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배구에 진심인 남자, 우리카드 황승빈 [스파이크TV]

매거진 / 김하림 기자 / 2022-07-05 12: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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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 진심인 남자(배진남)’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어울리는 선수다. 주전 세터로 보낸 첫 시즌은 부담감이 가득했지만, 그 속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 또 다른 출발선에 자리했다. 어느덧 프로에서 세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 황승빈. 우리카드에선 또 어떤 여정을 떠날까. 이제 막 발걸음을 뗀 황승빈과 함께 걷고자 <더스파이크>가 우리카드 연습체육관으로 향했다.

 


삼성화재에서 우리카드로
황승빈의 두 번째 트레이드
“저에겐 기회죠”


ev__24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떠셨나요?
처음이 어려웠지, 두 번째 트레이드됐다고 하니 무덤덤했어요. 개인적으로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저만 잘하면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도 있기에 덤덤하게 받아들였어요.


j._______gx 황승빈 선수 이적하고 먼저 연락한 선수는 누군가요?
당연히 (나)경복이었죠. 대학교 때 같이 생활하다가 프로에서도 같은 곳에서 선수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처럼 대화를 주고받았어요. 같이 다시 해보자면서 저는 경복이에게 ‘네가 우리 팀 와라’고 하고 경복이는 ‘형이 우리 팀에 왔으면 좋겠다’고 많이 나눴어요. 트레이드 이후 경복이가 연락해선 ‘형 결국 같이하게 됐지?’라고 하더라고요.


삼성화재에 정이 많이 들었고, 정든 팀을 떠나서 낯선 팀에 왔는데 친한 선수가 있어서 다행이었죠. 경복이한테 의지하게 됐죠. 이제 잘해야 하니까, 경복이가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dy0425_ 인하대즈인 나경복 선수와 함께 뛰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경복이 많이 바뀌었죠. 대학교 때는 마냥 어린 동생이었는데, 이젠 객관적으로 봐도 제 배구 기량이 경복이보다 아래에 있지 않을까요. 기록으로도 모든 게 증명되어 있고, 나경복의 인지도와 제 인지도는 확연히 차이가 나니깐요.


경복이가 저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고, 제가 경복이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경복이가 대표팀 마무리하고 돌아오면 비시즌 동안 대화도 많이 해보고 좋은 호흡을 만들어봐야죠.


한윤아 우리카드 와서 번호는 몇 번 쓰게 됐나요? 최석기 선수의 3번을 양보 받았을까요?
아직 정해진 건 없는데 석기 형한테 3번을 달라했는데, 흔쾌히 준다고 하더라고요. 대신 석기 형이 같이 경기할 때 공을 많이 올려 달라고 했습니다(웃음). 

 


주전 세터로 달라진 부담감의 무게
“아직도 이겨내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ssolging 본인이 생각하는 세터 포지션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경기하면서 제가 생각한 세트 플레이가 상대편에게 정확히 들어갔을 때요. 가장 속 시원한 순간,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에요. 상대편 블로커들이 제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고, 저는 거기에 맞춰 생각한 대로 경기가 됐을 때, 합이 맞아 들어갔을 때죠. 토스 하는 순간에 상대편 블로커와 공이 반대로 갔을 때 쾌감을 느끼죠. 세터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kkirook._. 주전 세터로 한 시즌을 소화하셨는데 어떠셨을까요.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었나요?

아직도 진행 중인 것 같지만 부담감을 이겨내는 법을 배워가고 있어요. 부담감의 크기는 대한항공에서 백업 세터로 뛸 때가 더 컸는데, 그땐 책임감이 따르지 않았던 부담감이었거든요. 제가 코트에 들어갔을 때 못하고 나오더라도 대한민국 넘버원 세터가 다시 들어갔잖아요. 부담은 있어도 책임감은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삼성화재에 뛰면서는 매 경기 부담감이 컸어요. 경기장에 찾아주시는 팬들한테 부끄러운 경기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덕분에 부담감을 가지고 이겨내면서 경기하는 법을 배웠죠.


