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Q와는 다를까? 2025 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프리뷰 - 남자부
- 매거진 / 김희수 / 2025-05-03 11:11:17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는 결국 ‘구관이 명관’으로 흘러갔다. 남녀부 14개 팀 중 V-리그에서 뛴 경력이 없는 새 얼굴을 뽑은 팀이 4개 팀밖에 없었다.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보는 재미는 물론 있지만,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채워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5월에 치러지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시선이 쏠린다. 과연 아시아쿼터와는 달리 새로운 얼굴들이 V-리그에 대거 입성하게 될까. 먼저 남자부를 살펴본다.
남자부의 경우 눈에 먼저 띄는 이름이 있다. 바로 헤수스 에레라 하이메다. 쿠바 출신의 왼손잡이 아포짓으로, 대표팀에서도 부상이 없을 때는 주전 아포짓으로 활약해온 선수다. 폭발적인 공격력과 서브로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아왔다. 월드클래스 레벨에서는 정교함과 감정 컨트롤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화력만큼은 충분히 검증된 선수라 할 수 있다. 196cm로 신장은 크지 않지만, 탄력이 좋아 타점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도 이탈리안 슈퍼리가 서 수사 빔 페루자 소속으로 빅리그를 누빈 에레라는 트라이아웃에 정상적으로 참여한다면 상위 픽 지명 가능성이 크다.
또 한 명의 주목받는 쿠바 선수는 바로 호세 마쏘다. 2년 전 2023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남자부 팀 선호도 조사 결과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트라이아웃 직전에 불참을 선언한 바 있는 선수다. 마쏘를 플랜 A로 두고 있었던 팀들은 막바지에 헛물을 삼켜야 했다. 그랬던 그가 2년이 지난 2025년 트라이아웃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이번에도 마쏘를 향한 구단들의 기대감은 크다.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탄력과 공격력에 변함이 없다는 평가다.
다만 마쏘는 대표팀에서 미들블로커 롤을 소화한 바 있고, 실제로 트라이아웃 신청서에도 주 포지션을 미들블로커로 적었다. 대부분의 팀들은 마쏘를 아포짓으로 원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에레라와 마쏘를 제외하고도 구단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새 얼굴들은 많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국적의 아포짓 쉐론 버논 에반스가 있다. 에반스는 2021-22시즌부터 SV.리그 사카이 블레이저스에서 뛰며 이름을 알린 선수다. 그 전에는 이탈리안 슈퍼리가 라벤나와 페루자에서 뛴 경력도 있다. 압도적인 점프와 야수성 넘치는 공격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선수로, 최고 공격 타점은 382cm, 블로킹 높이는 347cm를 찍는다. SV.리그에 능통한 한 배구인은 “에반스는 아시아 무대에서 충분히 검증된 선수다. V-리그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며 그를 높게 평가했다.
이외에 구단 선호도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들로는 하파엘 아라우호(브라질, 207cm, OP), 디미타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208cm, OP), 미겔 구티에레즈(쿠바, 200cm, OP) 등이 있었다. 이 중 디미트로프는 꾸준히 수요가 있는 왼손잡이 아포짓으로, 불가리아 대표팀에서도 알렉산다르 니콜로프-게오르기 타타로프 등의 아웃사이드 히터들과 함께 삼각편대를 구축해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라서 눈길을 끈다.
선호도 조사에서 고득점을 한 선수들은 아니지만 지켜볼만한 선수들 역시 존재한다. 가브리엘 칸디도(브라질, 199cm, OP)는 화끈한 공격과 서브를 갖춘 자원으로, 지난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클럽선수권에서 대한항공을 상대로도 인상적인 경기를 치른 바 있다. 그러나 다혈질적인 성격이 리스크로 꼽힌다. 알렉산드루 라타(루마니아, 197cm, OP)는 스피드와 날카로움을 겸비한 왼손잡이 아포짓으로, 에레라나 디미트로프를 놓쳤지만 왼손잡이 공격수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고려할만한 자원이다. 토미슬라프 미트라시노비치(크로아티아, 205cm, OP)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졌을 때 대체 후보군으로 검토된 적이 있는 선수다. 당시에는 V-리그의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맡기기에는 파괴력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였지만,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인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아웃사이드 히터 외국인을 찾는 팀이 있다면 주앙 놀레토(브라질, 200cm)나 잭슨 영(캐나다, 195cm), 다니엘 무니스(브라질, 194cm) 같은 자원들을 살펴볼 만하다. 특히 영은 신장은 크지 않지만 2001년생으로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나이이고 공격 상황에서 좋은 강타를 포함한 툴이 다양한 선수라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플로터 서브에 대한 언더핸드 리시브에는 약점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는 배구인도 있다. 어쨌든 영 정도를 제외하면 확실히 눈에 띄는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은 없기 때문에, 이번 트라이아웃에서도 구단들의 아포짓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원자들 중 남자부의 경력자들을 살펴보자면 먼저 유일하게 선호도 조사에서도 득표에 성공한 마테이 콕(슬로베니아, 198cm, OH)의 이름이 눈에 띈다. 그의 이름이 눈에 띄는 가장 큰 이유는 부 포지션 표기 없이 아웃사이드 히터로만 자신의 포지션을 표기했기 때문이다. 마테이의 리시브 능력에 대해서는 V-리그 관계자 대부분이 물음표를 표하는 가운데, 현장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서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경력자들 중 지명 가능성이 점쳐지는 선수로는 미힐 아히(네덜란드, 199cm, OP)를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의 유니폼을 입고 경쾌한 스텝과 호쾌한 스윙을 기반으로 매 경기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였던 선수로, 발목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독일 리그로 건너가 또 한 번 리그 수위급 활약을 펼쳤다. 건강한 아히에 대한 수요는 지난 시즌이 끝나기도 전부터 존재했던 만큼 유력한 재지명 후보다.
루이스 엘리안(쿠바, 205cm, OH-OP)의 경우 리그에서의 활약은 아히 이상으로 폭발적이었다. 엘리안과 함께 했던 한국전력은 그 현대캐피탈까지도 무너뜨릴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당한 부상의 수위가 아히보다 훨씬 심각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라이아웃에서 건강을 증명한다면 엘리안 역시 V-리그 재입성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 200cm, OH-OP) 역시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졌다. V-리그에서 수차례 자신의 기량을 입증한 선수인 만큼 그 부분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역시나 몸 상태다. 더군다나 요스바니는 마테이나 엘리안과 달리 나이 역시 1991년생으로 적지 않기 때문에 더욱 까다로운 메디컬 체크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호주 출신 공격수도 V-리그 재입성을 노린다. 그 주인공은 링컨 윌리엄스(200cm, OP)다.링컨은 대한항공의 4연속 통합우승 중 두 차례를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거머쥐었던 왼손잡이 공격수다. 특유의 테크닉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인해 팬들과 언론의 평가에 비해 유독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평가가 압도적으로 좋은 선수이기도 하다. 과연 두 선수의 V-리그 재입성이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실린 기사를 시기에 맞게 각색했음을 알립니다. 2부 여자부로 이어집니다.)
글. 김희수 기자
사진. KOVO, 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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