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업업업’ 상무 한국민이 보낸 슬기로운 문경 생활

매거진 / 강예진 기자 / 2021-11-12 13:50:25

17개월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 한국민은 부대에서의 생활 하나하나가 모두 값졌다고 말한다. 프로 입단 후 웜업존에만 머물렀던 그가 2021 KOVO컵에서는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파워에 자신감까지 장착하면서 기량을 뽐냈다. 상무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미복귀 전역으로 사회에 나가기 전 한국민을 만나러 경북 문경에 있는 국군체육부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KOVO컵과 아시아선수권, 값진 경험들
2020년 5월 18일.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논산 훈련소로 향했다. KB손해보험에서 국군체육부대로. 한국민의 소속팀은 프로 입단 2시즌 만에 달라졌다. 이른 입대다. 당시 한국민은 “또래 선수들보다 일찍 가는 걸로 알고 있다.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한 뒤 팀에 복귀해서 보탬이 되고 싶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2021년 10월 5일. 미복귀 전역이다. 약 17개월의 군 생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한국민은 부쩍이나 성숙해졌다. 피지컬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많은 것이 달라졌다.

2021년 10월 6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5일 부대를 떠나야 했지만 한국민은 하루 더 부대에 머물렀다. 전역 전 인터뷰를 위해 휴가를 양보한 것. 국군체육부대 정훈실장은 이 이야기를 전해 듣자 “군인에게 휴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건데...”라며 놀라워했다.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난 한국민은 그동안의 군 생활을 되돌아봤다. 진지하면서도 많은 의미가 담긴 표정이었다.

그는 “상무에 있는 동안 성적 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부분에 감사함을 느낀다. 추억도 많이 남겼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면도 많다”라고 했다.

입대 후 처음으로 맞이한 대회. 상무는 지난 5월 홍천에서 열렸던 2021 한국실업배구연맹전 결승전에서 화성시청에 패하며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쳤다. 당시 팀에 부상 선수도 많았고, 후임이 들어오기 전이라 팀 전력도 약해진 상태였다. 그렇게 상무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첫 대회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리고 3개월 뒤. 2021 KOVO컵에서는 예선 2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4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지만 예선 마지막 상대로 만난 대한항공에 패했다. 2승 1패로 승수는 같았지만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에 세트 득실률에서 밀리며 4강의 문턱에서 짐을 싸야 했다.

비록 더 높은 곳에 오르진 못했지만, 상무가 보여준 투혼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아포짓으로 매 경기 코트를 밟았던 한국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한국민은 조별리그 기준 조별리그 기준 득점 3위, 서브 7위에 오를 만큼 득점력을 과시했다. 한층 파워 실린 공격을 선보였고, 거침없이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아쉬움은 짙었다. 한국민은 “선임들끼리 맞이했던 첫 실업연맹전에서는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우승할 수 있던 상황에서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해서 아쉬움이 컸다. 후임들이 들어온 후 치른 KOVO컵에서는 2연승을 했지만 마무리를 잘 하지 못해 아쉬웠다”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한국민은 KOVO컵 첫 경기서 KB손해보험을 만나 양 팀 통틀어 최다 23점을 몰아쳤다. 친정팀을 코트 반대편에서 마주했던 그는 “어쨌든 상대로 만났기 때문에 최대한 우리 팀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했다. 개인적으로 보여줘야 할 건 확실하게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경기는 경기니까 이기자는 생각뿐이었다”라며 웃었다.

경기 후 후인정 감독과 일화도 공개했다. “감독님과는 한 달에 한 번씩 연락을 한다. 다치지만 말고 무사히 팀에 복귀해달라고 하셨다. KOVO컵 첫 경기를 마친 뒤에는 감독님께서 ‘팀에 오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면 되겠다’라고 장난식으로 말씀하셨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무대를 밟을 귀중한 기회도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로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자 대한배구협회는 지난 9월 일본 지바에서 개최된 제21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상무를 단일팀으로 출전시켰다.

한국민은 “단일팀이었지만 그동안 호흡 맞춰왔던 동료들이었기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은 있었다. 한편으로는 부상 없이 돌아왔으면 했고, 코로나19에 걸리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조심 해야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2017 하계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 2018년 AVC컵 등 연령별 대표팀 경험이 있던 한국민이지만 성인 국가대표는 처음이었다. 기분도 남달랐다. “국제무대는 너무 오랜만이어서 긴장했다. 연령별 대표팀 경험이 있지만 성인 대표팀은 분위기부터가 다르더라.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도 월등했다. 그래도 똑같은 선수이고, 사람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하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고 생각했다. 해외 선수들을 보면서 배울 점은 배우고, 보완해야 할 점도 찾았기에 뜻깊은 경험이었다. 나라마다 실력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왔다는 자부심이 있기에 개인마다 끈기라던지 퍼포먼스가 모두 뛰어났다.”