신동하 블로킹 성공 후 양쪽 어깨를 툭툭 치는 세리머니를 하시던데 이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세리머니를 처음 한 건 대한항공 때인 것 같아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블로킹을 잡은 순간에 거만해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본능에 충실해서 세리머니를 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항상 세리머니를 해야지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블로킹할 때마다 하진 못하는데, 생각나면 바로 하게 되더라고요.


donghahaha 황승빈 세터에게 있어 한선수 세터란? 그리고 첫 맞대결은 어땠나요.
선수형은 저한테 진짜 리더였어요. 저뿐만 아니라 같은 팀으로 있을 때 모든 선수가 그렇게 느꼈을 거예요. 저 개인적으로 ‘이 사람이 진짜 나의 리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선수 생활을 계속했어요. 배구할 때는 말할 것도 없이 항상 버팀목이었죠. 앞서 말했듯이 제가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에 들어가서 못하더라도 대한항공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란 마음이 있었어요. 어떤 날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엉망으로 했을 땐 ‘선수형한테 다시 맡겨야지, 선수형이 있으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위안 삼았던 날도 많아요.


그리고 저는 배구 선수가 아닌 사람 한선수도 좋아했어요. 훈련할 때는 정말 좋은 리더였고, 끝난 뒤에는 정말 친한 친구였거든요. 선수 형 이미지가 워낙 차갑고 까칠해서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선수형의 본래 모습을 알고 나니 선수형만큼 편한 사람이 없었어요.


삼성화재에서 처음으로 상대편 코트에서 경기했을 땐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어요. 같은 팀에 있을 때 항상 반대편 코트에서 훈련을 했잖아요. 상대편 선수들도 너무 익숙한 친구들이고 제가 좋아하는 형, 동생, 친구들이 있으니 크게 어색하거나 어려움은 없었어요. 경기 이겼을 때도 물론 너무 기뻤지만, 연습 경기에서 이긴 느낌 정도였어요.
 


한국 배구 레전드,
당연한 선수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jungdaenam 황승빈 선수를 “배.진.남”으로 만들게 한 시기는 언제였을까요?
그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느 시점부터 배진남이라고 부르시더라고요(웃음).


so_year__ 잘공과 배진남 중 어떤 별명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
그래도 더 애정이 많이 가는 건 잘공이요. 오랜 시간 들었잖아요.


je0._.o8 황승빈 선수 본인이 잘생기신 거 알고 계신가요? 언제 본인이 가장 잘생겨 보이시나요?
네(웃음). 알고 있습니다. 딱히 잘생겼다고 느끼는 순간이 확실하게 있는 건 아닌데, 때때로 저를 보면서 ‘이 정도면 괜찮지’라고 생각해요.


rudals0822 깐승빈말고 덮승빈머리 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이 이야기를 종종 들어서 생각 중이긴 해요. 아무래도 다시 한번 내려볼까 생각하고 있기는 해요. 진짜 마음이 내킬 때 다시 한번 내려보겠습니다.

thespike_official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으실까요.
대한항공에서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됐을 땐 지금 생각해보면 삼성화재가 제가 뛰었던 전 시즌의 최하위였으니 큰 부담감을 안 가졌어요. 무책임한 생각을 했던 시기도 분명히 있었거든요.


이번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무덤덤했는데 시간이 지나선 부담감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이 팀에서 주전으로 뛸지 아니면 다시 백업이 될 지는 제 기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확실히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삼성화재 때랑은 다를 것 같아요. 저도 상대로 경기를 해봤기에 제가 없었을 때도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고 좋은 성적을 냈던 팀인 걸 알잖아요. 이곳에 제가 섞여 들어갔을 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분명히 저한테도 큰 책임이 따를 거란 생각이 들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독하게 준비하고 싶어요. 더 잘할 생각입니다.


ev___24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실까요?
한국 배구 레전드가 제 꿈이에요. 프로 선수라면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최고의 국가대표 선수, 아니면 누구도 깰 수 없는 기록을 가진 레전드가 되는 게 꿈이고 가능하다면 이루고 싶죠. 기억되고 싶은 선수론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인데 같은 팀원들한테 당연한 존재였던 선수가 되고 싶어요. 당연히 잘하는 선수로요.


thespike_official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다가오는 시즌 또 다시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더 한 단계 성숙한 선수라는 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세련된 선수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독하게 준비해 보고 싶어요. 더 잘 준비해서 팬분들이 기대해주시는 부분들을 다 채워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글. 김하림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영상 촬영 및 편집. 홍성준 에디터, 박혜성 기자

 

 

(더 자세한 이야기는 <더스파이크> 7월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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