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이 경기를 뛰어야”...현대캐피탈이 대만으로 떠나는 이유
- 남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5-04-28 11:01:53
2024-25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린 현대캐피탈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29일 대만으로 떠난다. 오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윈스트릭 초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체결까지 마쳤다.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선수들과 함께 새 시즌 대비에 나섰다.
쉴 틈이 없다. 그럼에도 현대캐피탈이 대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젊은 선수들의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28일 <더스파이크>와 인터뷰를 통해 “시즌 이후 사실 휴식을 갖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한 비시즌 훈련 프로그램 계획, 차기 시즌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발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 이후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일이 있었는데 지난 4월 18일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홍콩과 마카오에 허니문을 다녀왔다”면서 “이제 대만 초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 이후에 아주 조금 쉴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도 2024 파리올림픽 이후 바로 시즌에 돌입했기 때문에 쉴 시간이 없었다(웃음)”며 근황을 전했다.
이어 “우리 팀에는 젊고 재능이 넘치는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은 지속적으로 본인의 개인 기량을 발전해나가야 함과 동시에 또 경기를 뛰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번 대회 초청을 수락한 이유다. 비록 친선경기의 성격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선수들이 경기 중 보다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며 대회 참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회는 대만리그의 강팀으로 꼽히는 윈스트릭의 주최로 2021년부터 시작됐다. 2022, 2023년에는 말레이시아의 MBSA 펠리칸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작년에는 캄보디아의 비사카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올해는 총 8개 팀이 참가해 A, B조로 나뉘어 대회가 진행된다. 현대캐피탈은 비사카와 MBSA펠리칸, 대만의 타이중은행과 A조에 편성됐다. 타이중은행 역시 대만리그의 우승팀이다. A조가 ‘죽음의 조’라는 평을 받고 있다. 우승 상금은 1만 8000달러(약 2600만원)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FA를 통해 ‘집토끼’ 최민호, 전광인, 박경민, 이시우와 재계약을 맺었다. 다만 OK저축은행과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을 내주고 왼손잡이 아포짓 신호진을 데려온 것. FA 신분을 얻은 아웃사이드 히터 김선호는 대한항공으로 떠났다.
아시아쿼터 선수에도 변화가 있었다. 7개 팀 중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현대캐피탈은 ‘전직 V-리거’인 몽골 출신의 바야르사이한을 뽑았다. 197cm 미들블로커다. 변화를 꾀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이다.
블랑 감독은 “2024-25시즌은 환상적인 시즌이었다. 이번에 들어올린 트로피들의 감동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제 다가오는 시즌을 위해 팀을 구축해야 한다. 큰 틀은 비슷하겠지만 팀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몇몇 선수들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새 얼굴인 2001년생 신호진과 1998년생 바야르사이한에 대해서는 “두 선수의 합류는 지난 시즌 팀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신호진 선수는 상당히 훌륭한 선수다. 리시브가 가능하고 라이트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 넘치는 에너지로 팀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 바야르사이한 선수는 재작년 V-리그 영상들을 분석하면서 어떤 선수인지 확인했다. 블로킹과 서브에 강점이 있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멀티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한국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팀에 보탬이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2024-25시즌에도 현대캐피탈은 아웃사이드 히터의 덩신펑을 데려와 아포짓으로 기용하며 팀 완성도를 높였다. 신호진, 바야르사이한 활용법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젊은 선수들도 눈도장을 찍었다. 2000년생의 198cm 미들블로커 정태준이 최민호 짝꿍으로 정규리그 34경기를 소화하면서 자신감까지 얻었다. 2000년생 리베로 임성하는 후위 수비를 위해 교체 투입되곤 했다. 2002년생 미들블로커 김진영과 손찬홍도 코트에 나섰다. 아울러 V-리그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도 이번 대만 대회에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신호진도 함께 한다.
현대캐피탈은 2024년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과 함께 V-리그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벚꽃엔딩’을 맞이했다. 챔피언 등극은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이었다.
블랑 감독은 “우리 팀은 많은 기록을 써냈다. 많은 승리를 통해 트레블을 달성하며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어렵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모두 함께 정상에 도달했다. 어떤 선수들은 이러한 경쟁이 처음이었을 것이고, 어떤 선수들은 그들의 경력과 경험을 다시 확인시켜줄 수 있었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유형의 선수들이 서로에게 스며들어가면서 모두 성실히 운동하고, 잘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면서 “정상을 지키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선수들이 마음 속에 감사함과 기쁨을 잘 간직하고 트레블을 달성하는 동안 보여줬던 멋진 경기력을 계속 보여줄 수 있다면 2년 연속 우승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동기부여이자 원동력이 될 것이다”며 힘줘 말했다. 더 나은 2025-26시즌을 바라보고 있는 현대캐피탈이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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