조별리그 D조에 속했던 상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꺾으며 기분 좋은 2연승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만에 패하면서 2위로 8강에 올랐고, 8강 조별리그에서는 이란과 파키스탄에 내리 패했다. 파키스탄과 7, 8위 순위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최종 8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눈에 띌만한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팀 분위기 자체는 좋았다고. 한국민은 “선수 개인마다 컨디션이 올라와 있었고, 팀 분위기도 KOVO컵 때부터 좋았다. 대표팀으로 처음 간 선수도 있었을 텐데, 대표로 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한 경기씩 치를 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박삼용 국군체육부대 감독은 “예선전 때는 힘이 있었다. 카자흐스탄과 경기가 어렵게 흘러갈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잘 풀어갔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쉽게 이겼다. 대만전은 팽팽하긴 했지만 아쉬웠다. 8일 동안 7경기를 치르니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국가대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OVO컵에서 얻었던 자신감으로 선수들이 잘해줬다. 패하긴 했어도 경기 내용은 좋았다. 특히 국민이가 혼자서 많은 공격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마지막에는 범실이 나오더라. 그렇지만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요령을 터득한 듯하다. 선수들이 국제 경험을 통해 많은 걸 배웠고, 외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자극도 받았다. 힘든 가운데 값진 경험을 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민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대만전을 꼽았다. 그는 “대만 성인 대표팀이 아시아권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신장이 우리랑 비슷해서 해볼 만한 상대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다른 경기에 비해 재밌었다. 서로 견제도 많았고, 승부욕도 강했다.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만을 잡았다면 조 1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 더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상무는 한국으로 복귀한 뒤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가졌다. 코호트격리로 시간을 보냈던 한국민은 “지루하지는 않았다. 부대에서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주셨고, 시설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오히려 시간이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라고 했다.



케이타와 겹치는 포지션…
임동혁 보며 자극 받다

한국민은 2018-2019시즌 1라운드 4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했다. 인하대 시절 검증된 공격수로 대학 무대를 휘젓고 다녔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을 3관왕으로 이끌었다. 공격력이 증명된 선수로 프로에 발을 디뎠지만 위치는 사뭇 달랐다. 프로 무대에서 아포짓 자리는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 되어왔다. 한국민은 웜업존에서 코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프로 두 시즌을 흘려보낸 뒤 상무에서는 주 공격수로 코트를 밟았다. 자신감도 얻었다. 한국민은 “프로 1~2년 차 때는 자신감이나 파이팅이 부족했다. 소심했다고 해야 하나. 체격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왜소했다. 상무에 와서 몸을 키우려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했다. 공을 때릴 때 힘이 생겼다. 코트 안에 자주 들어가다 보니, 더 크게 파이팅 외치게 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유로운 분위기이기도 하고, 내가 가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라고 했다.

상무 소속으로 지켜본 KB손해보험, 그리고 V-리그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한국민은 부러우면서도 멋있다는 이야길 먼저 꺼냈다. 그는 “KB손해보험이 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걸 보면서 올라간 것 자체가 너무 멋있었다. ‘함께 했으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고 부러웠다. V-리그 전체적으로 봤을 땐 코로나19로 팬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게 아쉬워 보이기도 했고, 밖에서 지켜보니까 한편으로는 재밌어 보였다”라며 미소 지었다.

KB손해보험 경기는 꼬박꼬박 챙겨봤다. 상무 선수들과 모여 본인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치면서 장난도 주고받았다. 신경전이 치열했다고. 한국민은 “우리팀 경기는 대부분 챙겨봤다. 선수들 각자가 자기 팀만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서로가 이길 거라고 이야기했다. 나도 무조건 우리 팀이 이긴다고 말했다. 다른 팀들 경기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우리 팀이 나오면 무조건 이길 거라고 우겼다”라며 웃었다.

상무에 있는 동안 KB손해보험 수장은 바뀌었다. 후인정 감독이 이번 시즌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후인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부여하면서 ‘책임’을 강조한다. 프로면 프로답게 프로 의식을 강조하면서도,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는 팀 컬러를 그려가고 있다.

