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이 짊어진 21억의 무게..."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거니까요"

여자프로배구 / 송현일 기자 / 2025-03-08 12: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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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게 맞다."

이소영(31·IBK기업은행)이 이토록 부진했던 시즌이 있었던가.

이소영은 이번 시즌 데뷔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31경기 87세트에 나서 68득점, 공격 성공률 26.98%, 리시브 효율 36.15%를 기록 중이다. 수비에선 일단 선방했지만, 정작 공격이 답답하다. IBK기업은행이 그에게 21억 원(3년)을 안긴 이유는 '공격수 이소영'을 기대해서였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부 프리에이전트(FA)로 이소영과 이 같은 대형 계약을 맺었다. 리그 정상급 공격수인 그와 함께 2020~2021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다시 봄 배구 무대를 밟겠다는 계산이었다.

비시즌 일본 전지훈련 때만 해도 그렇게 될 줄 알았다. 이소영이 일본 프로 팀을 압도하는 모습에 IBK기업은행은 일찍이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소영이 시즌 개막 직전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애써 맞춘 톱니바퀴들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외국인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의 분전으로 전반기엔 한때 3위까지 오르는 등 기염을 토했지만, '에이스'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조금씩 내리막을 탔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아시아쿼터 세터 천신통마저 부상으로 팀을 떠나자 IBK기업은행은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후반기 3승12패를 적어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은 이미 물건너갔다. 다음 시즌 구상을 위해서라도 이소영이 하루빨리 기량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어깨 부상 자체는 웬만큼 회복됐다. 다만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에 따르면 이소영은 입스(Yips) 증상을 보이고 있다. 경험 많은 지도자인 김호철 감독은 "연습 때 안 되던 게 경기 때는 무의식 중에 될 때가 있다"며 그를 꾸준히 기용하는 중이다.

김호철 감독의 지지 아래 이소영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선 18점을 몰아치며 팀의 후반기 첫 연승을 거들었다. 스스로도 무척 반가운 상승세다. 5일 정관장전을 마친 뒤 그는 "꼭 이기고 싶었다"면서 "연승을 하게 돼 기분이 좋다"며 모처럼 웃어 보였다.

어깨의 부상도, 마음의 상처도 얼른 훌훌 털어 버리겠다는 의지다. "좋은 소리든 안 좋은 소리든 귀를 닫는다고 안 들리는 게 아니다. (비판적인 기사나 여론을) 최대한 안 보고 안 들으려 하고 있다."

이소영은 "통증은 많이 사라졌는데 어쩌다 한 번씩 나오는 건 있다. 안고 가야 할 문제라 괜찮다 생각하는 중"이라며 "(100% 회복이) 될 거라 믿고 재활하고 있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게 맞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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