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이겨내야죠, 그래야 성장하죠" 박혜민 바라본 사령탑의 믿음
- 여자프로배구 / 장충/이정원 / 2021-12-01 12:20:37
이영택 감독은 박혜민을 믿고 기다린다. 아직은 부족하더라도 그래도 믿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은지와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에서 KGC인삼공사로 넘어온 박혜민. 비시즌 굵은 땀방울을 흘린 결과 이번 시즌 이소영과 함께 주전 윙스파이커로 낙점받았다. 데뷔 후 첫 주전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잘 할 때는 쏠쏠한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한다. 올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세 번 올렸는데 모두 팀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한 번 흔들리면 쭉 흔들린다. 아직 주전으로서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30일, 친정 장충에서 열린 GS칼텍스전. 박혜민은 이번에도 이소영과 함께 선발 윙스파이커로 출전했다. 상대의 예리한 목적타 서브 대상이 된 박혜민이었다. GS칼텍스 선수들은 한솥밥을 먹었던 박혜민의 특성을 모두 알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4세트 강소휘는 박혜민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연속 서브에이스를 올렸다. 박혜민으로서는 자존심도 상하고, 기세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KGC인삼공사는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0-3(17-25, 22-25, 15-25)으로 지며 연승에 실패했다. KGC인삼공사(승점 24점 8승 3패)는 GS칼텍스(승점 25점 8승 4패)에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박혜민의 기록은 5점, 공격 성공률 26%였다. 디그도 네 개에 불과했다.
특히 리시브가 흔들린 박혜민은 이날 리시브 시도 25개 가운데 리시브 정확 수가 단 세 개에 불과했다. 리시브 시도 수는 팀 내 최다였으나 제대로 올린 공이 몇 번 없으니 염혜선이 공을 제대로 올릴 수 없는 건 당연했다.
경기 종료 후 박혜민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자신의 활약이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영택 감독은 박혜민을 여전히 믿는다. 이러한 시기가 있어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은 박혜민에게 성장의 시간인 셈이다.
이영택 감독은 "혜민이 자리에 교체로 들어갈 수 있는 선수가 고의정과 이선우다. 하지만 이 가운데 박혜민이 제일 리시브가 낫다. 또한 세터와 공격수 간의 호흡도 있지만 같이 리시브 라인을 꾸리는 사람들 간의 호흡도 분명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기도 이겨내야 한다. (리시브에서) 터져봐야 안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혜민에게 올 시즌은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풀타임 주전 첫 시즌이고, 모든 기록이 이전 세 시즌보다 낫기 때문이다.
현재 11경기(36세트) 출전 85점, 공격 성공률 36%, 리시브 효율 27%를 기록 중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데뷔 첫 세 자릿수 득점 기록 달성은 사실상 따놓은 당상이다.
이영택 감독은 박혜민의 능력을 보고 주전 자원 최은지를 내주면서까지 데려왔다. 박혜민을 데려올 당시 이영택 감독은 "박혜민이 파워나 이런 부분은 부족할지 몰라도 다른 부분에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제 11경기 치렀다. 아직 정규리그 완주까지 25경기가 남았다. 앞으로도 수많은 고난과 힘듦이 박혜민에게 닥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이영택 감독은 박혜민에게 든든한 믿음을 주고자 한다. 박혜민은 앞으로 더 잘 할 일만 남았다.
KGC인삼공사는 오는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가진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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