한국민은 “감독님께서는 모든 걸 자유롭게 해주시는 분이지만 운동하는 시간만큼은 집중력을 요구하신다고 들었다. 해야 할 몫에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신념을 지니셨다더라. (김)정호한테 들은 팀 분위기는 좋다더라. 예전 분위기가 아니라 다 같이 웃으면서 행복 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 개인마다 실력도 많이 늘었고, 팀으로서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게 강해졌다고 했다. 정호랑은 동기다. 항상 전화로 ‘아픈데 없냐’, ‘팀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냐’ 등 이것저것 물어보곤 했다”라고 전했다.

한국민은 1997년생으로 김정호와 동기다. 김정호는 지난 시즌 케이타와 함께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날았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한국민은 “정호를 보면서 나도 팀에 빨리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생긴다면 그 기회를 잡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10년 만에 봄내음을 맡았던 KB손해보험. 한국민은 이번 시즌 그 냄새를 함께 맡고자 한다. 그는 “무조건 봄배구는 가야 한다. 정호도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라. 부담감이 컸다고. 나도 어떤 느낌인지 몸소 경험해 보고 싶다”라며 힘줘 말했다.

케이타와 만남도 기대했다. “항상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케이타와 함께 했으면 내가 더 성장했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경기에 들어가면 긴장감 때문에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타입인데 케이타는 세리머니를 통해 긴장을 푸는 것 같더라.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사실 이번 KOVO컵에서 그런 걸 생각하면서 파이팅을 더 크게 외쳤던 것 같다. 전소미의 ‘DUMB DUMB’을 세리머니로 한 번 해볼까 하다가 동료들이 부끄럽다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 팀에 복귀하면 케이타 세리머니를 따라 해보려고 한다. 준비해서 시즌 때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KB손해보험으로 복귀하면 포지션은 자연스레 케이타 백업이다. 한국민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팀 주축이 외국인 선수인 건 당연하다. 나는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잡으려 노력 중이다. 뒤에서 파이팅도 하고, 팀 분위기를 열심히 올리겠다.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가면 후회 없이 자신감 있게 때리고 나오고 싶다.”

뒤로 물러나야 하는 포지션이지만, 대한항공 임동혁을 보면서 깨달은 바가 많다고 한 한국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임동혁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팀 창단 첫 통합 우승에서 임동혁의 이름을 빼놓기는 어렵다. 국내 토종 아포짓의 계보를 이야기할 때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한국민도 그 모습을 당연히 지켜봤다. 같은 포지션이지만 외인 몫 그 이상을 해냈던 임동혁을 바라본 한국민은 “어린 나이에 그만큼 성장한 게 멋있고, 동혁이랑 경기장에서 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스스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할 수 있다는 집념을 배우고 싶더라. 어떤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가는지, 어떤 세리머니를 하는지 지켜보게 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얻었고, 자극도 받았다. 한국민은 “나는 경기장에 가면 ‘오늘 하루도 잘 되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소심한 성격이다. 동혁이를 보면서 ‘저 정도로 보여주는데, 나는 왜 이거 밖에 안되지’라는 생각과 질투날 때가 있다. 부럽기도 하고, 뛰어넘고 싶은 자극도 많이 된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원동력으로 다가오기도 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민은 ‘꾸준한 선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 기복 없이 항상 평균치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그는 “페이스가 어중간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경기에 들어서든 중간은 돼야 한다. 잘할 땐 잘하지만 안 될 땐 너무 안된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듣곤 한다. 안되더라도 중간, 평균치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복 없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약 17개월간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아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체육대회다. 한국민은 “부대에서 한 번씩 체육대회를 연다. 그때는 다른 종목 선수들도 다 같이 팀을 짜서 게임을 하는데 재밌다. 운동부끼리 친하긴 하지만 다른 종목 선수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새로운 종목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씨름, 유도, 농구, 핸드볼, 럭비, 탁구, 배드민턴 등 모든 종목 선수들과 친해졌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다
상무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게 많다. 선수들끼리 전우애도 다지면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 줬다. 한국민은 “서로 도움을 많이 주고받았다. 군인 신분이기도 했고, 한 사람이 안되면 끌고 올라 가야 한다는 신념, 끈기도 강했다. 훈련 외에는 서로 조언도 많이 해주면서 생활할 때나 운동할 때 보탬이 됐다”라고 말했다.

