부상 악재가 닥쳤다. 이윤정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훈련 도중 무릎을 다친 것. 한국도로공사는 프로 2년차 박은지를 선발 세터로 기용해야만 했다. 그러던 1라운드 4번째 경기였던 IBK기업은행전에 이윤정이 복귀를 하면서 코트 위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는 4승12패(승점 14)로 6위에 랭크돼있다. 지난 17일에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거두며 6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베테랑 미들블로커 배유나의 공격 비중을 높였고, 배유나는 V-리그 개인 최다 25점을 터뜨리며 팀 연패 탈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국도로공사는 팀 리시브, 수비에서는 각각 1위, 3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공격종합과 서브는 5위, 득점과 블로킹은 6위, 디그와 세트는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연패를 하는 동안에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배유나는 “연패가 길어지다 보니 선수들도, 모든 스태프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우리가 될 듯 안될 듯한 경기가 이어졌고, 마지막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이기는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잘 얘기를 해서 올라가야 한다”며 힘줘 말했다.

이윤정은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세터로서 책임감도 더 느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감독님이나 효쌤(이효희 코치), 언니들이 좋은 얘기를 해줬다. 다른 방향으로 풀어가려고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이 잘 풀렸다”고 밝혔다.

김 감독과 이윤정의 대화 시간도 길어졌다. 이윤정은 “감독님이 항상 기대하는 만큼 너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이 혼내는 거라고 말해주셨다. 자신감도 잃고 주눅도 들었는데, 감독님이 너 하고 싶은 대로 자신 있게 다 해보라고 하시더라. 자신감이 생기면서 리듬을 잘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윤정 역시 예기치 못한 부상과 함께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비시즌 일본 전지훈련에 가서도 유나 언니 그리고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개막 앞두고 다치고 난 뒤로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을 느꼈다. 이 부분을 끌어 올리려고 노력했는데 경기에 영향을 끼친 것 같아 속상했다.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최근 부키리치의 공격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좋은 공 그리고 원블록으로 빼주려고 한다. 또 유나 언니 속공을 살리면서 부담 갖지 않게 좋은 공을 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22시즌 신인왕 출신 이윤정이 올 시즌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세터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윤정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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