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서 기회 받은 이재현, 보석이 되고자 스스로를 다듬는 원석의 노력[단양대회]

남자프로배구 / 단양/김예진 기자 / 2025-07-07 11: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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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에서 유망주들에게 주어진 기회. 스스로 치열하게 담금질 해온 ‘원석’ 이재현은 그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6일 오후 단양군체육관(서관) 국민체육센터에서 치러진 한국전력과의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 팀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7-25, 25-18, 25-20)으로 셧아웃 승을 거뒀다. 이를 통해 현대캐피탈은 4연승을 달성함과 동시에 승점 12점을 획득했다. 안정적으로 4강에 안착한 셈이다.

현대캐피탈의 연승은 실제로 정규리그 경기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선수들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얼굴은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의 이재현. 이재현은 2024-25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했으나 지난 시즌 데뷔전 한 경기만을 치렀을 뿐 코트를 많이 밟지 못했다.

동료들이 코트 위에서 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재현은 끊임없이 훈련했다. 본 운동이 끝난 뒤에도 남아서 리시브에 매진했다는 것이 코치진과 이재현의 공통적인 증언. 물 밑에서 치열한 담금질의 시간을 거친 그는 이번 대회에서 팀 내 상위권의 득점력과 성장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승리 후 만난 이재현은 “생각한 것보다 잘 맞는 것 같다. 4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이 성적을 잘 유지해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단양군체육관(서관) 국민체육센터는 이재현에게 좋은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지난해 2024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단양대회에서 인하대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재현은 “좋은 추억이 남은 공간이다. 올해도 여기서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때의 기억 덕분인지 배구가 더 잘 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탄탄한 아웃사이드 히터진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대표팀의 주축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허수봉을 비롯해 지난 시즌에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가 함께했다. 그 외에도 이시우와 현재 함께 뛰고 있는 이승준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까진 김선호와 전광인도 함께 했다. 자연스럽게 이재현이 코트를 밟을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재현은 “잘하는 형들이 훈련하는 걸 같이 하면서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좋은 데이터가 쌓인 느낌이다. 또 코치님들도 워낙 잘하는 분이셔서 많은 걸 가르쳐주신다. 물론 나 역시 경기를 뛰어보고 싶었지만 더 다듬어지고 나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어야 할 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이번 비시즌에는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현대캐피탈에는 또 한 명의 아웃사이드 히터가 합류했다. 바로 ‘배구 도사’라고 불리던 박주형이다. 그의 존재 역시 이재현에게는 크게 다가온다. 평소에도 리시브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밝힌 이재현은 “‘배구 도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웃고는 “3년 정도 쉬셨다고 들었는데 볼 운동을 같이 하다 보면 정말 (박) 주형이 형이 3년을 쉰 게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아무리 봐도 어제까지 주전으로 활약하신 형 같다. 기본기도 너무 멋있다”며 박주형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이재현은 “형이 항상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신다. 이번 대회에서 형은 상황마다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를 눈에 담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야망을 덧붙이기도 했다.

세대교체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은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보다도 신인급인 어린 선수들과 함께 또 다시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나이대도 다 비슷해서 우리끼리 더 단단히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누구 한 명이 범실을 하더라도 우리가 도와주고 함께 해내면 된다는 느낌이다. 이런 선수들과 함께 다치지 않고 그간 연습했던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 우승까지 나아가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재현은 “국제 대회 때도 와주셨던 팬분들을 비롯해 먼 단양까지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주셨다.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 참 감사하다. 응원에 힘입어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팬들을 향해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지난 시즌 필립 블랑 감독의 보석함 속 원석이었던 이재현. 단양에서 이재현은 누구라도 보석함을 열어볼 수밖에 없도록 스스로 빛을 발하고 있다. 자신을 더 다듬어 완벽한 보석의 모습으로 코트 위에 나가고 싶다던 이재현은 이미 원석의 단계에서부터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_단양/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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