사고방식도 달라졌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자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반성하고, 앞으로 꾸려가야 할 미래에 대한 생각도 했다. 한국민은 “생각하는 집념이 바뀌었다고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생각도 많이 하고, 나에 대한 반성도 자주 했다. 마인드나 생각이 좋아지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았다”라고 했다.

상무 선수들은 “부대 시설이 정말 좋다”라며 입 모아 말한다. 한국민 역시 동의했다. 그는 “웨이트 시설이나 체력단련장이 좋다. 운동기구나 시스템도 잘 되어 있다.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발달 되어 있다. 여기서 내 몸 상태를 보고 어떤 운동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밥도 맛있다. 운동선수 맞춤으로 나온다. 밥심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체력이나 근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몸 상태는 좋다. 그는 “입대 전에는 턱걸이를 5개밖에 못했는데, 여기 와서 10개씩 끊어서 하면 한 번에 70개 정도는 할 수 있게 됐다”라면서 “상무 소속으로 치렀던 경기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었고 뜻깊었다. 플러스 요인이 됐다”라고 전했다.

살을 부대끼며 매일을 함께한 동료들. 한국민은 “입대 전에도 아는 선수는 있었지만 여기 와서 더 많이 친해졌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미복귀 전역이지만 일찌감치 소속팀에 복귀한다. 팀에 들어가 몸상태를 더욱 끌어올리면서 코트에 들어설 준비를 할 예정이다. 한국민은 남아있는 후임들에게 한 마디 전했다.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상무에 있으면 운동시설이나 치료시설이 좋기 때문에 꾸준히 부상 방지에 철저히 하면서 지냈으면 한다. 운동 시스템도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야간에 개인적으로 훈련을 많이 했었고,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문경이 공기가 맑아 기분도 좋다. 부대 안에만 있다고 너무 가만히 있지 말고 산책도 하면서, 자기만의 생각을 했으면 한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한국민은 11월 21일 소집해제 된다. 2라운드 중순쯤이면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한국민을 볼 수 있다.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팬들에게 하고픈 말을 전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상무에 있는 동안 믿고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신 팬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완전한 전역은 아니지만 휴가 나가면 팀에 바로 복귀합니다. 운동하면서 팀에 적응도 하고, 분위기도 따라갈 텐데, 다시 KB손해보험 선수로 돌아가서 그에 걸맞은 모습과 성적으로 보답할게요. 기대해주셨으면 해요. 코로나19로 경기 관중 입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봄배구는 무조건 가야죠. 경기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한국민이, 박삼용 감독에게
우선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지만 항상 우리에게 귀 기울여 주셨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다 들어주려 하셨고, 우리가 안 될 때마다 괜찮다고 위로와 격려도 해주셨다. 자율적이셨지만 우리 걱정을 많이 하시던 분이었다. 감독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게 ‘선수이긴 하지만 군인이 먼저니까 군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한 뒤에 선수로서 운동에 집중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감독님 덕분에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친 듯하다. 감사하다.

 


박삼용 감독이, 한국민에게

국민이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내성적인 성격이다. 이번 봄부터 팀에서 주 공격수가 되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팀에 복귀하면 외국인 선수와 자리가 겹쳐서 다시 뒤에서 지켜봐야 하지만, 선수 한 명이 시즌 풀타임을 소화할 순 없다.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 꾸준하게 준비 잘 하고 있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휴가도 많이 못 나가고, 개인적인 시간 보낼 새도 없이 소속 팀으로 복귀하니 조금 안쓰럽지만 그동안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다.

박삼용 감독이, 상무 선수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선수의 기본은 인성이다. 항상 예의 발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적게는 22살, 많게는 28~29살에 오는 선수들이 있다.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은 아니다. 한해가 지날수록 과일이 익어가듯, 생각하는 게 어른스러워져야 한다. 배구 기량이나 실력을 떠나서 태도나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만화책이든 어떤 책이라도 읽으라고 한다. 선수들이 말주변이 없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의사 표현을 정확하게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책이다. 배구를 오래 하면 30대 중반 정도다. 배구가 끝나더라도 한 번 익히고 배웠던 자세는 변하지 않는다. 항상 예의 바르고 겸손하게 행동한다면 어딜 가든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상무에 들어오면 처음에는 어떻게 할 줄 몰라 한다. 힘든 날도 있지만, 막상 병장을 달고, 전역할 날을 앞두고 있으면 다들 나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더라. 여기 있다고 너무 답답하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그려나가는 시간을 조금씩 가졌으면 한다.

글. 강예진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더 자세한 내용은 <더스파이크> 1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