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방패 강릉여고, 날카로운 창 목포여상 막아내고 우승 차지 [CBS배]

아마배구 / 인제/김희수 / 2023-08-30 13: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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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방패가 이겼다. 강릉여고가 철벽 수비의 위력을 증명하며 CBS배 우승을 차지했다.

강릉여자고등학교가 30일 인제 원통체육관에서 열린 제34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19세 이하 여자부 결승에서 목포여자상업고등학교를 세트스코어 3-1(30-28, 23-25, 25-23, 25-20)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다. 강력한 서브와 공격력을 갖춘 목포여상이 탄탄한 리시브와 수비를 자랑하는 강릉여고를 무너뜨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승자는 ‘방패’ 강릉여고였다. 경기 내내 촘촘한 수비 조직력을 과시하며 목포여상의 파상공세를 버텼고, 허다연과 김다빈이 반격을 이끌며 정상에 올랐다.

1세트 초반 목포여상이 먼저 리드를 잡았다. 이주아(182cm, OH, 2학년)의 서브 차례에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8-5를 만들었다. 그러나 강릉여고가 곧바로 반격했다. 마찬가지로 남은서(169cm, OP, 2학년)의 서브 차례에 상대 범실을 묶어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10-8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10점대 중반부터는 양 팀 모두 범실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어느 쪽도 쉽게 치고 나가지 못했다. 20점에 먼저 도착한 쪽은 강릉여고였다. 19-19에서 김다빈(174cm, OH, 2학년)의 효과적인 서브가 용다정의 다이렉트 연타로 연결됐다.

용다정은 21-19에서 어렵게 올라온 공을 정확히 목포여상 코트의 빈 공간에 밀어 넣더니, 23-21에서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목포여상은 이주아가 높은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책임지며 1세트를 듀스로 끌고 갔다. 길어진 듀스 승부는 강릉여고가 어부지리로 30점을 찍으면서 끝났다. 28-28에서 정아림(192cm, MB, 1학년)의 서브 범실이 나온 데 이어 김다은(179cm, S, 2학년)과 최지향(176cm, MB, 2학년)이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며 1세트가 마무리됐다.

흐름을 탄 강릉여고는 허다연(179cm, MB, 1학년)의 활약을 앞세워 2세트에도 기세를 올렸다. 허다연은 과감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데 이어 이주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강릉여고의 연속 득점 행진을 이끌었다. 반면 김다빈의 날카로운 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0-7까지 끌려 다닌 목포여상은 이주아마저 공격에서 고전하며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목포여상이 찾은 해법은 역시 높이였다. 정신을 차린 목포여상의 블로커들이 강릉여고의 공격을 유효 블록으로 건드리기 시작하자 수비가 살아났고, 이는 이주아와 사마(170cm, OH, 2학년)의 반격으로 이어졌다.

강릉여고는 계속해서 촘촘한 어택 커버로 버텨냈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목포여상이 원 포인트 서버 노은지의 서브 차례에 김다빈의 공격을 연달아 수비한 뒤 반격으로 연결하며 12-11 역전까지 성공했고, 세트 후반 김다은이 네트 싸움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목포여상이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강릉여고도 정아림의 A속공을 연달아 걷어 올리며 맹추격했고, 결국 2세트는 21-21에서 다시 시작됐다. 최종 승자는 목포여상이었다. 23-23에서 김다빈의 공격 길목을 최지향과 김다은이 틀어막았고, 여기에 최지향의 마무리 득점까지 터지며 신승을 거뒀다.
 

대역전승을 거둔 목포여상의 상승세는 3세트에도 계속됐다. 이주아와 김다은의 호흡이 빛났고, 조영주(166cm, L, 3학년)의 수비도 탄탄했다. 여기에 정아림의 서브 득점까지 터진 목포여상은 9-6으로 앞서갔다. 2세트를 어렵게 만들었던 김다빈의 서브도 최지향의 속공으로 한 번에 끊은 목포여상은 15-12에서 김다빈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4점 차로 앞선 채 16점에 도달했다. 반면 강릉여고는 여전히 좋은 수비 조직력을 유지했지만 수비 이후 반격을 마무리 짓는 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강릉여고는 20점대 진입 전 반격에 나섰다. 14-17에서 이주아의 공격을 김민채(175cm, MB, 3학년)가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남은서가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1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결국 17-18에서 허다연의 득점까지 터진 강릉여고는 동점을 만들었고, 2세트에 이어 또 한 번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20점대 이후에도 강릉여고는 허다연이 맹활약을 펼쳤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강력한 공격을 퍼부으며 해결사로 나섰다. 김다빈의 효과적인 서브도 허다연의 활약에 힘을 실어줬다. 23-22에서 허다연의 공격이 4심 합의 결과 득점으로 인정되며 세트포인트에 도달한 강릉여고는 25점째도 허다연이 책임지며 25-23 승리를 거뒀다.

궁지에 몰린 목포여상이 4세트 초반 힘을 냈다. 김다은의 서브 득점과 이주아의 다이렉트 공격 득점으로 5-1을 만들며 강릉여고를 압박했다. 그러나 강릉여고도 박채민(172cm, OH, 2학년)의 연속 서브 득점과 남은서의 오픈 공격으로 8-7 역전을 만들며 받아쳤다. 이후 목포여상은 강릉여고 블로커들의 견제를 전혀 받지 않았던 사마가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면서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강릉여고의 근소한 리드가 계속됐다.

강릉여고는 조금씩 우승컵을 향해 다가갔다. 김다빈의 연속 서브 득점이 터지며 16-12 4점 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목포여상의 처절한 추격이 전개됐다. 이주아를 앞세워 점수 차를 1점 차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고, 이주아가 18-19에서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기어코 강릉여고의 뒷덜미를 잡았다. 이후 우승을 원하는 강릉여고와 5세트를 원하는 목포여상의 물러설 수 없는 20점대 승부가 펼쳐졌고, 강릉여고가 먼저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21-20에서 남은서가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세팅이 어긋난 상황에서 행운의 득점까지 더해지며 23-20을 만들었다. 김다빈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24-20 챔피언십 포인트에 도달한 강릉여고는 사마의 공격 범실과 함께 25점에 도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_인제/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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